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양 후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극락암에서 오신 정오(正悟)스님과 함께, 서울에서 용천사 큰스님을 보필하고 계신 분께서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인연도 쉽지 않다고 하시며 사진을 찍어주셨다. 스님, 극락암에 들리겠다고 했는데 언제 가뵐 수 있겠지요. 한 번은 꼭 찾아 뵙겠습니다.
자, 이곳에서 연실봉으로 출발 ~
돌무덤에 노란 꽃이 보이네. 뭘까? 하고 가보니까 금불초였다.
금불초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산과 들의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라며, 반그늘 혹은 양지식물이다. 꽃은 다른 국화류와는 달리 꽃잎이 좁고 길게 나와 있는 것이 특징이고 어린순은 식용, 꽃은 약용으로 쓰인다.
물봉선
연실봉 방향으로 슬슬 경사가 높아지더니 헥헥거리며 올라가게 하는 산길
이 산 속에 맥문동이 꽃이 피었네.
그렇게 헥헥거리며 올라오니까 쉼터가 나온다. 에효 ~ 숨 한 번 돌리고 . . .
오른쪽 아래 길로 간다. 평지에 가까운 오솔길
쉼터도 있지만, 초행이라 길이 어떠한지 모르니 가던 발걸음을 재촉하고 . . .
구수재 방향으로 잘 찾아가면 연실봉까지는 쉽게 갈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정표가 잘 되어서 있어서 헤맬 염려는 없었다.
용천사에서 먼저 출발을 했는데 사진 찍으며 구경하며 가다보니 어느 새 스님께서 따라잡으셨네. 그래서 연실봉까지 스님과 함께 오신 젊은 처사님과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 먼저 가시다가 내가 안 보이면 뒤돌아 보고 기다리셨다가 내가 보이면 다시 발걸음을 옮기시곤 하셨다.
선택의 귀로에 서다. 스님께서 운동화를 신으셔서 안전한 길로 갈까, 위험한 길로 갈까 고민하시다가 모험을 하자시며 위험한 길로 오르셨다. 여행 출발 전에 검색해 보니까 지도에도 위험한 구간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어 얼마나 위험하기에 지도에까지 표시가 되어있을까 궁금했는데 암릉 구간이라서 그렇지 산행하는 사람에게는 위험해서 돌아가야 하는 길은 아니었다. 출발 전에는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북한산만 하랴, 했다.
위험한 길로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는 곳이 나왔다. 역시 멋진 풍경은 힘들게 보여주는 게 산이지.
계속 암릉 구간으로 올라간다. 그래도 갈만 하다. ㅎㅎㅎ
며느리밥풀꽃, 힘들게 살다가 요절한 며느님께서 어찌 꽃이 되어서도 이 험한 곳에서 사시는가.
이 바위 뒤로 돌아가면 다시 암릉을 오르면 또 다시 시야가 확 트인 곳이 나온다. 간간히 이런 풍경을 보여줘야 힘이 나지.
이 높은 곳에 닭의장풀이 무리지어 피어있네.
아이고 ~ 길이 고약하다.
그래도 이렇게 한 번씩 넓은 세상을 보여주면 힘들다는 생각이 싹 가신다. ㅎㅎㅎ
위 사진의 지나온 바위가 어느 새 발 아래 있다.
암릉길을 찍었더니 햇살이 오색 우산을 만들었네. 예쁘다.
암릉 구간을 스님께서 먼저 올라와 쉬고 계셨다. 전 날 집에서 가져온 얼음 커피가 아직도 시원해서 스님과 처사님과 조금씩 나눠 먹었다.
다시 연실봉으로 출발 ~
연실봉으로 오르는 계단
도리천의 연화대 오르는 계단, 도리천은 불교의 우주관에서 볼 때 세계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의 꼭대기에 있다. 모양은 사각형을 이루고 네 모서리에는 각각 봉우리가 있으며, 중앙에는 선견천이라는 궁전이 있다. 선견천 안에는 제석천이 머무르면서 사방 32성의 신들을 지배한다. 사방 8성씩의 32성에 선견천을 더한 이
천상계를 33천이라고도 하는데, 33천을 도리천이라고 하는 까닭은 33을 인도말로 음역하였기 때문이다. 이 33천은 한 달 중 6재일(8,14,15, 23, 29,30일)마다 성 밖에 있는 선법당에 모여서 법에 맞고, 법 답지 않은 일을 평론하게 된다.
