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와 전주 여행을 다녀온 후, 평택아이 면회를 가려고 다시 전주로 향했다. 짱구 친구지만, 좋은 곳이 아니니 같이 가자고 하지 않고 늘 혼자 다녀오곤 한다. 천안쯤 지날 무렵 해가 뜨려 하늘이 붉어지고 있는데 안개가 자욱해 붉게 떠오르는 해는 볼 수 없었다.
오송역에 다다르기 전 풍경
익산을 지나고 있다. 곧 전주에 도착하겠지?
안개 속에 보이는 산이 초록바다에 떠 있는 섬같다는 생각이 . . .
드디어 전주역에 도착을 했다. 먼저 평택아이 면회를 하고 숲정이 성지로 간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에 종교 차원을 떠나서 순교 성지를 찾아가곤 한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관광으로 절 구경을 하러 가는 사람도 있듯이 . . .
전주 여행을 할 때는 전주 한옥마을, 전동성당을 중심으로 이동을 하면 버스 노선이 좋지 않을 때도 조금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경우도 있지만, 교통이 편리하다. 그래서 한옥마을로 와서 119번 버스를 타고 어은골에 내려 숲정이 성지를 찾아간다. 어은골에서 내리면 숲정이 성지까지 불과 150m 지점에 있다고 했는데 이정표도 보이지 않아 운동 나온 아짐들에게 물어보니 한참 내려가야 있다며 위치를 가르쳐준다.
전주천 산책로
어라? 흰 두루미가 있네.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얘, 너도 혼자 왔니?
숲정이 성지를 찾아 가는 길에 어느 집의 담장 너머로 석류가 보이는데 어째 상태가 좀 안 좋다. 약을 안줘서 그런가?
애기범부채
아, 그런데 그 아짐들이 가르쳐준 곳은 숲정이 성지가 아니라 숲정이 성당이었다는 것, 이왕 왔으니 성당을 둘러 보려했지만, 공사 중이라 발 딛을 틈도 없이 복잡하여 아저씨들 일하는데 방해될까 마리아상 한 컷만 찍고 되돌아 나왔다. 나오면서 성당 일을 보시는 분께 여쭈어 보니 지도까지 챙겨 주시며 자세히 알려주셔서 초록바위 성지도 여쭈어 보고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간다.
배롱나무
에구 ~ 너는 어쩌다 옥상 난간에 있는 거니? 너 가족이 그곳에 올려 놓았니? 왠지 슬퍼 보여 자꾸 시선이 가고 발걸음이 자꾸 멈추려 한다.
조롱박
오잉? 얘는 대문 옆 담장에서 뭐하나? 오는 사람 가는 사람 구경하는 겨? 목에 방울이 달린 것을 보니 이 집에서 기르는 냥이인가 보다.
능소화
측백나무, 가을에 갈색으로 변해 꽃이 피듯이 열매가 벌어진다.
숲정이 성지 담장
숲정이는 성지는 조선시대에 군사훈련 지휘소 장대가 있던 곳으로 숲이 우거졌다 하여 ‘숲정이’ 또는 ‘숲머리’라 불렀고, 외지고 한적하여 중죄인의 처형장으로 이용되었는데,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로 이순이와 그의 가족이 사교를 신봉하였다 하여 이곳에서 참수를 당하였다. 이후 박해 때마다 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처형되었다. 1839년(헌종 5년)에는 북경을 왕래하면서 신부영입운동을 벌였던 신대보가 5인의 교인과 함께 처형되었고, 1866년(고종 3년)에도 조화서, 조윤호, 이명서, 정원지, 정문호, 손선지, 한원서 등 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순교하였다. 그래서 천주교인들은 1935년에 이곳에 기념비를 세워 그들의 넋을 기리는 한편, 1960년에는 해성학교를 세웠는데, 이 학교가 현재의 해성중·고등학교이다. 숲정이 성지는 유항검이 처형된 풍남문 밖의 전동성당, 유항검과 그 가족이 묻힌 치명자산과 함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이다.
윤호관
지난 해 치명자산 성지에 갔을 때 이 분들의 묘역을 보고 왔는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친히 시복을 허가해 주셨다니 천주교인들에겐 영광
제 1처 예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심을 묵상합니다.
제 2처 예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니다.
제 3처 예수께서 기력이 떨어지심을 묵상합니다.
제 4처 예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니다.
제 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를 짐을 묵상합니다.
제 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니다.
제 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 넘어지심을 묵상합니다.
제 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니다.
제 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니다.
제 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을 당하심을 묵상합니다.
제 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니다.
제 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니다.
제 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니다.
제 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니다.
무당거미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순교자의 넋이 깃든 성지를 가게 되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가슴이 아리다. 시대를 잘못 만난 탓으로 비참한 말로를 겪게 되었지만, 그들의 믿음과 절개가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되어 지금의 우리가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이 땅에서 치명자가 되신 모든 분의 명복을 빌며 이제 전주천을 따라 초록바위 성지를 찾아간다.'나 홀로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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