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금강산에서 설악산을 보다? (신선봉 성인대)

智美 아줌마 2014. 6. 22. 18:54

금강산은 계절마다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 있으니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불교와 도교의 사상이 혼합된 이름으로 불교식으로 금강산은 지달산 또는 열반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금강산에는 법기보살이 상주한다고 하여 금강산 팔만구암자가 흥성해야 우리나라 불교가 흥성 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리고 금강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찰이 전국 31본산의 하나였던 유점사인데 유점사는 민족 항일기에는 31본산 중의 하나였다. 사지에 따르면 원래 이 절은 서기 4년(유리왕 23)에 창건되었다고 하며, 53불의 연기와 관련된 창건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고려 민지의 기문에 따르면, 석가모니가 입적한 뒤 인도 사위성의 사람들은 생전에 부처님을 보지 못한 것을 애통해하다가, 부처님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서 금을 모아 53구의 불상을 조성한 뒤 이를 배에 태우고 바다에 띄우면서 유연국토에 갈 것을 발원하였다.

 

이 배는 신룡에 의하여 바다를 항해하다가 월지국에 닿았는데, 왕이 이 불상들을 공경하여 전당을 짓고 봉안하였으나 원인 모를 불이 나서 전각이 타버렸다. 왕이 다시 전당을 짓고자 하였으나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서 “이곳을 떠날 것이니 수고하지 말라.” 하고 만류하므로 이 53불을 다시 배에 태워 바다에 띄웠다. 이 배는 900년 동안 여러 나라를 떠다니다가 신라의 안창현 포구에 닿았는데 현관 노춘이 나가 보니 불상들은 없고 바닷가의 나뭇잎이 모두 금강산을 향하여 뻗어 있었다.

 

이에 발길을 그쪽으로 돌렸는데, 흰 개가 나타나서 앞장을 서서 따라갔더니 큰 느티나무가 서 있는 못가에 53불이 있었는데 왕이 이 사실을 듣고 찾아가서 그 땅에 절을 짓고 유점사라 하였고 광복 전까지 53불 중 3불이 없어지고 50불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절에는 까마귀가 쪼는 곳을 팠더니 샘물이 솟았다는 창건 설화가 전하는데, 이 전설을 증명하듯 실제로 유점사에는 오탁수라는 샘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6·25전쟁 때 파괴되어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고, 지금은 조선 세조 때 조성된 13층 석탑과 묘향산(평안북도) 보현사로 옮긴 동종이 보존되고 임진왜란 때는 사명당이 이곳에서 승병을 지휘하였다고 한다.

 

 

이제 금강산 공부를 했으니 성인대에 오르자. 전날부터 내리는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초행이라 산길이 어떠한지는 모르지만, 빗방울이 가늘어져 부슬비가 내리기에 점심 공양 시간 전에 돌아올 요량으로 성인대 산행을 하러 나섰다. 한 바퀴 돌아오는데 3.2km, 산세가 험하지 않으니까  넉넉 잡아 3시간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출발하였는데 계산한대로 3시간 정도 걸렸으니 보통 산객들은 2시간이면 될 것 같다.

 

등산로 초입에 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잠시 들려볼 생각에 내려가는데 옹기종기 개별꽃 가족이 무리져 있다.

 

이 계곡 위로 올라가면 옥문 바위가 있고 물줄기는 금강산 신선봉에서 발원하여 장장 30리에 걸쳐 곳곳에 소와 폭포를 이루고 흘러 내려온다고 한다. 비가 오고 있어 바위가 미끄러울 것 같아 위로 많이 올라가지 못하고 보이는 곳까지만 올라갔다가 왼쪽 등산로로 빠졌다.

 

 

 

오른쪽 웅덩이에 무당개구리가 바글바글, 화암사 주변에는 무당개구리가 참 많다. 고추개구리, 비단개구리라고도 하는데 자료를 찾아보니까 강원도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오고 과거에는 일본의 쓰시마 섬에서 서식하였으나 멸종되어 우리나라 제주도는 무당개구리의 남방 한계선이 되기 때문에 제주도의 무당개구리는 생물 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숲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끼류에 촘촘히 어린 바위채송화가 별같이 반짝거리는 것 같다.

숲으로 들어가니까 나무 다리가  나온다.

