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송광사 천자암의 쌍향수

智美 아줌마 2016. 4. 26. 21:09

 

선암사에서 조계산 큰굴목재를 넘어 원조 보리밥집에서 보리밥 한 그릇 먹고 천자암으로 간다. 이곳이 송광사로 바로 가는 길과 천자암을 들려서 송광사로 가는 길이 나뉜다. 송광사로 바로 가면 3.2km, 천자암을 들려서 가면 5km가 넘는다. 그래도 난 쌍향수를 보기 위해 먼 길을 간다.

 

와 ~ 선암사 쪽에서 조계산을 넘어 올 때는 매미꽃이 지천이더니 천자암 가는 길로 들어서자 마자 노란 동의나물 꽃이 지천이다.

 

취나물과 비슷해 동의나물을 취나물로 알고 채취해서 먹다가 독에 중독되는 사고가 가끔 빚어지는데 동의나물은 독성이 있는 식물이다.

 

 

오는 길에 씨앗을 맺고 있는 얼레지를 많이 봐서 혹시 늦둥이가 있지 않을까 살피며 가는데 오잉? 반가워라. 천자암 가는 길엔 얼레지 밭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꽃은 지고 어쩌다가 꽃잎이 시들고 있는 것이 가끔 눈에 띄었는데 이렇게 다소곳이 어여쁜 자태로 피어있다니 예쁘다.

 

그렇게 얼레지를 찾으며 가다 보니 다행히 서너 송이를 더 보게 되었다.

큰애기나리

 

귀여워라. 은방울꽃도 이제 꽃송이가 달렸네. 며칠 지나면 탱글탱글 꽃이 피겠다.

쇠물푸레나무

철쭉

 

 

너무 호젓한 산죽 길

이 바위 밑에서 산짐승이 나올까 순간 멈칫, 얼른 넘어갔다. ㅎㅎㅎ

 

대피소에서 0.8km 왔고 앞으로 0.8km 더 가야 천자암

이제 내리막 길

 

 

바위가 쇳덩이 같은 느낌이 든다. 바위가 모자를 쓴 겨?

각시붓꽃

 

밭으로 이용되던 공터인가? 예전에야 스님들이 텃밭을 가꿔 식재료를 공수했지만, 요즘 스님들은 어디 몸 힘들게 일하겠는가.

 

이곳은 밭인 것 같은데 잡초가 많이 자랐지만, 고랑을 정리해 놓은 것을 보니 뭔가 심은 것 같다.

보리밥집까지 차가 올라오던데 아마 이읍 길이 그 길이 아닐까 추측.

병꽃나무

드디어 천자암이 보인다. 아무도 없는 숲길을 혼자 걸어오는데 조금 무서웠다. 카메라 랜즈 앞에 날파리가 가려 까맣네.

얘들이 왜 그렇게 가엾게 보이는지, 저 표정들 봐. 심심해서 그런가?

천자암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산신각이 보인다.

 

천자암은 송광사의 산내암자이다. 송광사의 제9세 국사인 담당국사가 창건하였으며, 담당이 금나라 왕자였으므로 천자암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그 뒤 1633년(인조 11) 설묵대사가 중창하였고, 1730년(영조 6) 자원대사가 중건하였으며, 1740년 지수, 자징 등이 만세루를 중건하였다. 1797년(정조 21) 제운, 두월이 중건, 1893년(고종 30) 구연대사가 성산각을 신축하였으며, 1924년 기산, 해은이 중수, 1939년 금당화상이 칠성각을 건립하였으며, 1992년에 법당을 지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을 비롯해서 나한전·산신각·법왕루·요사 등이 있다.

 

 

천연 기념물 제88호 곱향나무 쌍향수는 나이가 약 8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12.0m, 가슴높이 둘레 4.10m, 3.30m이다. 두 그루가 쌍으로 나란히 서 있고 줄기가 몹시 꼬인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보조국사와 담당국사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이곳에 나란히 꽂은 것이 뿌리가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서 자랐다고 한다. 담당국사는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되었는데, 나무의 모습이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 절을 하고 있는 듯하여 예의바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한손으로 밀거나 여러 사람이 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며,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런데 나는 보기만 하고 왔다.

