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눈 내린 새벽 전주역

智美 아줌마 2015. 11. 27. 08:00

여행 가는 전날엔 잠을 충분히 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에 길을 나서게 된다.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뒤척거리며 잠 못 이루다 남들 자는 새벽 3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길 떠날 준비를 한다. 여름 같지 않아서 초겨울 새벽은 밤이 깊고 어둠이 짙다. 용산역에서 05시 20분 출발하는 KTX를 타려면 도봉산역에서 04시 출발하는 첫 버스 150번을 타야 하는데 150번 버스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먼저 운행되는 차이기 때문에 평일 첫 버스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인해서 늘 만원으로 좌석은커녕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그리고 버스 안의 사람 중에 70%는 중년 아짐인데 매일 같은 버스를 타고 다녀서인지 서로 알고 지내는 것 같았고 대화 내용을 들으니까 건물 청소 일을 하는 사람과 일용 근로자인 것 같았다. 저렇게 열심히 일하며 사는 사람 틈에서 배낭 메고 서 있으려면 내가 잘못이라도 하는 사람인 양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아 혼잣말로 나도 열심히 살았던 날이 있었다고 애써 변명한다.

 

그렇게 첫 버스는 용산역으로 가는 동안 중간에 내리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종로에서 내리기 때문에 종로까지는 자리에 앉아 가기 어렵다. 설령 자리가 나도 서서 가는 아는 사람을 불러 자리에 앉게 하므로 어쩌다 첫차를 타는 이방인(?)이 앉기란 쉽지 않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 그런 모습을 번번이 보게 되는데 그다지 기분 좋은 행태는 아니지만, 일터에 가는 사람이니까 하고 이해하고 만다.

 

 

 

어둠을 뚫고 달리던 새벽 기차가 동이 틀 무렵, 전주에 다 다랄 즈음, 어라? 눈이 왔네. 생각지도 않은 눈이 전주 주변 지역에 와있어서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이번 겨울에 처음 맞이하는 눈 여행이 되어 즐거움이 배가 되어 전주역 앞을 이리저리 다니며 눈 구경에 신이 났다.

 

06시 55분 전주역에 도착해서 찍은 눈 풍경

 

만월의 달이 아직도 떠나지 않고 해를 기다린다. 햇님, 빨리 와서 달님과 교대해주세요.

 

전주역은 전라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폐역인 송천역과 아중역 사이에 있고 운행하는 삼례역와 신리역 사이에 있다. 1914년 11월 17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2011년 10월 5일 복선 전철화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가 개통되었으며, -새마을호, 무궁화호가 운행된다.

 

 

 

 

 

 

 

 

 

 

 

 

 

혼자 전주역을 누비며 사진 찍고 지난 여름 짱구랑 전주 여행 왔을 때 먹었던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 그 식당으로 가서 한 그릇 먹고 한벽당으로 간다. 전주역 앞 직진 버스 정거장에서 119번 버스를 타고 기린대로 전주시청에서 190번 버스로 환승하여 오목대에서 내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