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외출할 때면 대부분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서울대 병원 진료가 있는 날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버스 타고 나갔다, 오는데
진료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버스를 타고 다음 정거장으로 가다 보면
안내 방송에 이번 정거장은 "동성 중고등학교, 장면 가옥" 앞이라는 방송이 나온다.
어느 날, 처음 안내 방송에 장면 가옥이라는 말이 섞여 나왔을 때
장면 가옥? 혜화동 로터리에 기념물로 지정된 고택이 있었나? 가봐야겠네, 하며
늘 잊고 지내다가 이번엔 일정표에 대충 날짜를 잡아 놓고 심우장과 함께 둘러 보기로 했다.
지난주 봉화 달실 마을과 띠띠미 마을 산수유 보러 다녀와서 이틀 쉰 다음
북한산 진달래 능선 산행하고 와 또 이틀 쉰 후, 장면 가옥과 심우장을 가기 위해 챙겨 나갔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혜화초등학교 방향으로 200m 정도 가면 장면 가옥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어 둘러 보고
마을버스를 타고 만해 한용운 님의 생가인 심우장을 찾아갔는데 수리 중이라 어수선하였다.
그렇게 장면 가옥과 심우장을 둘러 보고 오늘은 식구들이 다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돌아오는 길에 CGV에 들러 영화 해어화까지 보고 들어오는데
집 근처 골목 한쪽 모퉁이에 큰 상자 안에 아이의 작은 옷을 정리해서 내놓은 것 같은 옷이 놓여있었다.
폰 플레쉬로 비춰 보니까 옷이 깨끗해서 제 3 세계 어린이에게 구호품으로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에 들고 오려니까
혼자 들고 오기엔 무게가 만만찮아 일단 그냥 두고 집에 와서 손수레를 가지고 가 실어왔다.
재활용품이나 폐지 수거 판매하는 곳으로 보내면 1kg당 200원이라고 앞집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는데
아프리카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내면 200원보다 훨씬 더 가치 있게 쓰이지 않을까.
그렇게 수레에 싣고 와서 옷 상태를 보니까 아이 있는 집에서 작아진 옷을 추려 내놓은 것 같았는데
옷들이 다 깨끗하게 세탁된 상태라 집에 옷도 정리해서 보내려고 큰 상자를 구해 놓은 것에 옮겨 담아뒀다.
우리 싸가지 집에 돌아와 보니 큰 상자에 아이 옷이 잔뜩 들어있는 걸 보고는 대뜸 하는 말
"엄마, 이 건 웬 아이 옷이야? 또 어디서 주워왔어? "
제3세계 어린이 돕는 곳으로 보낸다는 걸 알기에 들여 보더니 "옷이 깨끗하네. " 한다.
요즘 우리는 물질이 풍족해서 너무 쉽게 사고 버리는 경향이 있다.
쓸 수 있는 물건도 입을 수 있는 멀쩡한 옷도 유행이 자주 바뀌다 보니 옷장에 묵혀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런 것들은 아까워하면서도 내다 버리게 된다.
그런데 그냥 버리면 쓰레기요, 판다고 해도 헐값이니 그런 물건은 가난한 나라 아이들 도와주는 곳으로 보내면
유익하게 사용되고 재활용도 하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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