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서울에서 서울을 잊는 곳 북한산

智美 아줌마 2014. 5. 17. 01:16
설악산 귀때기청을 가기 위해 몸풀기 산행을 한 북한산 영봉이다. 2년 전 한 번 다녀오고 이번이 두 번째 산행인데 스마트폰 사진 파일 정리하다가 뒷 부분은 복사하고 저장도 하기 전에 삭제를 해버려서 틈틈히 찍어 둔 사진과 영봉 뒷부분 사진이 몽땅 지워지고 말았다. 벌써 파일이 날라간 게 여러 번이나보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처음같이 병 날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속이 쓰리고 온몸 저리고 힘이 쫘악 빠진다. 스마트폰 사진은 2년간 오며 가며 몇 장씩 찍어 둔 사진인데 삼성 AS센터에 가면 복구 해주려나 함 가봐야겠다.

 

우이동 그린파크 국립공원 내에 지하 4층 지상 7층의 1층 높이가 일반 건물보다 1m 가량 높게 짓는다는데 골프연습장, 휘트니스, 수영장, 스파, 와안바, 박물관, 트래킹 코스를 갖춘 더 파인트리 콘도를 쌍용에서 지어 분양한다고 울타리를 쳐 둔 벽에 있는 글이다. 글 그대로 서울을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에 저런 대형 건물을 짓는다는 게 좀 이해 하기기 힘들지만 땅이 개인 소유라니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이동 먹자 골목 왼쪽 길로 쭉 들어가면 숲길로 이어져 시원하고 우이령 가는 길로 표시 되어있다.

쇠별꽃

도봉산 방학 능선 줄기

이 곳도 개인 소유 땅이라고 지난 번에 왔을 때는 뽀족한 침이 달린 철조망으로 둘둘 쳐놓았더니 이번에는 아예 울타리를 만들어 놓았다.

육모정 공원 지킴터

한 쪽에도 개인 소유로 울타리가 쳐있는데 산행을 하다보면 산 속에도 개인 땅이라고 하는 곳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서 개인 소유가 되었을까?

완만하게 시작하여 영봉 등산로

 

대 늦은 함박꽃이 한 두 송이 피어 있다.

지난 번에는 들리지 않았던 신검사를 들려보자.

계곡 건너 15분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있는데 계곡 아래 초록색 막걸리병이 떨어져 있다. 버리고 간 사람이 누군지 너는 산에 오지마라.

헥헥 숨차게 올라간다. 비구니 스님이 계신다고 하던데 겨울에 오르내리시려면 힘드시겠다.

어디서 바람 결에 어릴 적 울 엄니 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둘러보니까 항얀 찔레꽃이 한 무리 피어있다.

연등 따라 가다보니 어라? 길이 없네. 되돌아 보니 바위 사이로 길이 있는데 가끔 산에 가서 이런 경우 있다. ㅎㅎㅎ

부처님께 바친 정한수가 깨끗하지 않아서 새로 담아 놓고 싶었는데 허락없이 함부로 손대면 안 되는 것 같아 그냥 올라간다.

샘터인 것 같은데 문이 닫혀 있다. 물을 깨끗하게 보호하려고 그랬겠지만 보기에는 그리 안 좋아 보인다.

 

드디어 도착했다. 하얀 등대같이 생긴 탑 위에 불상을 올려 놓았는데 태풍에 쓰러진채 방치 되어있다. 부실 공사로 벽이 떨어지고 흉물스럽게 되어있다. 공사비는 제 값주고 했을텐데  저렇게 엉터리로 해놓은 사람 벌 받으면 어찌 하려고 절 공사를 저렇게 해놨을까?

 

 

마음 잡고 올라갔더니 문이 닫혀있어 담 넘어로 안을 살피고 사진 한 컷 담았는데 내가 불자도 아니니 문 열어 달라고 할 수도 없고 . . .

담장 아래 핀 작약 꽃하고 한참 얘기 하다 내려 왔다. 대개 붉은색인데 귀한 분홍색 작약을 보게 되어 절 안에는 못들어 간 서운함이 싹 ~

 

신검사에서 내려와 영봉 가는 길목에 있는 용덕사를 들려 본다. 지난 번 산행 때 구석구석 들려봐서 이번엔 휙 ~ 둘러보고 나왔다.

입구에 하늘매발톱과 금낭화가 여기 저기 많이 피어있다.

어릴 적 우리 집 화단에도 금낭화가 있었는데 그때는 이름을 몰라 방울꽃이라고 했다. 바람에 흔들릴 때 꼭 방울 소리가 날 것 같지 않나?

계곡 건너 오른쪽 위에 비각이 나무 그늘에 가려 어둡다.

