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을 걸어 찾아 온 회산 백련지에 드디어 도착했다. 9시 부터 매표를 한다는데 난 6시 40분쯤 매표소 앞에 도착해서 그냥 들어갔는데 행여 직원이 있을까 하고 두리번거려 봤지만, 아무도 없는 같아 공짜로 들어갔다. 입장료 4천 원, 힘들게 발품 팔고 걸어온 덕에 돈 굳었다. ㅎㅎㅎ
회산 백련지는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에 위치해 있고 전체 면적이 10만평쯤 되는 이 연못은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라고 한다. 일제 때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인근 마을의 주민들이 피와 땀으로써 축조했는데 영산강 종합개발계획으로 인해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은 거의 상실하여 평범하던 이 연못이 우리나라 제일의 백련 자생지가 된 것은 故 정수동 씨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년 여름 어느 날, 아이들이 발견한 연뿌리 12주를 이 저수지의 가장자리에 심었다고 한다. 전날 밤 꿈에 하늘에서 열두 마리의 학이 저수지에 내려와 앉는 광경을 보았던 터라, 정씨는 열의와 정성을 다해 백련을 보호하고 가꾸었고 개인의 작은 힘에 의해 위대한 한국 제일의, 동양 최대 백련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어른 입장료 4천 원, 문이 있었다면 직원들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다행히 출입하는 문이나 울타리가 없어 그냥 들어갈 수 있었다.
와 ~ 엄청 넓다. 그런데 아직도 안개가 자욱하여 먼 곳이 보이지 않는다. 빨리 해가 높이 떠야 안개가 사라질 텐데 . . .
아무도 없는 백련지 산책로를 걸어간다. 아, 연꽃 향이 은은하니 너무 좋다.
여름에 붉게 피는 배롱나무
붉은 조팝나무
어떤 녀석이 집을 두 채나 지어놨네.
회산 백련지 연꽃은 연꽃과 연잎이 전국에서 가장 큰 품종이며, 만생종의 무안백련이 자생하고 있어 매년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고 수심의 영향에 따라 일시적으로 개화하지 않는 환경과 특성이 있어 무안군은 이러한 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축제에 맞춰 연꽃을 피우기 위해 수변 고르기와 수위를 낮게 하고, 적절한 시기에 물을 떼고 대는 세밀한 관리와 무인헬기를 이용해 몇 차례 엽면시비를 하는 등 연꽃이 피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 축제를 연다고 하는데 축제 때는 사람이 많아 지나고 와서인지, 꽃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연못을 한 바퀴 돌다 보면 이런 전망대와 개구리, 의자나 정자도 많이 만들어 놓아 쉬면서 둘러 볼 수 있어 좋다.
무안 백련지의 연은 꽃보다 뿌리 번식을 중심으로 뿌리가 많고 굵고 길어 땅속 깊이 뿌리를 박는다. 그래서 꽃은 풍성하지 못하고 피는 시기가 한참 늦을 뿐 아니라 크기나 화려함도 덜하다. 무안의 연은 수심이 깊은 저수지에서 나고 자라는, 말 그대로 자연산(1955년 조성) 연밭이다. 백련지 연꽃은 처음에는 가장자리가 분홍빛이 돌다가 점차로 순백색으로 변한다.
하얀 지붕이 있는 곳은 뭐지? 했는데 다 돌고 나올 때 앉아서 쉬던 곳인데 안내 지도에는 주무대라고 표기 되어있다.
연못을 가로질러 길이 나있고 철문이 있는데 다행히 열려있어 들어가 본다.
아, 의자가 있다. 야간열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잠을 못자고 어둠 속을 걸어오다 보니 피곤했는데 의자에 가서 쉬자. 아예 들어 누워 있었더니 물 속에 큰 물고기가 있는지, 한 번씩 요동을 치는 바람에 깜짝깜짝 놀라게 해서 한 숨 자고 싶었지만, 30분 정도 누워 있다가 다시 길을 걸었다.
에구 ~ 누워서 찍었더니 각이 맞지 않았네. 다시 찍을까 하다가 귀찮아.ㅎㅎㅎ
안개 속으로 해는 떠올라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다. 이제 다시 돌아 보자.
엄마야, 놀래라. 갑자기 도마뱀이 발 앞으로 뛰는 바람에 밟힐까 깜짝 놀랐다. 녀석 너도 놀랐냐? 꽁지 빠지게 줄행랑을 친다. 백련지를 돌면서 도마뱀을 세번이나 봤는데 어찌나 빠르던지 볼 때 마다 놀랐고 뱀도 봐서 풀섶을 다닐 때는 또 뱀이 있을까 조심하며 다녔다.
요 작은 꽃은 뭐니? 키다리 연꽃 아래 피어있다.
아까 백련꽃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슈퍼다. 가게 앞에 쥔네 가족이 왔다 갔다 하기에 불러서 포카리 스웨트 하나 달라고 했더니 할배께서 흔쾌히 갖다 주시고는 거스름돈을 안 가지고 오셔서 다시 갔다 오시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는데도 언짢아하시지 않으셨다.
시원하게 포카리 스웨트를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걷는다.
아이고 깜짝이야. 오늘 여러번 놀란다. 햇볕 쬐러 나왔는지 뱀이 인기척에 놀라 얼른 풀숲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직 어린 뱀인지 30cm 정도 되려나? 몸은 완전 초록색으로 S자를 그리며 잽싸게 숨어버렸다. 멀리서 봤더라면 사진 찍었을 텐데 걷다가 바로 앞에서 도망가는 것만 봤다.
큰 연잎이 저렇게 길게 돌돌 말려있다가 점차로 펼쳐지나 보다.
