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VIP 석이라고 들어봤나.

智美 아줌마 2016. 10. 13. 02:24

오늘은 공연을 두 군데 것 보러 가는 날이라 온종일 밖에 있으며 왔다 갔다 바쁘게 다녀야 했다.

매달 정해진 수요일에는 국립극장 정오의 음악회를 보러 가는 날인데

지난날 뮤지컬 그날들을 보고 너무 좋아서 모임 친구들한테 시간이 되면 뮤지컬 그날들을 보라고 했더니

그럼 다음 달 모임에 그 공연을 같이 보자고 해서 예매를 하니 나는 두 번 보게 되었다.

본 걸 또 보게 되어 미안해서 어쩌냐고 했지만, 좋은 공연은 두 번 봐도 좋다고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모임 날은 월요일이지만, 공연을 보기 위해 수요일인 오늘로 바꾸다 보니

국립극장 공연과 같은 날 보게 되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달라 별문제 없이 보게 되었고

장충동 평양냉면에서 점심을 먹고 충무아트홀로 가게 되어있어 국립극장 공연을 보고 바로 식당으로 갔다.

도착해서 차림표를 보니까 와 ~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다. 얼마나 맛있기에 이렇게 비싸.

냉면 한 그릇이 만 천 원, 만두도 만 천 원, 불고기도 시켰는데 200g 1인분에 2만 8천 원이다.

 

불고기랑 만두는 괜찮았지만, 냉면은 별로였다. 뭔가 부족한 듯한 맛이랄까.

물냉면이랑 비빔냉면을 시켰는데 난 불고기랑 만두를 먹고 나니 매운 게 먹고 싶어 비빔냉면을 선택했더니

양도 많은 편이었으나 일단 입에 착 달라붙지 않고 맛이 그저 그렇다 보니 먹어도 냉면이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도 앞서 만두 2개씩이랑 고기를 조금씩 먹긴 했지만, 다들 냉면은 절반 정도 남기고 나왔다.

 

맛이 있든 없든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 충무아트홀로 간다.

충무아트홀로 들어가기 전에 바로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하고 가자고 해서 들어갔는데

광화문 사는 친구가 오늘이 자기 생일이니 커피를 사겠다고 해서 축하주를 사듯이 우리가 사줘야 했지만,

우리들이 도리어 생일 턱을 대접 받게 되었다.

 

문득 커피 나올 때를 기다리는 동안 티켓을 먼저 찾아와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충무아트홀로 갔더니

벌써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와 있었고 창구 직원에게 예매 번호 확인해주고 티켓을 받으려고 기다리는데

얼레? 표는 안 주고 다른 직원한테 가더니 같이 오는 게 아닌가. 뭐가 잘못되었나?

 

그런데 함께 온 직원이 1층 VIP석 초대권이 있는데 그쪽 자리로 바꿔주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뭣이다냐? 우리는 가장 싼 5만 원인 A석이 가장자리만 남아있어 그 위 8만 원 하는 S석을 할인받아

5만 5천 원에 예매한 것인데 십 3만 원 하는 VIP석으로 바꿔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마침 생일인 친구가 둘이나 있어서 대신 생일 선물 받은 기분으로 VIP석 티켓을 받아 들고 친구 있는 곳으로 갔다.

 

오늘 우리가 운이 좋은가 봐. 생일인 사람이 둘이나 있더니 선물 받아왔다고

VIP 티켓을 보여주며 말을 하니 다들 기분 좋아 함박웃음이다.

요즘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그 영향으로 초대권이 취소되어 들어왔는지 어쨌는지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앞자리가 비게 되니까 여섯 명인 우리를 그 자리에 앉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층 S석에서 볼 우리는 VIP석에 앉아 배우들의 표정까지 읽으며 공연을 보게 되었고,

20년 넘게 함께 하면서 모나지 않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좋은 인연으로 지내다 보니 복을 받나 보다.

정말 이 모임 친구들은 다툼 한 번 없이 서로 얼굴 붉히거나 언짢아 한 일 한 번 없이

늘 만나면 반갑고 유익한 정보를 많이 듣게 되는 모임으로 헤어져 돌아올 때는 늘 아쉬워하는 만남이다.

 

오늘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기분 좋은 날, 복 받은 날이었고

다들 너무 좋다고 사진도 찍으며 가끔 문화생활도 누리자며 즐거워 했다.

나 또한 두 번 봐도 신선한 느낌이었고 첫 번째 볼 때 놓친 부분을 두 번째 볼 때 눈에 띄어서

아, 지난번에 이 부분을 놓쳤구나, 짚어볼 수 있어 나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