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나는 대학로 CGV에서 오페라 유령을 보고 있는데 집에서 쉬고 있던 짱구한테 문자가 들어왔다. "엄마, 영화 한 편 보고 올게. "
집에 돌아와 영화 뭘 봤어? 물으니 판도라 봤다며 "사람들 영화 보면서 다 울었어. 영화 슬퍼. " 했다. 옥영이랑 판도라 같이 보려고 했더니 혼자 가서 봐야겠네. 했다. 친구 만나면 즐겁게 시간 보내야 하는데 훌쩍훌쩍 울고 마음 무거워지는 게 싫어 혼자 보려고 했더니 고흥 언니 만나 CJ푸드월드에서 점심 사줘서 먹고 내가 대학로 가서 영화 보자고 했으나 대한극장에 무료 쿠폰 있다며 대한극장 가서 판도라를 보자고 했다.
에구 ~ 슬프다는데 하며 대한극장에 가서 언니가 창구에 초대권을 내니까 창구 아가씨 "경로 두 분이요? " 한다. 엥? 뭐여? 경로? 하지만, 아무 말 안 했다.ㅎㅎㅎ 어차피 무료 초대권이라 나이와 상관없으니까 영화표 받고 들어갔는데 아니, 내가 그렇게 늙어 보여? 경로 두 분이요? 하게?
집에 와서 짱구한테 그러더라는 말을 하니까 밥 먹다가 휙 돌아본다. 엄마의 나이를 망각하고 사는 아이들, 언제까지나 젊고 자신들 곁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 아이들. 머지않아 자식들 곁을 떠날 텐데, 그때 되면 잘 나건 못 나건 부모가 떠난 후엔 후회하고 애달파할 텐데. . .
휙 돌아보며 이 엄마의 얼굴을 살피는 짱구를 보며 "그 언니가 나보다 나이가 한두 살 많지만, 나보다 여러 살 많게 보여서 같이 영화 보러 가니까 친구로 생각하고 그렇게 말한 것 같아. " 했더니 안도하는 것처럼 "그런 거야? " 한다. 그래도 자기 엄마가 늙어 보이는 게 싫은가 보다.
판도라, 재난 영화라고 해서 처음 개봉한다는 자료를 보고 볼까 말까 망설였다. 전에 재난 영화라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부산행을 보고는 심장 터져 dg는 줄 알았다. 몇 번이나 보는 도중에 나오려고 고민하며 봤던 지라, 그런 재난 영화는 스트레스받아서 가능하면 안 보려고 한다.
그런데 내가 감정이 메말라 있나? 짱구가 말한 것처럼 그다지 슬픈 영화는 아니었다. 가족의 생사에, 자식의 생사에 절규하는 모정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정치하는 인간들이 대처하는 꼬락서니를 보니까 현실과 너무 비슷해 화가 났다. 지금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에 전국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퍼져 양계 농가가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10월 28일 충남 천안시에서 처음 검출되었을 때 정부는 "철새 주의" 문자만 보냈다고 한다. 일본은 한 달 뒤인 11월 21일에 AI 바이러스가 나오자마자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전면 방역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결과 도살 처분한 닭, 오리의 숫자가 우리나라는 1,800만 마리에 육박하지만, 일본은 75만 마리에 불과하다고 하니 골드 타임을 놓친 결과의 차이다.
시기적으로 최순실 사건으로 나라가 어지러워 탄핵 정부에서 나타난 국정 공백의 영향으로 초동 대처를 제대로 못 한 것도 있지만, 늘 반복하는 것을 보면 방역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여튼 정치하는 인간들 제 밥그릇 챙기기나 잘하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인간이 있나, 그러니 나라가 이 꼴이 되었지. 그래도 서로 잘났다고 삿대질하며 누워 침 뱉고 있으니 문제다. 어찌 되었든 빨리 나라가 안정되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영화 판도라를 본 후 원전에 대한 불안 심리는 더 가중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그 지역 사람들 불안한데 이젠 만약의 사태가 빚어진다면 그 결과를 봤으니 어찌 태연하게 살 수 있겠는가. 필요의 악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정석대로 제대로만 하면 염려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놈의 부조리, 안전 불감증 때문에 믿을 수가 없는 현실이지 않은가. 이런 비극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데 믿을 수가 없는 현실이니 어쩌면 좋을꼬.
