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비구니 스님의 정갈한 대성사

智美 아줌마 2015. 5. 10. 12:41

 

북한산 숲 체험장을 찾으러 갔다가 들린 대성사, 대한 불교 조계종 산하의 절이라는 것을 보고 올라가 보았는데 전각은 대웅전 뿐이지만, 비구니 스님들께서 계신 절이라 그런지 정갈하니 예쁘게 가꾸어진  아담한 절집이었다. 그리고 점심 공양을 준비하시던 공양주께서 나를 보시고는 점심 공양 드시러 오신 스님께 어떤 보살께서 절을 둘러보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으시고는 손수 나오셔서 점심 공양을 하라고 권하셨다.

 

많은 절을 찾아다녔지만, 스님께서 손수 나오셔서 공양을 받고 가라고 한 절은 이곳이 처음이지 아닐까 싶다. 그런 품성을 가진 스님이 계셔서인지 공부 중에 계신 비구니 스님도 열 분이나 계시고 신도들도 의외로 많은 것 같았는데 대성사 다녀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편안한 절집이라고 평을 하였다. 정말 내 느낌으로도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을 절집 중에 한 곳이다.

 

 

 

어라? 절집이 꼭 가정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개 일주문이 있고 사천왕문이 있는 큰 절을 많이 다니다 보니 일주문이나 사천왕문이 없이 여염집 대문같은 문이 있고 정면엔 콘크리트 건물인 요사채가 보여서 조금은 어리둥절 했는데 막상 들어가 둘러 보니까 느낌이 참 좋았다.

 

 

 

기와에 그려진 그림이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하고 미소짓게 한다.

연등 사이로 미륵불이 보이고 바닥에 연등 그림자가 돌을 깔아 놓은 듯 이채롭다.

대웅전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하고 지장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불로 모셔져 있다.

지장보살(좌), 석가모니불(중), 보현보살(우)

 

 

 

 

세열단풍, 수백년 전에 일본에서 관상용으로 일본 야생에서 자라는 일본왕단풍을 품종 개량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일본에서 도입한 것을 식재한다. 세열단풍 옆으로 난 계단 길로 올라가면 산신각이 있다고 해서 올라가 본다. 초입엔 길이 가팔라서 겨울에는 올라다니기 어려울 듯.

 

 

 

 

산신각이라고 해서 전각으로 지어진 곳인가 했더니 바위에 산신을 모셔 놓은 곳이었다. 불사를 일으키시면서 이곳에 와서 기도를 많이 하셨다고 스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바위 속을 깎은 곳에 산왕대신山王大神이라는 현판이 들어있다.

 

 

 

산신각에서 내려오면서 본 대성사 전경

 

 

오른쪽 요사채 건물 바닥에 흰색 매발톱이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직접 씨를 받아다 심으셨다고 하시며 기대 이상으로 싹이 많이 올라와서 꽃을 피워서 정말 기쁘셨다고 하신다. 꽃들도 스님의 마음을 헤아려 잘 자라 주었는지도 모른다.

 

대성사 장독대

 

공양실 옆 건물에 있는 벽화

 

요사채 뒤에는 철쭉과 돌단풍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수락산 석림사가 떠올랐다.

 

아, 정말 예쁘다. 둘러 보는 내내 마음이 즐겁다. 다른 계절의 풍경은 어떠할까?

 

올라가는 길이 있어 가보니까 텃밭이 있었다. 아, 아까 스님께서 텃밭에서 키운 쌈하고 점심 공양을 먹으라 하시더니 이곳에서 키우시나 보다 .

텃밭

요사채 현관 앞에 잇는 화분들

 

이제 절집 구경을 다 했으니 숲 체험장을 찾으러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