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북한산 정릉 형제봉~일선사

智美 아줌마 2015. 5. 1. 14:00

 

봄꽃들이 피고 지고 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보고자 오늘은 북한산 정릉 코스를 타기로 했다. 마음은 대성문으로 해서 대동문을 찍고 소귀천이나 진달래 능선으로 하산하고 싶었는데 이 거북이가 무리한 욕심을 부린 것이라고 여실히 들어난 산행이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겨우 그 정도를? 하겠지만, 야생화 찾으면서 사진 찍으며 게다가 워낙 저질 체력이라 스피드 면에서는 느린데다가 궂이 산행을 하면서 예쁜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기에 늘 살방살방 내 페이스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산행을 한다.

 

정릉 탐방소에 10시 조금 넘어 도착을 한 것 같다. 내 욕심대로 산행을 하려면 좀 더 일찍 왔어야 하는데, 늦은 것 같아서 일선사에서 영추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고 출발한다. 그리고 형제봉 코스는 초행이라 등산로가 어떠한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정릉 탐방센터, 절마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 다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어찌 보러오지 않겠는가?  요즘엔 철쭉도 품종 개량이 많이 되어 꽃이 다양하고 더 화려하다.

 

보국문 코스는 가봤기에 이번엔 신성천, 형제봉 쩍으로 올라간다. 자연 관찰로가 만들어져 길이 착하다.

입구엔 노란 애기똥풀과 황매화가  반겨주고 . . .

줄딸기도 무리지어 피어있다. 이 코스엔 줄딸기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 같다.  올라가면서 여러 군락지를 보게 된다.

돌무덤도 있고, 이 돌들을 어디에서 가져다 놓은 걸까?

축대가 쌓인 곳인데 계단과 작은 단상같은 것이 있어 예전에 이곳에 뭐가 있었을까? 북한산에는 절이 많았다는데 혹시 절터의 흔적?

분홍색 복사꽃 꽃잎이 떨어지니 붉은 꽃술이 열매 맺을 준비를 하고 있고 복숭아 꽃보다 왠지 복사꽃이 더 친근감이 든다,

 

 

어라? 넓은 터가 나왔는데 통나무 집이 있네. 용도가 뭘까? 아이들 소풍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통나무 안을 들여다 보니까 거미줄이 있어 그다지 쾌적하지는 않아서 들어가 놀만한 곳은 못 되는 것 같다. 산속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

 

 

 

애기나리, 애기나리도 무리지어 많이 피어있다.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땅속줄기가 발달하여 빠르게 증식을 한다.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서 봄철에 어린 싹을 나물로 먹는다고 하는데 나물로 먹겠다고 다 따가면 이렇게 귀엽고 앙증맞은 꽃은 볼 수 없지 않는가.

 

대개 애기나리는 한 개에 줄기에 한 개의 꽃이 피지만, 가끔 이렇게 쌍둥이 꽃이 피는 것도 있다.

 

 

쉬엄쉬엄 꽃을 살피며 오르다 보니 또 넓은 터가 나오고 약수터도 있다. 이곳에 샘이? 하고 가보니까 이정표에서 본 신성천이었다.

 

신성천을 보고 다시 올라간다. 길이 참 좋다. 궂이 산행을 하겠다고 하지 않아도 산책삼아 이 코스로 잠시 올랐다 내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흔히 우리가 산철쭉이라고 하지만, 이 아이들이 진짜 철쭉이고 색이 화려하고 다양한 철쭉이 진짜 산철쭉이라고 하는데 우리 마음대로 이 아이들의 이름을 바꿔 부르고 있다는 것. 철쭉은 대개 분홍색인데 이 아이들은 흰색에 가까운 연한색 꽃을 피우고 있다.

 

형제봉을 내가 밟고 있는 것이구나. 그럼 나는 대성문 쪽으로 . . .

 

북악터널 쪽으로 내려가신다는 부부, 다음에는 나도 북악탐방센터에서 형제봉을 오르는 코스를 타봐야겠다. 큰형, 작은 형 봉우리가 있다는데 큰 형제봉의 높이는 해발 463m, 작은 형제봉의 높이는 해발 461m라고 하는데 작은 형제봉의 전망이 더 좋다고 한다.

 

 

길을 만드느라 일부러 골을 판 것인지 아니면 사람의 발에 훼손이 되어 깊게 파였는지는 모르지만 골이 깊게 파여 꼭 봅슬레이 경기장 같다.

붉은 병꽃, 병꽃이 피기 시작하면 철쭉은 지기 시작하는데 . . .

위로 올라갈 수록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아마 올 봄에는오늘 철쭉을 보는 게 마지막이지 아닐까? 마음껏 볼테니까 내년에 또 보자.

