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

智美 아줌마 2015. 9. 17. 15:30

 

연실봉에서 해불암에 들려 동백골로 계속 내려오니 불갑지에 도착했다. 몇 년전 불갑사에서 용천사로 넘어가려고 했다가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선운사와 불갑사만 들리고 고창으로 갔기에 이번엔 불갑산을 넘으려 계획하고 와서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에효 ~ 몹쓸 인간들, 사진 찍는다고 꽃 다 밟아 놓고 깔고 앉아 뭉개놓고도 어머, 꽃 꺾어졌네. 하며 나오더라. 인간아, 그렇게들 살지마라.

 

이 사진 한 장 찍는데 무려 15분을 넘게 오기로 서서 기다렸다. 내가 사진 찍으려는 순간 한 여자가 나무 위에 난작 올라앉더니 멋있다나 어쨌다나 하며 누구도 찍어라 일곱 여덟 여자들이 줄줄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래도 개털만큼 양심은 있는지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면서도 자기들 찍고 싶은대로 갖은 폼을 다 잡고 찍고 가더라는 것이지. 저러니 산악회 사람들이 욕을 먹지. 떼로 몰려다니면서 자기들만 생각하고 행동하니까.

 

아래 사진들 불갑사 꽃무릇 선발대회? 불갑사의 꽃무릇은 거의 다 핀 것 같다.

 

 

 

 

 

이질풀

 

 

 

 

 

불갑사 담장

분홍 고마리

전에 왔을 때 불갑사 전각들을 꼼꼼하게 다 둘러 봐서 이번엔 꽃무릇 풍경 위주로 둘러 봤다.

 

노령산맥의 기맥으로 우뚝 선 모악산(일명 불갑산)에 자리 잡은 불갑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양사의 말사이다. 창건시기가 분명하지 않아 384년(침류왕 원년)에 마라난타가 창건하였다고도 하고, 백제 문주왕 때 행은이 창건하였다고도 한다.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에 중창하였고, 고려 후기에 각진국사가 머무르면서 크게 중창하였는데 당시 수백 명의 승려가 머물렀으며 사전(寺田)이 10리 밖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정유재란을 겪은 이후 법릉이 중창하였고 1634년에는 해릉이 중창하였는데, 여러 차례 중창을 거치면서 절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다.

 

1802년(순조 2)에는 득성이 대대적으로 중창을 하였다. 또 869년(고종 6)에는 설두가, 1876년(고종 13)에는 설파가, 1879년(고종 16)에는 동성이 각각 중창하였다. 1938년에 설제가 중수하였고, 1984년에도 중수가 이어졌으며 1996년에 기와를 새로 입히는 등 보수를 하였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조선 중기 이후의 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대웅전(보물 830)을 비롯하여 팔상전, 칠성각, 일광당, 명부전, 만세루, 범종루, 향로전, 천왕문(전남유형문화재 159) 등이 있다. 이외에 각진국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이 700년 정도 된 참식나무(천연기념물 112)가 있다.

 

 

 

대웅전

아이고 ~ 여기서 엄청 기다렸다. 사진 좀 찍으려면 산악회 사람들 떼로 몰려 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새치기 사진 찍기에 남들 의식도 안 한다.

일광당

 

볼 때마다 미소 짓게 하는 굴뚝

 

 

 

 

 

 

 

 

하얀 울타리는 여전히 있네.

 

하트 설치물은 예전에 없던 것이고 . . .

 

 

 

 

아, 탑원을 만들었다더니 그런데 아직 완공이 안 된 것인가? 가운데 불상인 것 같은데 왜 파란 비닐을 그대로 씌워뒀지?

 

간다라 지역 사원 유구 가운데 가장 잘 남아있는 탁트히바히 사원의 주 탑원을 본떠서 조성한 탑원으로 작은 공간들은 가운데 중앙탑을 바라보며 승려가 수행하던 작은 굴이라고 하는데 마라낱나존자의 출생지인 간다라사원 양식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한다.

 

 

 

 

 

 

 

 

 

어흥 ~ 소리가 나던 호랑이

호랑이 굴

일주문

영광 산림 박물관, 새로 만들어 놓았는데 관람은 그다지 많이 안 하는 것 같았다.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던데 . . .

 

 

 

 

 

 

 

 

 

영광 연안 김씨 종택

 

 

불갑사를 둘러 보고 영광 터미널에서 6시 30분 센트럴시티 가는 버스를 탔으면 했는데 불갑사에 시내버스가 6시 5분 전에 도착해서 바로 가는 줄 알았더니 6시 10까지 기다렸다가 나간다고 한다. 이런 ~ 잘못하면 6시 30분 버스를 타지 못할 것 같았다. 다음 고속버스는 7시 20분 차인데 조금 늦어 4, 50분 가까이 터미널에서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염치 불구하고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꽃구경 온 사람들이라 일행이 다 있어서인지 차 내 좌석이 여유있는 차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 마침 아가씨 혼자인 차가 나오기에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태워줬는데 농협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불갑사 꽃무릇 축제 행사 일을 보고 퇴근하는 길이라며 터미널까지 태워줘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 롯데리아 가서 요기도 하고 여유있게 6시 30분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런 경우 도움을 자주 받는 편인데 그 분들 덕분에 조금이라도 덜 고생하며 여행을 다닐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복 받으실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