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새벽에 찾아간 대릉원

智美 아줌마 2016. 9. 22. 05:26

 

법장사에 잠시 들렸다가 나오니 바로 건너에 대릉원이 있었다. 바로 앞에 있네. 하고 건너가니까 다행히 한쪽 문이 열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곳이 후문이었다. 문이 닫혀 있으면 울타리라도 넘어갈 기세였는데 문이 열려있으니 점잖게 들어간다. ㅎㅎㅎ

 

문을 들어서니 바로 앞에 연못이 있다. 난 산속은 괜찮은데 보이지 않는 물속은 무섭다. 어두울 때는 더 무섭다. 그래서 얼른 자리를 뜬다.ㅎㅎㅎ

이제 5시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운동 나온 사람이 있다. 사람이 보이는 길을 따라 나도 간다.

 

 

대릉원이란 이름은 "미추왕을 대릉에 장사지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딴 것이다. 총면적은 12만 5400평으로, 신라시대의 왕·왕비·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있다. 고분은 모두 평지에 자리잡고 있는 신라시대만의 독특한 무덤군으로, 크게 다음과 같은 7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① 신라미추왕릉(사적 175) ② 경주 황남리 고분군(사적 40) ③ 경주 노서리 고분군(사적 39) ④ 신라 오릉(사적 172) ⑤ 경주 동부사적지대(사적 161) ⑥ 경주 노동리 고분군(사적 38) ⑦ 재매정(사적 246) 등이다. 무덤을 발굴·조사할 때 신라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금관·천마도, 유리잔 및 각종 토기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 출토된 문화재의 보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 배롱나무꽃이 조금씩 피어있다.

 

나무 밑에 뭔가 있는 것 같아 가보니 흩어져 있던 주춧돌 같은 유적지 잔재를 모아 놓았다.

서서히 날이 밝아 오고 있지만, 비 소식이 있어서인지 오늘 닐씨가 그다지 맑지 못 할 것 같다

 

고분 사이 사이에 배롱나무가 많이 심어 있다. 저 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잘 자라면 훗날 우리 후손에게 더 예쁜 모습을 보여주겠지.

 

 

 

이제 막 6시가 넘고 있다. 운동 나온 사람도 더 많아졌는데 이 새벽에 배낭 메고 다니는 여행객이 신기한 듯 자꾸 쳐다보며 지나간다.

배롱나무는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어서 백일홍나무라고 하며,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뭐시다냐? 봉분 위로 나무들이 뿌리 내려 자라고 있네. 양동마을에서 나무 생태를 조사하러 온 대학원생이 뿌리가 무덤 속의 돌 사이로 뻗어내려 옮겨 심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법장사 뒤에 있는 봉황대에도 여러 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너무 어두워 지나쳐 오고 말았다.

 

 

여기까지 다 내 땅이야, 하며 뿌리를 옆으로 길게 뻗은 것 같다. 그래, 너 땅 뺏지 않을 게 쑥쑥 잘 자라렴.

아이고 ~ 허리야. 윗가지는 다 잘리고 겨우 버팀목에 의지하며 옆으로 뻗은 나뭇가지만 살아있다.

 

어느 곳에 있던 주춧돌인지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다. 제 짝을 찾아 위풍당당하게 서있어야 하는데 . . .

천년야행, 경주에는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첨성대나 동궁 월지 등의 여러 문화재에 조명을 밝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

마추왕릉과 천마총으로 가는 길 가운데 큰 나무가 보인다.

 

 

왼쪽은 천마총 가는 길, 오른쪽은 미추왕릉 가는 길

 

 

문이 닫혀 있어 문틈으로 찍었는데 나중에 경주 김씨 문중에서 왕릉 제향이 있다고 해서 다시 보러 왔다.

왕릉 앞에 혼유석, 영혼이 나와서 놀게 하기 위하여 설치하는데, 묘제 때에는 후손이 올리는 제수를 흠향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천마총, 황남대총 가는 길

목련나무 열매

천마총으로 가는 길에 대나무 숲이 있는데 그 향이 묘하게 난다. 나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좋은 향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황남대총

 

 

새벽에 후문으로 들어왔을 때 본 연못이다. 이 연못 건너에서 본 황남대총

어두울 때 봤을 때는 으시시 하더니 밝을 때 보니 아담하니 예쁘다. 비단잉어도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천마총, 늦게 피어서인지 배롱나무꽃이 예쁘다.

7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다. 나중에 매표소가 9시에 문 열면 입장료 내고 다시 들어와서 봐야겠다. 오래전과 달라진 게 있을까.

 

할매 세 분이 보도 블럭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아직도 저래 놓았나,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 저렇지. 갖다 놓은지 언제고? " 하시며 지나가신다.

위 보도 블록 앞에 바리케이트 난간에 카메라 올려 놓고 셀카!! 야간열차 타고 내려와 잠도 못 잤는데 다른 때보다 덜 푸석푸석하네.

아,  어린 시절에 많이 보고 자랐는데 여기서 보니 반가웠고 잠시 옛 생각이 났다. 그런데 왕골과 비슷한데 넌 이름이 뭐니?

새벽에 들어오느라 공짜로 들어왔지만, 그래도 정문으로 당당하게 나간다. 이제 숭혜전으로 가자.ㅎㅎㅎ

대릉원 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