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그땐 그랬지.

智美 아줌마 2016. 1. 24. 15:50

그땐 그랬지. 그땐 그랬어.

우리가 살면서 지난날을 이야기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당시에는 힘들었던 일도 시간이 지난 후엔 아픈 기억이지만, 회상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된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라 동물들이나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과

불륜, 폭행 물이 아닌 잔잔한 가족 드라마 정도 보는데

오늘은 "시간 여행 그땐 그랬지."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7080세대에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가끔 보면

정말 옛 생각이 떠올라 아, 그땐 정말 그랬었지. 하고 추억 한 자락 펼쳐 보기도 한다.

오늘은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에 대한 자료가 나왔는데

드라마 상영 당시에는 "한 지붕 세 가족"이나 "순돌이" 봐야 한다고

아이, 어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었었다.

 

넉넉하지 않은 우리네 삶처럼 드라마 속에 나오는 가정 또한 우리와 같은 일상을 사는 소시민이었기에

많은 사람이 드라마에 빠져들어 62%가 넘는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쾌거의 드라마가 되었을 것이다.

한껏 차려입은 순돌네 가족이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왔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비싼 가격에 비해 양은 보잘것없이 적은 양에

입맛만 다시다 집에 와서 양푼에 밥을 비벼 배부르게 다시 밥을 먹는 순돌네를 보면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지만, 넉넉하지 않은 서민의 일상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씁쓸한 장면이기도 했다.

 

우리 딸 초딩이 때 맞이한 내 생일에 밴댕이가 고급 음식점에 가서 먹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고 갔는데

메뉴에 있는 샥스핀에 눈이 꽂혀 "나 샥스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는데 . . ."

그럼 샥스핀 먹어 봐, 맛이 어떤지 먹어보지 뭐.

그런데 그 옆에 가격이 10만 원이 넘는 걸 보고

나 안 먹을래, 우리 다른 데 가서 먹든지 집에 가서 밥 먹자며 내가 밖으로 나와버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25년 전에 우리 식구 외식비로 몇십만 원을 쓰기에 편한 생활은 아니었기에

도망치듯 그 식당을 나와버렸고 밴댕이는 사준다고 할 때 맛있게 먹지 바보같이 그런다고 볼멘 소리 했다.

그 후로 단품 요리로 샥스핀은 먹어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코스 요리로는 몇 번 먹어 봤다.

 

요즘엔 중국 요리 "위츠"라 하는 샥스핀 재료의 상어 지느러미 채취 방법이 비인도적이라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금지하는 나라도 많이 생기고

프랑스 요리로 유명한 푸아그라 거위 간 요리도 동물 학대 논란으로 식도락가들이 편하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되었다.

 

샥스핀 요리에 사용되는 상어 지느러미는 커다란 상어에게서 달랑 지느러미만 잘라내 사용하는데

지느러미 애용보다 상어 고기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 상어를 잡아 뜨겁게 달구어진 칼로 지느러미만 채취한 후

그대로 바다에 버려져서 지느러미가 없어 제대로 헤엄도 못 치고 고통스럽게 가라앉아 죽음을 맞게 된다고 한다.

 

푸아그라 요리에 사용되는 거위 간도 정상보다 비대한 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거위를 수개월 동안 사육시켜야 하는데

거위가 움직일 수 없도록 좁은 우리 안에 목을 고정한 뒤, 긴 튜브를 꽂아 강제로 사료를 먹인다고 한다.

강제로 사료를 하루에 서너 번씩 진행되며 한 달 정도 이 과정을 반복해야 보통 간보다 5~10배 정도 큰 간이 만들어지게 되고

이렇게 강제적으로 푸아그라를 만들어 내는 동안 거위의 목과 내장은 심각하게 손상되며 심지어 병에 걸려 죽기도 한다고.

 

이로 인해 동물 학대에 대한 논란과 함께 푸아그라 요리를 먹기 거부하거나 푸아그라의 생산 자체를 금지하고,

판매를 중지하는 등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 보살핌을 받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인간에게 식육을 제공하는 소나 돼지 등등의 동물도 있으니 어찌 되었든 아이러니하게 공존하는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