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연 나들이

에곤 쉴레 : 욕망이 그린 그림

智美 아줌마 2017. 1. 4. 23:41

요즘엔 새로운 영화가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영화가 아니면 상영 기간이 짧아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놓치게 되는 영화가 있어 아쉽다. 영화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도 지난 12월 22일 개봉했지만, 벌써 상영관과 상영 회차가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오늘 서울대 병원 오후 진료가 있는 날이라 외출하게 되는데 마침 오전 10시 55분 상영이 있어 영화 에곤 쉴레를 보러 갔다.

 

영화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로 청불이라고 해서 난해한 것은 없으나 에곤 쉴레가 누드화를 많이 그리다 보니 전라의 모델이 나오고 에곤 쉴레 역을 연기한 배우 노아 자베드라도 뒷모습이지만, 전라 노출한 장면이 있어서 청불 영화가 된 것 같다. 이렇듯 에곤 쉴레를 연기하기 위해 노아 자베드라는 1년간의 그림 공부를 하여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쳤다는데 국내 관객들의 관심이 적어 아쉽다.

 

영화를 보면서 에곤 쉴레에게는 사랑도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여자도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정말 에곤 쉴레가 사랑한 여자는 있었을까? 모델로 만나 가장 오래 함께한 발리를 사랑하기는 한 것일까? 역대 예술가 중에는 뜨거운 사랑을 한 예술가도 많은데 특히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하기 위해 법정 투쟁까지 하지 않았던가. 영화를 보면서 에곤 쉴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사랑도 버리는 정말 그림에 미친 사람이지만, 28살 젊은 나이에 스페인 독감으로 요절하여 안타까웠다.

 

 

작가 힐데 베르거의 원작 소설 『죽음과 소녀 에곤 쉴레와 여자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은 28세의 나이에 요절한 오스트리아 천재 화가 에곤 쉴레의 이야기와 그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네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에곤 쉴레는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툴른에서 태어난 에곤 쉴레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매독에 걸린 아버지의 광기로 인해 어린 시절 큰 상처를 받은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매독에 걸린 아버지가 모든 집안 주식과 소유물을 아궁이에 던져 태워버린 것, 어머니의 무관심 등은 에곤 쉴레가 짧은 일평생 동안 여동생 게르티 쉴레에 집착하고 자신을 예술에만 몰아치게 한 원동력을 만든 트라우마로 분석되고 있다. 두 살 때부터 무엇인가를 그리기 시작했고 어려서부터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던 에곤 쉴레는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명문인 빈 예술 아카데미에 최연소로 입학 허가를 받으며 천재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아카데미의 보수적인 학풍에 반대해 학교를 그만두고 ‘신예술가 그룹’을 결성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발전시키며 작품 활동을 펼쳐 나간다. 특히 당대 최고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는 에곤 쉴레의 재능을 아끼면서도 질투했는데, 서로 그림을 교환할 때마다 그가 매번 ‘왜 그림을 교환하려 하지? 네 그림이 훨씬 나은데?’라고 한 것은 유명한 일화.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는 서로에게 자극과 영감을 받는 사이였고 구스타프 클림트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력자 역할을 했다. 도발적이고 과격한 터치로 적나라하게 인체를 표현, 금기를 깨고 죽음과 에로티시즘이 결합된 충격적이고 매혹적인 작품들을 남긴 에곤 쉴레는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스페인 독감으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자신도 짧은 생을 마감한다.

 

여동생 게르티 쉴레

 

1900년대 오스트리아 빈의 문화 예술 공연의 한 종류였던 ‘타볼로 비보’ 공연은 나체의 모델들이 무대 위에서 명화 속 한 장면을 연기하는 것을 일컫는다. 모델들이 조각상처럼 온몸을 흰색으로 칠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예술로 인정받기도 했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있었던 공연의 한 종류로 ‘타볼로 비보’라는 이름의 무대 형태로 이 무대에서는 여자, 남자 모델들이 나체로 무대에 섰는데 그들은 무대에서 아무 동작을 할 수가 없었다. 당시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움직이면 바로 체포되었다. 프라터 극장에서 무대에 섰던 댄서이자 팬터마임 연기자 모아 만두의 무대를 보고 감명받은 에곤 쉴레는 공연이 끝난 후에 따로 만남을 주선하고, 손키스를 하며 존경의 마음을 나타냈다. 모아 만두는 에곤 쉴레가 게르티 쉴레 다음으로 찾게 된 뮤즈로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작품에 남긴 모델이기도 하다.

