대부분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늘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 자신의 걱정보다 오지랖이 넓어서인지. 늘 내 주변에 일들로 걱정을 달고 삽니다.
3, 4년 전 초가을에 우리 집 창문 아래 양지바른 곳에
새까만 새끼 고양이 3마리가 뒹굴기도 하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습니다.
에구 ~ 귀여워라.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가려고 태어났니?
어미가 새끼들을 이리 데려다 놓고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더니
어느샌가 나타나 담장 위에서 나를 보고 있네요.
새끼까지 거두며 밥이라도 제대로 먹었겠나 싶어 얼른 집으로 들어가
우리 강쥐들 사료를 챙겨 주었더니 이 녀석들 거의 매일 와서 놀고 있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우리 강쥐 사료를 줬는데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딸이 상기되어
"엄마, 강쥐와 냥이는 먹는 게 달라서 강쥐 사료, 냥이 주면 안 된대,"
"그래? 그럼 냥이 사료 사서 줘야겠네. 그러다 안 오면 사료는 어떻게 하지? "
그때 그 게 인연이 되어 오늘까지도 길냥이들 밥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길냥이 끼리도 소통을 하는지 처음엔 껌둥이 모자들 밥을 주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한 녀석, 한 녀석 찾아와 밥을 먹더니 눈에 띄는 녀석이 대여섯 마리가 되었지요.
그래, 내가 씀씀이를 조금 줄이면 저 아이들 밥을 줄 수 있는데 하는 마음으로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에 찾아오는 길냥이 중에 내 주변을 빙빙 돌고 발라당 누워 부비부비
나를 신뢰하고 내 다리에 기대는 녀석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쉽게 마음을 주지 않던 녀석이 창문 밑에서 나는 기다리는 것처럼
내가 나가는 걸, 또는 내가 집에 들어오는 걸 확인하면 자기 집으로 가는 것 같은 누랭이가
영화 보고 오는데 어떤 냥이와 싸웠는지, 사람한테 해코지를 당했는지 한쪽 눈을 다쳐서 왔습니다.
병원에 데리고 갈까 했지만, 아직도 자기 몸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지라 마음만 안타까워
집에 들어가 옷 갈아입고 다시 나오니까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녀석은 가버리고 없었습니다.
아, 이 녀석을 어떻게 하지? 그렇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걱정하고 있는데
오늘까지도 녀석을 볼 수가 없어, 행여 너무 아파서 몸져누웠나? 상처가 덧나서 잘못되었나?
외출할 때면 무의식적으로 항상 앉아있던 쪽으로 시선이 돌아가고
집에 들어올 때면 늘 창문 밑에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아있기를 바라며 들어오지만,
일주일 째 보이지 않고 사료도 많이 줄어들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참으로 나는 남 일에 걱정을 달고 사는 팔자를 타고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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