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신종 플루는 아무나 걸리나?

智美 아줌마 2010. 12. 29. 21:14
며칠 전부터 짱구가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약을 먹어서인지
한 이틀 괜찮더니 다시 열이나고 몸살기까지 있어 앓게 되었다.

퇴근 후 신종 플루가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가자고 하니
고래심보다 질긴 고집을 누가 꺾겠는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보고 계속 열나고 아프면 낮에 병원을 가겠다고 . . .

다행히 그제 아침에 일어나니까 열도 내리고
퇴근 후 돌아왔을 땐 멀쩡하게 들어오는 것이였다.
아, 다행이다. 신종 플루 아니였나보다

그런데 어제 낮 부터 내가 밤새 앓아 누웠다.
오전에 자색 고구마와 커피 한잔 먹고 오후에 점심 밥을 먹는데
밥이 영 먹히지가 않았다.

그래도 먹던 밥이니 마저 먹어야지 했는데
도저히 밥을 넘길 수가 없더니 며칠 전 같이 세계 지도를 그리고 말았다.
4번을 들락거다보니 온 몸이 후둘후둘 거리며 쑤시기 시작하였다.

뭐여? 고구마 고 작은 것 하나 먹은게 또 체했나?
요즘들어 왜 이렇게 골골되는겨?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나도 열이 나고 팔, 다리는 시큰시큰 쑤시고
에구 ~ 난 또 왜 이러나? 설마 신종 플루는 아니겠지?

그렇게 끙끙대며 앓아 누워 있는데 짱구가 퇴근해서 보더니
"엄마, 나한테 옮은 거예요? 어떻게 해요. 나때문에 아픈 것 같아 미안해요." 한다.
"아냐, 너한테 옮은게 아니고 며칠 전의 체기가 다 안 내려갔나봐." 했다.

그렇게 비몽사몽 앓아 누워 잠이 들었다 깼다 반복을 하다보니
오늘 0시가 넘어 가고 있었다.
에효 ~ 새글도 올려야 되는데 일어날 수가 없네. 어쩌지 . . .
그러다 잠이 들었다 새벽 5시가 다 되어 잠이 깨서 일어났다.

주방에 나가 싸가지가 사다 놓은 꼬막을 삶고 밥할 준비를 해놓고
바람방에 들어왔더니 오마낫? 고맙게도
아우들이 게시판에 빨간 불을 여기 저기 밝혀 놓았던 것이였다.
한 두개씩만 올려줘도 되는데 넘 고마우이.

그러다보니 나는 오늘의 운세와 고도원의 아침 글만 올려도 될 것 같았다.
어찌나 고맙던지 . . .
그렇게 밀려있는 잃지 않은 숙제 글들 다 보고 댓글 달고 하다보니
아침에 싸가지가 도시락을 안 가져간게 마음에 걸렸다.

도시락도 갖다주고 그참에 나가서 돌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누워있으면 더 쳐질 것 같아서 싸가지 점심 도시락과 카메라 가방 챙겨들고
싸가지한테 도시락 가져간다고 문자를 넣고 중간에 통화를 해서
전철역에서 만나 건내고는 이촌역 국립 박물관으로 갔다.

눈을 쓸어 모아 놓았지만 그런대로 설경이 괜찮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데
베터리가 아웃되었다.
지난 번 강촌에서 찍고 남은 베터리여서 스패어 베터리를 가져갔는데
뭐시다냐, 우째 또 충전이 안 된겨?

전쟁터에 빈 총 들고 나간 격이네, 참나, 또 이런 실수를 하다니 . . .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 건 또 뭔 일인가? 전철 타고 오다 졸아서 두 정거장을 지나치고 말았다.

아이고 ~ 왜그러냐. 미치겠다.
오늘 운세가 순리를 거역하지 말라더니 내가 뭘 우짠다고 . . .
그 결에 디아나를 만나고 들어왔다.

디아나가 날 보더니 어제 얼마나 아팠으면 얼굴이 핼쓱하니 때꼰해졌냐고
잠도 잘 안 자는 사람이 졸아서 정거장을 지나쳐 오기까지 하냐며 한 걱정을 한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지 간에 짱구와 난 신종 플루가 아닌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래서 신종 플루는 아무나 걸리는게 아니라는 것 . . . ㅎㅎㅎ

2010년 12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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