가파른 산길이지만 흙길이여서 밟는 느낌이 좋다 사부작 사부작 . . .

아직 봉오리지만 우산나물 꽃을 다 보네.  어린 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독초인 삿갓나물과 혼동하기 쉽지만 잎 모양이 다르다.

우산나물 꽃을 보고 다시 올라간다. 계속 오르막이다.

아래 이정표 오른쪽에 있는 바위

능선 길이라 살방살방, 두리번 두리번 행여 예쁜 녀석을 지나치게 될까봐.

아, 이 계단 길 참 좋다 흙을 깎아서 만든 계단이다.  흙이 무너져 내리지 않으니 무슨 흙일까? 찰흙?

싸리 잎같이 생겼는데 뭘까? 잎이 예쁘다. 물방울이 송송

산길을 따라가는데 옆으로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어 나도 가봤더니 중나리가 고운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아, 진짜 예쁘다. 초록의 숲에 빨간 꽃이 정말 너무 예쁘다. 예뻐 . . .

산행 중에 금마타리를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대부분 꽃이 지고 씨를 품어가고 있었다. 몇 년 전 설악산 마등령에 오를 때 처음 봤다.

산림 치유의 길이라고 하더니 대부분 흙길이라 걷기 참 좋다. 정말 힐링이 될 것 같지 않은가?

와 ~ 무슨 잎이 이렇게 빨갈까? 이제 뿌리 내린 어린 묘목인 것 같은데 . . .

정상 부근에 가까워지니까 기암괴석들이 자주 보게 된다. 이 바위는 경사지지만 넓직한데  카메라 랜즈에는 다 담아지지 않는다.

트럭만한 바위들이 모양도 각양각색

 

 

 

 

아직도 더 가야 되는 겨? 2km가 꽤 기네. ㅎㅎㅎ

 

때 늦은 함박꽃 꽃봉오리가 몇 개 달려있다. 얘, 너는 언제 피려고 입을 꼭 다물고 있니?

정말 산길 이름대로 치유의 길이다.

오잉? 원추리잖아? 아직 꽃봉오리네.  혹시 핀 꽃이 있나 두리번 두리번 . . .

많지는 않지만 주변에 원추리가 여기 저기 눈에 띈다. 초록 숲에 노란 꽃이라 눈에 확 들어오는데 행여 어떤 산객이 꺽지는 않겠지?

 

이제 성인대 500m , 이곳에서 신선봉으로 갈 수 있다는데 비탐방 구간으로 전에 밧줄을 매어 놓은 것들도 다 제거해서 위험하다고 접근하지 말라는데 산객들이 몰방하는 경우가 자주 있고 암암리에 많이들 가는 것 같다. 북설악에 포함 되어있는 금강산 일부 봉우리 중에 대간령~마산봉~진부령 구간만 탐방이 가능하고 마등령~미시령~신선봉 구간은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로 출입 금지 구간이다. 나도 북설악 코스 산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북설악이라고는하지만 남한에 있는 금강산 의 일곱 봉우리들이다.

 

 

눈개승마도 대부분 지고 있어 꽃이 예쁘지 않다.

 

깜짝이야, 지나가는데 옆이 푹 꺼진 것이 얼핏 보여서 놀랐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평지같지만  커다란 구덩이인데 안을 들여다 보니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야생 동물들 빠지면 못나오겠다. 얘들아, 빠지지 않게 조심해서 다녀라.

 

드디어 성인대에 도착하였다. 보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하는 풍경인데 안개 숲만 보게 하였다.

 

수바위로 내려가기 전에 울산바위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으로가봤는데 역시나 안개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평지 같이 넓은 터라 가끔 비박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머물기도 한다는데 바람이 장난 아니게 강하게 불어 금강산 이름 값을 한다고 한다.

나무가 동쪽을 향하여 뻗어 있다.  허리 아프겠네.

 

정보를 얻지 않고 왔다면 이곳을 못보고 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곳을 찾는 산객들은 울산바위를 보고자 오고 나야 호기심이 많아 길이 있으면 일단 가보고 되돌아 나오기도 하고 사전 정보 탐색을 하고 오니까 이곳에서 울산바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왔지만 이번엔 비가 와서 다음을 기약하고  헬기장같은 넓은 바위만 살펴보고 왔다.