이 때 지상에 있는 중생들의 선행과 악행을 다루게 된다 하여, 신라시대 이후 불교신도들은 6재일에 계율을 청정하게 하고 1일1식을 지키고 있다. 이곳의 신들은 남녀의 구별이 있고 음욕을 끊지 못한 상태이지만 음욕이 오래 계속되지는 않으며, 번뇌도 인간들처럼 복잡하고 심각하지 않은 것이 특색이다. 수명은 1천 세이고 이 하늘의 하루 낮 하루 밤은 인간의 백 년에 해당되며, 처음 태어난 아기는 인간의 6세 된 아이와 같으며 저절로 의복이 입혀진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 이 땅에 도리천이 있음을 밝힌 최초의 인물은 신라의 선덕여왕이다. 선덕여왕은 병이 없을 때 신하들에게 “내가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에 죽을 것이니, 나를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하였다. 그곳을 알지 못한 신하들이 어디인지를 묻자 ‘낭산(狼山)의 남쪽 봉우리’라고 하였다. 선덕여왕이 죽자 그곳에 장사 지냈는데, 10여 년이 지나자 문무왕이 사천왕사를 왕릉 남쪽에 창건하였으므로 선덕여왕의 영성에 탄복하였다고 한다. 즉, 신라인들은 당시 도읍의 중심지였던 낭산을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으로 변화시켜서 신라의 서라벌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한 것이다.
또, 경주의 금강산백률사에는 영험 있는 대비상이 있었는데, 이 부처님이 도리천에 올라갔다가 법당에 들어갈 때 남겼다는 발자국이 법당 앞의 돌 위에 남아 있다고 한다. 신라의 보천이 오대산 신성굴에서 수도할 때는 도리천의 신들이 하루에 세번씩 설법을 듣기 위해서 왔다고 한다. 특히, 도리천의 왕인 제석천은 원래 고대 인도의 천신 중에서 가장 강력한 신으로 등장하였던 인드라신으로서, 부처의 감화를 입어 정법을 수호하고 부처와 그 제자를 옹호하는 강력한 존재로 성격이 변화되었으며, 현실세계인 사바세계를 다스리는 천왕으로 지적되고 있다.
드디어 연화봉이다. 야호 ~
사람 없을 때 얼른 연실봉 정상석 사진 찍고, 연실봉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사람이 있어 처사님께서 사주셔서 먹었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지만, 가끔 산에서 팔 때 사먹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가 방향 위치를 설명해주셨는데 사진 정리를 늦게 하다보니 잊어버렸다. ㅎㅎㅎ
어라? 맨 앞에 있는 저수지 위에 뭐가 있네. 하고 당겨보니 불갑사였다. 아, 이쪽 방향이 영광 쪽이구나.
앞에 긴 삼각형으로 보이는 저수지가 불갑지
불갑지와 불갑사
연실봉에서 인증 샷!!
9시에 용천사에서 출발했는데 연실봉까지 2.3km 2시간 걸렸으니 생각보다 빨리 올라온 것 같다.
스님께서 먼저 하산하시고 나는 조금 더 머물다 내려간다. 그림자야 우리도 내려가자.
이 계단이 108 계단이었어?
해불암 쪽으로 내려가는데 길이 너덜너덜하고 불갑지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해물암 방향으로 . . .
산박하
이삭여귀
해불암
물봉선이 군락으로 피어있는데 꽃이 참 깨끗하니 예쁘다.
흰고마리
괭이밥
해불암에서 조금 내려가니까 감로수와 쉼터가 있었다. 쉼터에는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어서 사진은 안 찍고 그냥 내려왔다.
동백골로 내려오는 길은 너덜 지역이지만, 돌틈에서 꽃을 피운 꽃무릇 풍경이 장관이었다. 그래서 해물암 쪽으로 내려가라 했나보다.
꽃이 무리지어 핀다고 해서 꽃무릇이라 했다더니 정말 무리지어 피어있다. ㅎㅎㅎ
바위 뒤에 숨어서도 피고 . . .
쓰러지 나무 뿌리에서도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운 녀석도 있다.
오래된 동백나무가 많다는데 동백꽃 필 때가 언제 쯤일까?
아이고 ~ 이 녀석은 나무 사이에다 자리 잡고는 저도 봐달라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네.
너덜 길을 내려오느라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거의 다 내려온 것 같다.
등골나물? 잎이 약간 다른 것 같은데 . . .
며느리밥풀 속에서도 꽃대가 올라와 피었네.
불갑지 앞에 도착했다. 이제 산행 끝 ~
'나 홀로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족 얼이 깃든 장충단 공원 (0) | 2015.09.23 |
---|---|
영광 불갑사의 꽃무릇 (0) | 2015.09.17 |
지금 용천사에는 꽃무릇이 (0) | 2015.09.16 |
함평 꽃무릇 공원 (0) | 2015.09.16 |
전라남도 함평 향교 (0) | 2015.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