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댁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무섬마을로 간다.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이 큰 바위산(?)은 이모댁으로 들어가는 골목 초입에 있는 바위인데 볼 때마다 특이해서 올려다 보며 지나가게 된다. 이 부근 지도를 보면 구성 공원이라고 되어있는데 이 바위도 구성 공원에 속하나?
영주 시내버스 터미널로 가는 길에 있는 벽화
9시 50분 버스를 타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오후 2시 버스를 타고 나왔다.
버스는 수도교를 건너까지 들어가지만, 다리 건너편에서 무섬 마을을 보기 위해 우린 다리 앞에서 내려 걸어서 건너갔다.
수도교에서 바라 본 내성천 하류
내성천 상류, 멀리 외나무 다리가 보인다. 무섬 마을의 명물이 된 외나무 다리는 수도교가 생기기 전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하였는데 길이가 150m에 이르고, 폭은 30㎝인 다리로 장마철에는 떠내려가서 해마다 새로 만들곤 했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을 위해 상시 설치 되어있다.
영주 무섬마을은 조선 중기 17세기 중반 입향 시조인 박수(朴燧)와 김대(金臺)가 들어와 자리를 잡은 이래 반남박씨와 선성김씨의 집성촌으로써 유서 깊은 전통마을이다. 또 일제 강점기에 뜻있는 주민들에 의해 건립된 아도서숙은 항일운동의 지역 구심체 역할을 한 곳으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의 우리말 이름으로 삼면이 내성천과 접해있는 전형적인 물도리 마을로 마을 앞을 돌아나가는 내성천은 맑고 잔잔하며 산과 물이 태극 모양으로 서로 안고 휘감아 돌아 산수의 경치가 절경을 이룬다. 마을 내에는 해우당고택과 만죽재고택 등을 비롯하여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춘 口자형 가옥, 까치구멍집, 겹집, 남부지방 민가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와 양식을 갖춘 가옥이 있어 전통주거민속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수도교를 건너면 바로 앞에 이 큰 나무가 있는데 큰 가지 하나가 잘려있네. 왜 그랬을까? 나무야, 무슨 일을 겪은 거니?
큰 나무 뒤로 보이는 정자, 전에 왔을 때 차대접을 받았던 박씨 아저씨 문중에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먼저 정자에 올라가 마을을 둘러 보자.
담장 너머로 고개 내민 황매화
넝쿨 채 굴러들어온 호박?
정자로 가는 길에 있는 초가, 백일홍이 화사하게 눈인사 한다.
채송화도 한 가족이 무리지어 피어있네. 대부분이 여러 색의 꽃이 모여 피어있는데 . . .
정자로 들어가는 문
정자에서 내려다 본 마을
해우당 고택
얼레? 팔자 좋은 냥이 녀석이 그늘에 널부러져 있네. 인기척에 잠시 고개를 들고 쳐다 보더니 "걍 지나가슈 ~ " 하듯 다시 눕는다. ㅎㅎㅎ
햇볕이 따가워 대충 마을을 둘러 본다. 1666년(헌종7년)에 지은 무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 만죽재가 있고 무섬마을의 대표적인 부잣집 가옥인 김위진 가옥(문화재 자료 제360호), 담장없이 지어진 김정규 가옥(문화재 자료 제 362호), 실학자 박규수의 글씨가 남아 있는 박재연 고택이 있다.
부용화
수세미
마을 반을 둘러 보고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서 쉬면서 모처럼 짱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평소에 잘 하지 않던 말도 하고 궁금했던 것도 서로 물어 보고 모처럼 좋은 시간이 된 것 같아 뿌듯 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질까? 마음으로 소망해 본다.
벤치에 앉아서 보면 건너편에 작은 집이 보이는데 예전에 왔을 때 가보았던 집으로, 길이 제대로 정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수풀을 헤치고 어렵사리 찾아갔던 기억이 새롭다. 차대접을 받았던 박씨 아저씨 댁의 소유 건물로 조선시대 이후 근대에 지어진 건물이라 문화재 등록에서 제외 되었다고 한다. 아쉽게 폐가로 되어있어 안타까웠고 수리를 해서 관광객에게 건너편에서 무섬 마을을 볼 수 있는 포토존으로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었던 곳이다.
한참을 쉬며 얘기 나누다가 이제 나머지 마을도 둘러 보러 자리를 떴다.
섬계고택
박천립 가옥
만죽재 고택
마을 끝에 작은 외나무 다리가 만들어져 있네. 이 다리로 건너가 기존 있던 긴 다리로 건너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 관계 상 그냥 지나쳤더니 짱구가 가보고 싶으면 건너 가자고 했지만 패스 ~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 할 걸 후회가 된다. ㅎㅎㅎ
자, 이제 우리도 외나무 다리를 건너 볼까나? 예전에 혼자 왔을 때 어떤 초딩이 가족과 맞닥트렸는데 그 부모는 우리가 비켜줘야 된다고 했지만, 그 초딩이는 싫다고 버텨서 그럼 내가 가위 바위 보로 정하자고 제안을 했더니 그 초딩이 좋다고 해서 가위 바위 보를 했다. 그런데 결과는 내가 이겨서 그 가족이 비켜줘야 했는데 아마 그 초딩이 무섬 마을을 생각하면 나한테 진 것이 두고 두고 여행의 추억으로 남게 되았으리라. ㅎㅎㅎ
건너오는 짱구 사진을 찍으려고 서둘렀는데 이런 ~ 너무 가까이 와 버렸네.
다시 되돌아 건너가는 짱구, 나도 발리 딸라 건너야지.
엄마 사진 찍겠다며 멈춰 서 있는 짱구를 나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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