협죽도 잎이 좁고 줄기는 대나무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꽃이 복숭아와 비슷해 유도화라고도 불린다. 여름철 화려한 꽃을 피워 이국적 경관을 연출하며, 공해에도 강하다고 한다. 약효도 있다고 하나 올레안드린 등의 성분이 포함돼 부작용 증상을 유발하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홈페이지에는 올레안드린에 대해 '협죽도에서 발견되는 강심배당체로 심혈관계와 위장관계에 영향을 미치며,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돼 있다.
출렁다리 가는 길, 출렁 다리는 건너편에 도착해서 가보기로 한다.
뱍련 보트를 타고 연꽃 탐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연밭을 어떻게 가나 했더니 물길이 만들어져 있다.
오른쪽에 둥근 건물은 수상 유리온실
배롱나무 사이로 보이는 둥근 수상 유리온실
구름다리도 있고, 요모조모 잘 꾸며 놓은 것 같다. 이 좋은 곳은 난 공짜로 들어왔다. ㅎㅎㅎ
구름다리
백마와 백련이라, 관광객들 이곳에서 사진 많이 찍겠다. 특히 아이들 있는 가족이라면 더 좋아할 것 같다.
능소화
미국,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연꽃이 전시 되어있는데 워낙 많아서 꽃이 핀 것 몇 개만 찍었다.
수생식물 생태관
어리연
가시연
빨강 설치물이 있는 곳은 어떻게 들어가나?
수상 유리온실
다른 곳엔 다 백련인데 수상 유리온실 앞에는 분홍색의 연꽃이 있다.
아이고 ~ 저게 뭐야? 아까 의자에 누워있을 때도 몇 개 봤는데 이곳엔 덕지덕지 붙어있다. 어떤 녀석들이 알 낳은 거야? 했더니 우렁이의 알이라고 한다. 너무 많아서 골치덩이라고 하는데 물밑에 엄청나게 많이 살고있겠다. 가끔 한 번씩 걷어내면 안 되나?
수상 유리온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자.
2층에 식물원이 있다.
노랑새우풀(파키스타키스)
부겐베리아
안시리움
2층에 쉼터가 있는데 저 물통에 연잎차가 펄펄 끓고 있다. 이 폭염에 뜨거운 연잎차를? 그런데 친절하게 옆에 제빙기의 얼음을 넣어서 먹으라는 안내문이 있다. 맛있어서 서너 잔 먹고 있는데 의정부에서 온 부부가 와서 뜨겁다고 안 먹겠다는 걸 얼음 넣어서 먹으면 된다고 알려줬다.
창가 의자에 앉아 쉬면서 본 풍경, 아까 본 빨강 설치물이 하트였구나.
수상 유리온실 뒤로 나가면 이곳으로 올 수 있다.
마침 테이블이 있어 카메라 올려 놓고 셀카!!
왕눈이 여자 친구 아로미인가? 옆에 앉아서도 셀카!!
나무 테크 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물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센서가 있는지 사람이 지나갈 때 마다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저 건너편에서 이곳까지 걸어왔다. 10만 평이라는 넓이가 가름이 안 되지만, 아무튼 아주 넓다.
바닥 분수
물놀이장 가는 길
아침에 내가 누워있던 곳 윗쪽에 있는 그늘막(?)이다.
어? 수련도 있네.
부처꽃
정말 깨끗하니 희고 곱다.
연꽃의 원산지는 인도로 우리나라에는 언제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붉은 꽃을 피우는 홍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백련은 아주 드문 편이라고 한다. 이곳 백련지처럼 온통 백련으로만 가득한 곳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연꽃은 더러운 물 속에서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하여 불가에서는 연꽃의 이런 특성이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과 같다고 해서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긴다. 그래서 연꽃을 만타라화 (부처가 설법할 때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꽃)라고 부른다.
전망대와 출렁다리
돌 구멍 사이로 연꽃을 조준해서 찰칵!!
전망대와 출렁다리 가는 길
에구 ~ 요염하게 포즈를 잡고 있네.
전망대
전망대 2층으로 올라가면 난간에 황금으로 된 12지신이 설치되어있다.
전망대에서 본 출렁다리 가는 길
드디어 출렁다리에 도착
다리 기둥엔 길조라고 학이 있고 무안에서 유명한 마늘도 만들어 놓았다.
반대편엔 복주머니와 장수 거북이가 있다.
故 정수동 씨의 꿈에 나타난 열 두마리 학을 만들어 놓은 것이구나. 모르면 그저 학을 만들어 놓았구나 하고 말 텐데
이곳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안개비가 내린다. 젖을 정도는 아니지만, 카메라 랜즈나 안경에 물 얼룩이 생길까 봐 멈춘 후 지나간다.
올해는 수련이 여느 해보다 많이 피어 축제 기간에 왔으면 더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 . .
가시연 군락,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품종이라고 한다.
오른쪽 물 속에 아저씨, 죽은 연을 건져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 아저씨가 무슨 나무라고 이름을 알려줬는데 잊었다.
배롱나무와 물레방아
주무대 객석 계단에 앉아 쉬었다. 그런데 5븐만 조금 덜 쉬었더라면 11시 20분 버스를 타고 나갈 수 있었는데 다음 차는 2시 35분이라 매표소 직원이 택시를 불러줘서 무안 터미널까지 택시 타고 나갔다. 요금은 5,700원 정도 나왔지만, 콜비까지 6,500원 받으셨는데 어찌 되었든 택시 타길 잘 한 것 같다. 일로읍까지 버스를 타고 나갔어도 다시 버스를 타고 무안 터미널로 가야 했으니까. 이제 광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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