 

 

쌍향수 아래는 포대화상과 샘

작약

 

천자암을 둘러 보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얼레? 비오면 안되는데 우산이야 있지만, 얼른 둘러 보고 내려가야겠다.

 나한전

주불인 석가모니불과 협시불은 보현보살, 관음보살

법당 앞의 공간이 협소해서 파노라마로 찍었더니 처마가 둥글게 찍혔네.

 

주불인 석가모니불, 협시불인 지장보살과 관음보살

 

 

 법왕루

 

 

법왕루

여기도 왕벚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네. 선암사보다 높아서인지 색이 더 곱다.

범종루

 

나무아미타불

이제 오르락 내리락 송광사로 내려간다.

 

 

쥐구멍 같지는 않고 꽤 큰 구멍이라 얼른 지나간다. 이렇게 산길을 혼자 다녀도 겁이 많다. ㅎㅎㅎ

 

매미꽃 길

 

 

 

 

 

아, 이 길은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 물기가 있고 발 딛는 곳이 좁다.

 

나무가 쓰러져 있네. 응차 ~넘어간다.

 

 

 

 

 

 

 

 

 

와 ~ 무슨 나무인지 키가 엄청 크다. 쭉쭉 뻗어있다.

 

어라? 나무 사이로 공터가 보이네.

스님들께서 운동하는 곳인가 보다.

 

이곳엔 아름드리 멋진 나무가 많다.

 

 

 

 

나무 구경하고 내려간다. 밭이 있는 걸 보니 송광사가 지척인가 보다.

 

계곡 아랫 길이 선암사 가는 길이라고 되어있네. 아, 여기가 송광사로 바로 내려오는 길이구나.

선암사 가는 길

내가 내려온 천자암으로 올라가는 길

건물이 보이네. 송광사에 도착했다.

 

 

 

스님께서 버스 타는데 까지 걸어가려면 멀 텐데 어떻게 걸어가느냐고 걱정하셨다. 그렇게 멀어요? 그래서 부지런히 뛰다시피 걸었다. 몇 년 전에 송광사에 다녀갔지만, 가물가물해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사진 찍으면서 꽤 걸어 들어왔던 같다.

 

우화루

 

침계루

 

세월각과 척주당은 달을 씻는 집이라는 뜻의 세월각과 송광사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집이라는 의미의 척주당의 용도는 천도의 제를 올리기 전에 영혼을 씻는 오직 한마음으로 깨달음을 얻으라는 불교의 상징적인 표현으로 망자들 영혼 씻는 공간이다.

 

 

송광사 일주문

 

 

 

 

 

 

 

 

전에 왔을 때는 건너편 길로 들어왔다가 이 길로 나간 것 같다. 위의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사진도 찍었는데

 

버스 시간이 다 되어서 마음은 바쁘고 영산홍 예쁜 풍경은 담아가야 하고. ㅎㅎㅎ

 

 

 

 

 

 

드디어 송광사 버스 종점에 도착했다. 버스가 벌써 와 있었는데 기사 아저씨가 청소하고 계셔서 화장실 가서 땀 좀 씻고 버스에 오르니 바로 출발한다. 이번 여행 출발 전에는 송광사에서 순천역으로 와서 시장 구경하다가 밤 11시 45분 순천역 출발, 04시 21분 용산역 도착하는 무궁화 야간열차를 타고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천자암에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순천역으로 가는 동안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졌다. KTX를 타고 그냥 올라가자 하고 차 시간을 보니 7시 37분 KTX가 있어 오면서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차 시간을 얘기하니까 시간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시면서 일단 가보자고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7시 37분 차를 탈 수 없게 되어 그 다음 9시 27분 KTX를 타게 되었다.

 

송광사에서 6시 35분에 출발한 버스는 7시 40분 조금 안 되서 순천역에 도착했고 비는 점점 더 내리고 뛰어가도 타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순천역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순천역으로 와서 매표소 직원과 얘기 하던 중 7시 37분 KTX가 많이 연착이 되어 7시 45분 다 되서 도착했다고 했다. 바로 기차 역으로 왔다면 어쩌면 그 차를 탈 수 있을 뻔 했는데 타기 힘들 거라는 생각에 바로 식당으로 갔더니 요행수가 될 수 있었는데 아깝게 되었다. 그렇게 화순, 순천 여행을 일정대로 잘 마치고 서울로 씨 ~ 웅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