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연 나들이

영화 아가씨

智美 아줌마 2016. 6. 7. 19:30

아가씨가 이런 영화였어? 서울대 병원 진료가 있어 갔다가 영화 한 편 보고 들어갈까 하고 대학로 CGV로 갔더니 곡성을 보고 싶었는데 상영 시간이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해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아가씨"를 보게 되었다. 동성애에 관한 영화라는 것을 뉴스 기사에서 봤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대충 봐서 깜박 잊고 있다가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장면에 놀라웠고 우리나라에서 저 정도의 배드신이 허용된다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만약에 이성과의 배드신이였다면 허용이 되었을까?

 

외국의 어떤 심리학자가 남자보다 여자가 동성애 성향이 더 강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자들은 친구가 하는 것을 따라 하고 늘 붙어 다니고 다른 친구를 더 좋아하면 질투하고 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같이 가기를 바라는 심리가 다 동성애 성향으로 인해서 그런 거라고 했다. 동성애 성향이 있어도 여자들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아야 하는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다 보니 그 심리학자 말대로 자신에게 있는 동성애 성향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게 여자가 아닐까.

 

어쨌든 나는 동성애자를 혐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찬성하지도 않는다. 나도 스무 살 전후에 동성인 여자 친구를 좋아했던 경험이 있다. 여고 때 교련 시간에 소대장을 맡은 친구를 다른 친구보다 다르게 좋아해서 시간이 지난 후, 나중에 그 친구한테 그런 얘기를 하니까 나는 전형적인 소녀상이고 자신은 생김새부터 여성스럽지 못하니까 그런 생각이 든 게 아니냐는 말을 했다. 그 후에도 나 보다 몇 살 더 많은 언니를 각별하게 좋아한 적이 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까 그런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라서 없어지더란 말이지. 그러니까 백마 탄 왕자와 멋진 연애를 꿈꾸기도 하고 남자를 만나고 사랑하고 아이 낳고 살면서 가끔 그때 그 이성 남자를 그리워 하고 마음 아파하고 애달파 하며 사는 게 아니겠는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해서, 연합군에게 유리하도록 전세를 뒤집었던 숨은 공로자는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이 있었는데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1954년 42세의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는데 동성애가 위법이자 혐오의 대상이었던 당시 그는 재판을 받고 동성애 치료를 받아야 했고 호르몬치료 결과 여자처럼 가슴이 커지는 등 부작용에 시달리자 튜링은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베어 물고 자살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20여 년 후 설립된 PC 회사 애플은 컴퓨터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한 이 비극적 천재를 기려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로고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한다. 동성의 사랑,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무조건 혐오스럽게 생각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권할 수는 없는 것이니 그냥 플라토닉 사랑으로 간직했으면 좋겠다.

 

영화 아가씨 촬영지 중에 일본의 멋진 집과 정원이 아름다웠는데 일본의 어떤 사업가의 집이었으나 지금은 유료로 개방하는 관광지가 된 록카엔이라고 한다. 아, 나도 가 본 벽초지 주목 터널이 나와서 여기가 거기 맞아? 했는데 역시나 맞는다고 한다. 내가 아는 장소가 나오니까 반가웠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김민희).
 그녀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김태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매혹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네이버 영화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