 

 

프라터 극장에서 무대에 섰던 댄서이자 팬터마임 연기자 원주민 추장의 딸 모아 만두

 

 

당대 최고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는 에곤 쉴레의 재능을 아끼면서도 질투했는데, 서로 그림을 교환할 때마다 그가 매번 ‘왜 그림을 교환하려 하지? 네 그림이 훨씬 나은데?’라고 한 것은 유명한 일화.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는 서로에게 자극과 영감을 받는 사이였고 구스타프 클림트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력자 역할을 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의 모델이었던 발리

여동생 게르티와 발리

 

 

진정한 예술가를 향한 꿈과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에곤 쉴레의 청춘은 반짝거리는 듯 했지만 그의 청춘이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에는 화려한 예술가로서의 삶 뒤에 감춰진 그의 시련들도 고스란히 담겼다. 매독에 걸려 정신 쇠약에 이르게 된 아버지가 집안의 주식을 모두 불태워버려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생긴 경제적인 문제도 떠안게 되었다. 또한, 분명 신이 내린 재능이었지만 당시 화단에서는 그의 그림을 두고 예술인지, 외설인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결국 어린아이를 납치, 추행했다는 누명으로 고소당해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

 

에곤 쉴레와 다른 기성 화가들과의 큰 차이점은 사진 촬영을 작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아틀리에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나체의 두 여인이 서로 안고 있는 파격적인 포즈 앞에 카메라를 설치한 그는 당시에 통용되는 모델을 직접 그리는 드로잉 기법 외에 사진을 찍어 짧은 순간 지나칠 수 있는 포즈를 사진으로 남겨 작업에 활용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군 입대를 앞두고 군생활 중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발리와 헤여지고 부유한 앞 집의 작은 딸과 결혼한다.

 

1918년 3월에 진행된 제49회 제체시온(빈 분리파) 전시회이다. 전시회 포스터도 에곤 쉴레의 작품으로, 이 역시 영화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에곤 쉴레는 스페인 독감으로 죽기 반년 전에서야 비로소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게 된다. 바로 그의 예술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네 명의 뮤즈들을 소재로 한 위대한 걸작들로 인해 진정한 예술가의 삶을 시작하기 시작한 순간, 에곤 쉴레에게 가장 큰 불행이 찾아온 것이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에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세계에서 2500만~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간 독감을 말한다. 14세기 중기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지금까지도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린다.

 

 

실제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을 연출한 디터 베르너 감독은 에곤 쉴레의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풍부한 연기자를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오랜 시간 캐스팅에 중점을 뒀다. 배우에게 천재 예술가를 연기하라고 하면 대부분 피상적이고 상투적인 연기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한 그는 미술학원에서 화가를 캐스팅해볼까도 생각했을 정도로 넓은 범위로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린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실제로 어린 사람을 보여는 주는 것이 캐스팅의 기준이었다는 그는, 노아 자베드라를 캐스팅한 후 신인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 년이라는 기간 동안 그가 역할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와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디터 베르너는 “나는 에곤 쉴레라는 비범한 인물을 연기하는 중요한 에너지를 보유한 젊은 연기자를 발견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노아 자베드라의 연기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의 유행으로 피폐해진 1,900년대 초반의 유럽,
클림트를 능가한 재능으로 20세기 미술계를 뒤흔든 천재 화가 '에곤 쉴레'

그에게 영감을 준 네 명의 뮤즈와 위대한 걸작으로 남은 단 하나의 사랑
시대를 뒤흔든 문제적 화가 '에곤 쉴레'의 짧지만 강렬했던 인생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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