 

용덕사의 마애불과 대웅전, 용덕사는 1910년 경에 창건돼 약 100년이 넘은 절로 예로부터 용의 명당터로 알려져 사람들의 기도처로써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곳이다. 용덕사가 올바른 기도도량이 되기를 발원했던 중천스님이 몇 년 전 인도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 3과를 모셔와 사찰의 면모를 적멸도량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다른 절의 마애불과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돌단풍이 있는데 너무 위에 있어서 꽃이 자세히 안 보인다.

 용덕사의 산신각은 천연동굴로 용의 입,그리고 그 바위는 용의 여의주라고 여겨 예로부터 기도처로 명당지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산신각 내부

이제 기와 담장을 끼고 영봉으로 올라간다.

산잠자리 같은데 "얘, 너는 벌써 나와서 날아 다니니?" 잠자리는 가을을 연상하게 하지만 5월 부터 보이기 시작한단다.

점점 가파르게 올라간다. 영봉 코스는 3km 정도로 단거리인만큼 경사도가 높다.

용덕사의 마애불 바위와 쌍둥이 바위인가? 아님 반이 쪼개져 내려갔나?

옹달샘.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산객들이 먹지요. 정말 동물들도 이런 옹달샘에 와서 물을 먹을까?

날씨가 구름이 많아 올라가는 내내 그리 덥지 않고 바람도 시원하다.

이제 이 계단만 가파르게 올라가면 육모정 쉼터

잠시 쉼터에서 물도 먹고 간식도 챙겨 먹고 다시 출발 ~

도봉산 주봉과 오른쪽에 우이암이 보인다.

이런 길을 걸을 때 기분이 좋다 힘도 덜 들지만 흙을 밟을 수 있어서 . . .

상장능선 쪽

꼬갈같은 봉우리 뒤로 오봉이 보이고 . . .

오봉을 당겨서도 찍어 보고 . . .

인수봉이 보이는데 사고가 났는지 헬기가 한참을 선회하며 날고 있다. 암벽 타는 사람들 늘 불안해.

 

 

헬기장이 나온다. 이 코스에 헬기장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이번 산행 때 알게 되었다.

봉우리 하나를 또 넘었다. 아니 하나만 넘었겠어? ㅎㅎㅎ

착한 길도 또 나오고 . . .

남들 다 피고 졌는데 얘는 뭐니?

붉은병꽃

잘 다듬어진 돌길도 나오고 . . .

오잉? 저기로 올라가야 되는겨? 난간 쪽으로 붙어서 내려오지 위험하게 벼랑 쪽으로 내려오네. 사고는 아차하는 순간인데 . . .

나는 난간을 잡고 영차영차 올라간다.  이럴 때는 스틱이 거추장스럽다.

가운데 사탕같이 생긴 바위가 코끼리 바위라는데 그 앞을 안 가봤으니 진짜 코끼리같이 생겼는지는 나는 몰라.

상장 능선 쪽

오봉은 한 번 갔었는데 언제 또 가봐야지.

가장 높은 곳이 인수봉, 그 옆이 만경대인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지점,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어떻게 잘 내려갈까?  그리 높지는 않지만 수직 바위라 . . .

인수봉과 좀 더 가까워졌다. 몇 년만에 영봉엘 왔다는 부자가 길을 물으며 전에는 내가 온 길 오른쪽으로 올라갔다기에 가보니까

여기에 헬기장이 또 하나 있었다.

 

입산 금지 줄이 쳐 있는 곳에서 인수봉이 위용을 드러내며 버티고 있다. 영봉 쪽으로 올라와야 인수봉 뒷태를 볼 수 있다. 늘 인수봉하면 독수리 머리 같다는 생각만 하는데 말갈기 같은 뒷 모습을 보려면 영봉으로 가라.

 

드디어 영봉이다. 뭐 별 게 없이 이정표만 영봉인 것을 확인 시켜준다.

영봉에서 본 인수봉

이제 하루재로 내려가는 길인데 내려가는 초입부터 길이 가파르고 너덜길이라 조심해서 내려가야 된다.

 

벼랑에 버티고 서있는 소나무도 보고 . . .

 

에효 ~ 이젠 고생 끝이다. 고약한 깔딱 고개 다 내려왔다.

하루재에 도착, 이곳에서 백운대로 오르는 길과 영봉으로 가는 길이 나뉜다. 이제 도선사 쪽으로 내려간다.

 

혼자 다니는 나에겐 안전 산행이 뭐니뭐니 중요하다.

도선사에서 내려 오며 본 만경대 쪽? 이 뒷 사진은 멍청한 짓해서 파일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