평화로운 가족
늘 반복되는 일상 속의 사람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초유의 사태
김남길 재혁의 당찬 여친 연주 역으로 나온 김주현
원전 사고에 남편을 잃은 재혁의 형수 역의 문정희
원전 사고에 남편과 아들을 잃은 재혁 엄마 역의 석여사 김영애
총리 역의 이경영, 아 쓰벌 ~ 이 인간 보니까 열 받네. 이런 인간이 나라를 망치게 하는 주역이다.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저 혼자 잘났다고 콩치고 팥치고 다 하다가 결국에 나라 망치고 여러 사람 잡고 대통령까지 죽일 놈 만들어 놓는 인간이다. 그래서 아래 사람을 잘 들여야 한다.
특별 출연한 대통령 역의 김명민, 대통령이 잘 하려고 하면 뭐하나? 밑에서 단절 시키면 허수아비 되는 건 순식간이지. 총리실, 비서실에서 다 알아서 한다며 눈 가리고 귀 막고 입 막고 대통령이 지휘하겠다는 것도 막더니 사람 여럿 잡고 나서야 슬그머니 책임 회피하는 인간 개새들!!
평섭, 대장 역의 정진영, 리더, 보스 기질이 엿보이는 배우다. 늘 귀감이 되는 역을 맡는 것 같다.
국민을 구하려 죽음을 각오하고 원전으로 들어가는 팀원들
아, 국민을 위해 죽음을 자처한 김남길, 마지막 폭파를 하고 죽음을 맞고 저장고 물에 둥둥 떠있는 재혁의 모습이 너무 슬프다.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원자력 폭발 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초유의 재난 앞에
한반도는 일대 혼란에 휩싸이고 믿고 있던 컨트롤 타워마저 사정없이 흔들린다.
방사능 유출의 공포는 점차 극에 달하고
최악의 사태를 유발할 2차 폭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발전소 직원인 ‘재혁’과 그의 동료들은 목숨 건 사투를 시작하는데…!
PROLOGUE
“원전 재난은 일단 사고가 일어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그 정도로 치명적이고 엄청나게 피해가 심각한 재난이라
만약 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두려움과 공포가 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 말의 뜻이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부합되는지 공감했으면 한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 박정우 감독
ABOUT MOVIE
<부산행>을 잇는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누구도 겪은 적 없는 대한민국 초유의 원전 재난!
국내 최초 원전 소재에 해외 바이어들도 주목!
영화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원전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재난 블록버스터로 긴박한 스토리와 초대형 스케일, 그리고 뜨거운 감동과 휴머니즘을 담아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 700만 관객을 돌파한 <터널> 등 2016년은 어느 때보다 재난 블록버스터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판도라>는 차별화된 소재로 2016년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의 대미를 장식할 영화로 꼽힌다.
<판도라>라는 제목은 그리스 신화 속에서 열지 말았어야 할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재앙을 안겨준 ‘판도라’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신화의 이야기처럼 사상 초유의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원전이라는 소재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어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로서 기대감을 키운다. 또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신화 속 ‘판도라’의 결말과 중첩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낸다. 특히 지난 9월, 경주 지역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잠들어 있던 안전 문제와 함께 부근에 밀집한 원전 관리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판도라>는 우리 사회에 원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박정우 감독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12월 개봉을 앞둔 <판도라>는 지난 10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필름마켓에서도 <부산행>을 잇는 재난 블록버스터로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배급사 내부 시나리오 검토 단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제작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박정우 감독은 “이런 이야기와 규모를 다루는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 대견하다고 여길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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