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설악산 국제 트레킹 대회 참석 차 속초로 미리 들어가 있을 예정이다.
조금 무리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5km, 10km, 20km 구간 중에 20km 구간을 신청했다.
해마다 설악산 트레킹 대회를 개최하는데 비법정 탐방로 구간인 달마봉을 거치는 코스로 진행하였는데
늘 어찌하다 보니 시기를 놓치게 되어 올해는 기필코 참석하리라 다짐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달마봉이 무분별한 사람들로 인해 훼손이 많이 되어
올해 코스에서는 빠져있는 게 아닌가.
이런 ~ 뭐냐? 어떤 미친 인간들이 가지 말라는 데를 왜 가서는 갔으면 곱게 다녀올 일이지
처먹고 쓰레기는 왜 던져 놓고 오고 바위, 나무 틈에 짱 박아 놓고 오는 거야?
들어가지 말라는 곳을 왜 기어들어 가서 불까지 내서 생채기를 남기느냐고?
에이 ~ 산신령님은 그런 인간들 벌 안 주시고 뭐 하시나?
산 중에서 다치면 119 아저씨들과 국립공원 직원들이 고생하니까
그런 인간들은 산 다 내려와서 발목이라도 삐끗하게 해서 산에 못 오게 하시지.
산에 갈 때마다 꼴불견을 보고 오는지라 잠시 열 받아 모진 소리 했다. ㅎㅎㅎ
요즘 메르슨지 뭔지 때문에 여행 일정 다 취소하고 방콕하고 있으려니 씁쓸한 기분이다.
게다가 눈도 이상이 있어 전과 같이 자유롭게 산행하기에 조심스럽고 해서
가끔 둘레길을 걷는 것으로 만족하며 지내는데
곧 다가올 설악산 국제 트레킹 대회 참여 하려면 몸풀기를 좀 해야 할 것 같기에
둘레길을 돌고 있는데 그래서 지난번 둘레길 구간을 이어서 가기로 했다.
국민대학교 옆, 북악 탐방 지킴터에서 정릉 방향으로 다녀온지라
이번에는 평창동 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아, 그런데 국민대학교 앞에 도착해서 등산로 쪽으로 가는데
가뭄에 시들어 타들어 가는 나무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한 달 전에 이곳을 왔을 때도 생생하게 꽃을 피우던 나무들이
잎이 시들어 바싹 타들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너무 가물어서 특히 중부 이북 지방으로는 더 심하다고 난린데
이렇게 작은 나무들이 버티지 못하고 말라 죽어가고 있는 현실 앞에
내 능력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일이니 산행 초반에는 우울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번에 반 걸었던 5구간 명상길을 마저 걷고 6구간 평창 마을 길을 걷는다.
6구간 평창 마을 길은 이름 그대로 주택가를 걷게 되는데
기상청 관측이래 6월의 기온으로는 최고의 기온인 34.9도의 날씨에 주택가를 걷는 건
정말 이글이글 내 몸을 햇빛이 굽는 것처럼 뜨거웠다.
늘 지나만 다녔던 평창동
북한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평창동 집들을 보며 저렇게 높은 곳에서 어떻게 살지? 했다.
예전엔 차도에서 올려다 보면 드문드문 집들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한 집, 두 집 들어서더니 지금은 빈터가 없을 정도로 집이 가득 차 있다.
평창동 마을 길은 그렇게 높은 지대에 있는 주택가를 돌게 되는데
눈을 씻고 봐도 편의점이나 가게는 찾아볼 수도 없어서 앞으로 갈 계획이 있는 사람은
그늘 없는 주택가를 걷게 되니까 얼음 물이나 음료수는 꼭 챙겨 가야 한다.
그런데 평창동 마을 길에는 참 예쁜 집들이 많다.
건물도 특이하게 지은 집들이 많지만,
지나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문 앞에 꽃을 심어 놓은 집이 많았고
또 담장을 낮게 해서 집 안의 예쁜 풍경을 볼 수 있게 해 놓은 집도 있었다.
저렇게 좋은 집에는 누가 살까?
우리네는 30평 아파트만 살아도 넓다, 50평 아파트만 살아도 부자라고 하는데
아마 우리한테 와서 거저 살라 해도 유지비, 관리비 때문에라도 못 살 거다. ㅎㅎㅎ
흔히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지만, 난 공평하다는 생각을 않고 산다.
왜? 이러한 현실 앞에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게 잘못된 생각이지 않을까?
어찌 되었든 현실은 현실이니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왜? 부러우면 지는 거니까.
우리에게도 나름 저 사람들에게 없는 행복이 있을 거라고 위안으로 삼는다.
오늘 북한산 둘레길 6구간 평창 마을 길을 걸으면 부잣집 구경 실컷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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