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사 공부도 하고 좋은 공기 마시며 쉬다가 다음은 호남에서 으뜸인 정자 "피향정"을 가려고 한다. 내려가면서 샘골 약수에 왔으니 물맛이라도 보고 가야지 하고 약수터에 가니 마침 어떤 아짐이 물을 받고 있기에 옆에서 기다리며 피향정 가는 길을 물어 보니까 가는 방법을 일어주더니 물 받는 동안 좀 기다리면 자신도 그 방향으로 일을 보러 가니까 근처에서 버스 탈 수 있는 곳에 내려 주겠다고 한다.
물 두 통 받는 거 기다리는 게 대순가? 기다려야지. ㅎㅎㅎ 그렇게 잠시 기다렸다가 같이 타고 가게 되었는데 내려 준 곳에서 버스 기다리다가 자신이 올 때까지 차를 못 타고 있으면 피향정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버스보다 먼저 일을 마치고 버스 정거장에 왔지만 곧 버스가 올 시간이 되어 간다고 그냥 버스 타겠다고 감사 인사하고 보냈다. 그리고 얼마 기다리지 않아 버스가 와서 태인리 피향정으로 갔다.
버스 타고 가면서 기사 아저씨한테 피향정을 간다고 위치를 물으니 버스 내리는 태인 터미널 바로 뒤에 있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돌아 가니까
뭐여? 이 정자 하나뿐이야? 얘가 보물이라고? 하며 둘러보니까 피향정은 안쪽에 있었고 이것은 새로 만들어 놓은 함벽루이다.
전에는 피향정 동북쪽에 상연지도 있었는데 상연지는 매립되고 현재 하연지만 남게 되었고 함벽루는 연이 가득 심어진 하연지에 둘러싸여 있다.
함벽루 전면에 걸린 현판 글씨는 한말의 서예가인 김돈희(1871~1936년)가 쓴 글이다.
하연지의 나무들
하마석
자연을 벗삼아 쉼터로 사용하고자 지은 피향정은 호남지방에서 으뜸가는 정자 건축이다. 통일신라 헌안왕(재위 857∼861) 때 최치원이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지은 시기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 광해군 때 현감 이지굉이 다시 짓고 현종 때 현감 박숭고가 건물을 넓혔으며, 지금 크기로는 숙종 42년(1716) 현감 유근이 넓혀 세웠다고 한다. 그 뒤에도 몇 차례 부분적으로 고쳤는데 단청은 1974년에 다시 칠한 것이다. 1963년 01월 21일 보물 289호로 지정 되었다.
규모는 앞면 5칸·옆면 4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팔작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짜은 구조는 새 부리가 빠져나온 것처럼 꾸민 형태로 간결한 구조를 하고 있다. 건물 4면이 모두 뚫려 있어 사방을 바라볼 수 있고 난간은 짧은 기둥을 조각하여 주변을 촘촘히 두르고 있다. 피향정이란 이름은 동서 양쪽에 파 놓은 상연지와 하연지에 핀 연꽃의 향기가 주위에 가득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건물 안쪽 천장은 지붕 재료가 훤히 보이는 연등천장이지만 천장 일부를 가리기 위해 건물 좌우 사이를 우물천장으로 꾸민 점이 특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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