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인연이라 하지.
인연도 잘 맺어야 상처 받지 않고 오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살면서 늘 부딪히게 되는데
나는 참 바보같이 사람들을 잘 믿는다.
한 두번 당하고 산 게 아니면서도
여전히 사람을 믿고 뒷통수를 맞고
왜 힘들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는지 . . .
나 자신이 생각해도
"나는 왜 이렇게 바보같을까? 왜 이렇게 살까?
남들처럼 실속있게 야무지게 못살고
엄니 말씀대로 정말 헛똑똑이 맞네 맞아." 하며 푸념을 할 때가 많다.
그래도 태생이 그렇게 되먹은 걸 어찌 하겠는가
그러지 말아야지. 내몰라라 외면 해야지
겪고나면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때 뿐이다.
남들 돈 빌려주고, 보증 서주고 도와주다 개털되어
이젠 크게 누구를 도와줄 건덕지도 없는 신세가 되었지만
아직도 바보같이 살고있으니
내가 봐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처음 이 일을 겪었을 때에는
또 바보같이 사람 믿고 또 당했구나에
너무 분하고 자존심 구기는 짓에 치가 떨려
몇 날 며칠을 남모르게 얼마나 속앓이를 했는지 모른다.
우리 바람방에 블랙드레곤(tjdsu5080) 양봉승이라는 사람이 있다.
처음 태그 배울 때 우연히 알게 된 인연인데
초창기 때부터 함께 해오고
타일 일을 하는 일용 근로자이지만
직업에 귀천 없다하니 그냥 사람이 순수해 보이고
나이도 같다보니 편하게 친구같이 지냈다.
사는게 늘 꾀죄죄한 사람이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잊을만하면 한번씩 전화가 와서 안부 물어주고
자신이 힘들면 나한테 넋두리도 하곤 했다.
아주 오래 전에 이혼을 했다고 하던가?
아뭏든 혼자 객지로 떠다니며 일을 해서
가정없이 객지로 돌아다니는게 불쌍해 보였는데
마침 대구 사는 친구의 처형인가 형수인가가
여자를 소개 시켜 줘서 재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의부증같이 닥달을 하는 성품이라
힘들다며 속내를 말하였다.
사건은 몇년 전 친구가 자기 본인 명의 휴대폰을 사용을 하였는데
그게 문제가 생겨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을 하지 못해서
대구에 사는 그 여자의 명의로 휴대폰을 사용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전화를 했을 때 바로 받지 않거나 하면
전화해서 한바탕 퍼붓고는 툭하면 전화를 정지 시켜 버려서
일용 일하는 사람이 전화 연락을 못받으면
어떻게 일을 하냐고 속상해했다.
그래서 작년 여름 서울 신당동에 사는 친구한테 부탁을 하니
친구 명의로 휴대폰을 만들어 주겠다며 술 한 잔 하게 오라고 해서 갔는데
술만 얻어 먹고는 해주지 않았다며 속상해 했다.
그런데 이 바보 멍충이 오지랖 넓은 내가
울 엄니 쓰시던 내 명의로 된 번호가 있는데
엄니 가시고 해지하려니까 마음이 안좋아
해지 않고 갖고 있는게 있으니까
그 번호 쓸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가능하다면 빌려줄게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용 가능했고
20년 넘게 장기 우수 고객으로 무상으로 스마트폰도 지원해주겠단다.
신규 개통한다면 100만원 가까이 들게 되지만
20년 넘은 장기 우수고객이라 무상으로 스마폰을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만약에 요금 연체 시키든지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폰값을 50만원 달라고 했더니 당연히 주겠다고 해서
2년 약정으로 개통을 해주었다.
그런데 주말이였는데 월요일에 입금 시켜주겠다던 인간이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씹고 심지어 핸폰 요금까지 연체 시키고. . .
폰때문에 마음 고생하고 일 재때 못해서 힘들다는 놈을 도와줬더니
위약금까지 물게 하고 이 배은망덕한 놈이 내 뒷통수를 쳤다.
4월에 신용정보회사에서 최고장이 날아왔을 때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그래서 거금 50만원 넘짓 물어주고 개통 당시 신분증 복사해둔 것이 있어
스마트폰 사기로 쳐넣어버릴까 하고
인천 주안역으로 쫒아가서 요절을 내버리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그래, 나같은 사람 등쳐먹으면 너 인생이 잘 풀리겠냐?
내가 축원(?)해줄테니까 하고 핸폰 번호를 해지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단말기 값이 계속 나한테 청구가 된다는 것
번호 해지할 때 다 정리해버릴까 하다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식구들 모르게 처리를 해야되니까 단말기 값은 분할로 내자 했는데
내가 사용하는게 아니다보니 자꾸 잊어버려
이번에 또 신용정보 회사에서 최고장이 날아오지 않았겠는가?
쉬 ~ 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또 16만원을 물어주고
아직도 내년 7월 까진가? 단말기 대금을 더 물어줘야 되는데
아무리 사이버 인연이 다 그렇고 그렇다 해도
어떻게 자신을 믿고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한테 이렇게 배신을 때릴 수가 있는지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아니, 내가 바보같이 사는 거지.
요즘 세상에 돈 때문에 부모 형제를 죽이는데
그깟 사이버에서 전화 몇 번 주고 받은 사람을 뭘 믿고 도와줬는지
내가 바보지, 바보 . . .
대구 사는 여자 명의로 핸폰을 쓴다고 한 것도
나와 같은 경우로 명의를 대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재혼 이야기는 핑계고
요금 연체 시키면 핸폰을 정지 시키고를 반복 하지 않았을까?
내가 이 일을 당하고나니까 그렇게 생각이 든다.
2013년 10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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