 

착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돌양지, 넓은 바위 마당에 돌양지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강인한 생명력이다. 바위에 붙어 있어서 그런지 다른 산에서 본 돌양지 보다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다.

저 안개 바다 속에 어떤 풍경들을 감추고 있을까?

 

정말 넓은 바위다. 신선들이 내려와 놀고 갈만하다. 양쪽으로 커다란 바위 마당에 가운데 골이  나있는데 앞쪽의 바위지만 얼마나 넓은지 카메라 랜즈에 다 담기지 않는다. 망원랜즈를 가지고 가고 싶지만 산행할 때는 지금의 카메라는 그리 무겁지 않지만  버거울 때가 있다.

 

건너 바위 마당에는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웅덩이가 여기 저기 여러 개기 있는데 큰 웅덩이에는 무당 개구리들이 바글바글하다.

 

바위와 바위 사이 골에는 왕모래 바닥이다.

웅덩이가 많이 있는 뒷쪽 바위마당

앞쪽 바위로 다시 건너가 성인대 바위로 간다.

 

올라오는 내내 사람 구경이라고는 못했는데 성인대에서 내려 가려고 할 때 두 아짐이 올라와서 찍어 준 사진인데 요즘 내가 살이 찌긴 많이 쪘나보다. 얼굴이 달덩이 같다. 푸석 푸석 해보이는 게 부은 건가? ㅎㅎㅎ

 

성인대 바위

성인대 바위 아래로 내려 가면 . . .

 사람 머리같이 생긴 바위와 돌고개 머리같이 생긴 바위가 있고 . . .

다시 올라가면 주변에 바위들이올망졸망 모여 있다.

 

 

내려가는 길 머리에서 본 성인대 바위의 모습

막상 내려가려니까 왕모래 길이고 비가 와서 스틱을 잘 짚으며 조심 조심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본 성인대 바위의 또 다른 모습

조금 내려와 올려다 본 성인대 바위 쪽

가파르게 왕모래가 지걱대는 길을 내려오니까 이제 흙길이 나온다.

숲길이 참 예쁘다. 정말 힐링이 많이 되는 곳이다. 화암사로 오세요 ~

에구 ~ 왕모래 길이 가파르다. 한 손은 줄을 잡고  스틱을 짚어가며 내려간다.

그렇게 내려가면 오솔길 흙길이 나오는데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안개가 가득해서 몽환적이다.

 

퍼즐 바위라고 하는데  이쪽 면을 보면 정말 큐브 같이 생겼다고 인정!!

그런데 뒷면은 울퉁불퉁 전혀 다른 모양이다.

성인대에서 내려올 때가 좀 가파르고  대부분 등산로가 흙길이고 완만해서 힘들지 않다.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고 잎에 옹기종기  붙어있는 것이 예뻐서 또 한 컷!!

퍼즐바위 옆에도 빨간 벽돌이 쌓여있어서 뭘 하려고 벽돌을 갖다 놓았을까 했는데 조금 더 내려가니까 헬기장이 있어 용도를 알게 되었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수바위가 나오는데 첫날 수바위에 올라가 있을 때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나서 누군가 내려오나보다 했는데 내가 내려오다보니 왕모래가 있는 구간이 많아 나도 걸을 때마다 저벅저벅 소리가 났다.

 

측량 기준점이 되는 돌말뚝, 옆면에 山이라고 새겨있다.

헬기장에 도착하니까 수바위가 보이는데 안개에 가려 둥근 형태로만 보인다.

수바위 아래 쉼터

이제 이곳만 내려가면 다 내려왔다.

수바위 가는 길 입구에 있는 바위

드디어 다 내려왔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쉬엄쉬엄 사진 찍으면서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화암사로 돌아와 홍석교와 수바위를 한 컷 더 담고 요사채로 돌아가니 스님께서 점심 공양  해야지. 얼른 공양실로 가라고 하신다. 점심 공양 시간이 조금 지나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도로 공사 하시는 분들이 식사 중이라 굶지 않고 먹게 되었다. ㅎㅎㅎ

이렇게 2박 3일 화암사 템플스테이 중에 금강산에서 설악산은 제대로 못보고 왔지만 산행도 하고 사찰에서 힐링도 되고 화암사와 귀한 인연도 맺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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