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

智美 아줌마 2015. 12. 20. 21:22

자주 외출을 하다 보니 솔직히 아직은 배려석에 앉아가기에는 젊지만,

그래도 가끔 자리가 비어있을 때는 배려석에 앉아 가기도 한다.

요즘엔 배려석으로 인한 다툼이 심심찮게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하는데

굳이 다툴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오늘도 예술의 전당에서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오는데

발끝이 찌릿찌릿 콕콕 쑤셔서 발을 바닥에 딛고 서 있기가 너무 아파 비어있는 배려석에 앉았더니

건너편 좌석에 앉은 할배께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꼰아보듯이 쳐다 보신다.

게다가 먼저 40 전후로 보이는 젊은 아짐도 화장기 없는 누런 얼굴로 앉아있었는데

젊은 것들이 경로석에 앉아가느냐는 표정이셨다.

 

배려석이라는 게 법적으로 젊은 사람은 앉으면 안 된다한 것도 아니고

우리 사회가 좀 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자는 취지로 선행되는 것인데

솔직히 안 비켜준다고 욕설에 폭행까지 가한다는 것은 윗사람으로서 옳지 못한 행동이다.

 

내가 주장하는바, 어린 사람도 젊은 사람도 생활이 피곤하고 서서 가면 힘든 건 마찬가지다.

많이 힘들어 보이는 젊은이가 있다면 앉아갈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 어른다운 어른이 아닐까?

젊은 사람도 어떤 때는 몸이 아파서 정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젊은 사람이 많이 피곤해 보이거나 몸이 안 좋아 보일 때는

내가 앉은 자리를 내주어 앉아가게 양보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괜찮다고 처음엔 사양하지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쓰러지듯 주저앉는 것을 보면 가엾기까지 하다.

 

내 자식이 내 손주가 저 입장이라면 어떠하겠는가.

밤새워 공부하랴, 직장에 나가 일하랴, 때로는 병이 나기도 하는 것인데

이 시대가 경쟁 사회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지친 생활을 하는지 알지 않는가.

 

요즘에 산에 가면 젊은 층보다 50대 이상 70대 노년층에서 등산을 많이 한다.

그 정도 건강이라면 서서 가도 무방한 것일 텐데

단지 나이 많은 어른이니까 대접하라 하고 특권 누려야겠다고 고집함에

젊은 사람과 함께 하는 이 사회에서 다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지금 60대가 우리 어린 시절에 40대와 비슷한 체력을 가졌다고 하는데

그럼 70대도 예전에 50대밖에 더 되겠는가.

그래서 요즘엔 노인이라고 칭하는 연령대를 75세 정도로 하자는 주장도 나오는 것이고

자신이 다른 것에서는 젊게 봐주기를 바라면서 유독 대접받을 때는 나이 많음을 강조한다.

 

앞으로는 백수를 산다고 하고 현재 평균 나이가 80세가 훌쩍 넘고 있고 점점 더 높아질 텐데

그럼 이 사회가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찌 보면 젊은 사람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는데

그럼 노인 문제를 끌어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다음 세대인 지금의 젊은 사람이 아닌가

그 젊은 사람에게 노인 문제를 책임질 것을 강요하면서 젊은 사람 배려는 전혀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막말로 어른의 도둑놈 심보밖에 더 되겠는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인데 젊은 사람에게 어른을 공경하고 배려하라 한다면

어른도 젊은 사람을 이해하고 다독이고 배려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 어른이 잘해야 아랫사람도 잘하게 되느니

나이 많음에 대접하기를 강요하지 말고 젊은 사람도 헤아려주며 더불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