 

 

대성문 2.3km 지점

와 ~ 가파른 흙길이다. 위에 아저씨도 줄을 잡고 내려온다. 길이 많이 훼손된 것 같다.

아야 ~ 아파. 내 꽃잎 갈아 먹지마. 잉잉 어떤 녀석이 꽃잎을 갈아 먹었네. 떼찌 . . .

팥배나무

너덜 길을 조금 올라가니까 아래와 같이 넓고 평평한 곳이 나온다. 떼로 몰려다니는 산악회 사람들 쉬어갈만한 곳이다.

 

 

어라? 거북이가 앉아 있네. 내 눈에만 그리 보일 수도 . . .

거북이 바위 위로 올라가니까 나무 사이로 보현봉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 일선사가 보현봉 자락에 있다.

나뭇가지가 물결 춤을 추는 듯 . . .

 

 

 

와 ~ 저 위에 사람들이? 나도 올라가야지. 그런데 중간에 길이 안 보이네. 바위를 기어 올라가야 하나?

아래서 보이는 바위 뒤에 길이 숨어 있었다.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사람들 있는 곳에 오르니까 탁 트여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본현봉과 대성문이 있는 봉우리도 보이고 . . .

 

 

 

 

 

팥배나무

 

아직도 갈길이 멀다. 보현봉 아래 일선사가 보인다.  왜 저렇게 높은데 있는 겨? ㅎㅎㅎ

 

내려오는 산객께 부탁해서 인증 샷!! 아저씨 무서워요. 빨리 찍어주세요. 뒤는 깊지 않은 벼랑 . . .

 

 

대성문 1.3km 지점

 

형제봉 코스에는 이렇게 넓은 터가 여러 곳 있다.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 . . .

그러다 다시 계단 길이 나와서 헉헉 올라간다.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하지만 곧 질 것 같다는 생각 . . .

 

에궁 ~ 바위가 쓰러질까 나뭇가지를 받쳐 놓았네. 지나가는 산개들에게 작은 웃음을 준다.

 

 

보현봉이 제법 가까이에 보인다. 바로 아래여서인지 일선사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고 . . .

 

일선사 400m , 대성문 1km 지점

 

아, 드디어 연등이 보인다. 일선사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 아니겠어? 야호 ~ 빨리 가자.

 일선사 가는 길

어라? 천막이? 설마 절터? 한쪽에 포대화상이 모셔져 있네.

 

포대화상은 중국 오대시대 후량의 고승으로 성씨와 이름의 출처를 알 수 없다. 단지 스스로 계차로 일컬었고, 호는 장정자이다. 세간에는 미륵보살의 화신으로 알려졌다. 몸은 비만하고 긴 눈썹에 배가 불룩 튀어나왔다. 일정한 거처가 없고, 항상 긴 막대기에 포대 하나를 걸치고 다니며 동냥을 하고, 어떤 때에는 어려운 중생을 돌봐주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길흉 화복이나, 날씨 등을 미리 말하여 맞지 않는 일이 없었다 한다. 중국 민간에서는 혜비수, 대흑천, 비사문천, 수노인, 복록수, 변재천과 더불어 ‘칠복신’으로 받들어진다

 

 

 

보현봉 산자락에 폭 싸여있는 일선사. 일선사는 신라 도선국사가 창건했고, 고려 때 탄현선사가 중창하고, 무학대사, 함허득통도 거쳐 갔다 한다. 근년에는 고은 시인이 환속하기 전 이곳에서 수행, 주지로 머물렀다고 하는데 그때 자신의 법명 일초(一超)와 도선(道詵)국사의 법명에서 한 자씩 뽑아 일선사(一詵寺)라 했다 한다. 지금은 한자가 禪으로 바뀌었다. 창건 당시에는 이곳으로부터 300m 서쪽 보현봉 아래에 보현사로 창건되었다 한다. 지금은 휴식년으로 방문할 수 없으며 일선사도 바로 옆에 있는 보현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지금 보현굴도 출입 금지되어 있다.

 

대웅전

 

석가모니불과 문수보살, 보현보살이 협시불로 모셔져 있다.

신중탱

약사전

약사여래상과 철조여래좌상, 금동 관음보살좌상의 삼존불상을 모셔져 있고 . . . 

약사전 독성 탱

약사전 신신 탱과 칠성 탱

일선사에서 본 형제봉

일선사를 둘러 봤으니 이제 영추사로 내려가자. 일선사 검둥이가 어슬렁 거리며 나를 살피는데 순한 것 같다.

애기말발도리

비옥하고 넓은 땅을 두고 이 녀석들은 이렇게 척박한 바위 틈에 자리 잡고 사는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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