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음음 ~ ♪♬
입가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왜? 이틀 침 맞고나니 한결 발목이 가벼워
또 침 맞으러 오라는 걸 삼천포로 빠져
경기 도자 박물관으로 간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기분이 좋아 야래향 노래가 계속 입가에 맴돌아
지하철 타러 내려 가면서도 흥얼흥얼 . . .
어라? 자리가 있네.
2호선 환승하기 쉬운 10-3번 문으로 타니까
빈자리가 있어 앉으려는데
후다닥 휙 ~
뭐여? 뭐 이런 개쉐끼가 다 있어?
사내 자슥이 여자가 앉으려는 자리를 10-2번 문에서 후다닥 뛰어 와
낚아채듯 앉아버려?
순간 욕이 튀어나올뻔 했다.
양심에 찔리는지 휠끔 날 쳐다보더니
이내 눈을 감고는 내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지
실눈 뜨고 보다가 눈을 감고를 몇 번을 한다.
인간아, 그렇게 불편한 짓을 왜 하냐?
너는 그렇게밖에 못살다 뒈질거다.
생각할 수록 열받는다.
꼭 내 것을 빼앗긴 느낌이랄까?
기분 좋게 나왔는데 저 인간때문에 기분이 확 나빠지니
속알머리 없는 정수리를 주먹으로 한방 먹여버리고 싶은 충동에
몸이 움찔음찔하고 한 마디 욕이라도 해줄 걸 싶었지만
양쪽에 앉은 아들, 딸같은 젊은이들이 있어 참았다.
뒷끝 작렬한 나, 그냥 끝내면 안되겠지?
"인간아, 내 자리 빼앗았으니 오늘 너 일진이 재수 옴 붙은 날일겨."
축원(?)을 해주고 지하철이 흔들릴 때 발이라도 확 밟아주려는데
인간이 발을 안으로 바짝 넣고 앉아간다.
눈을 뜨고 가고싶어도 감고 가야하니 얼마나 답답할꼬?
환승하는 동대문 역사 문화공원역까지 마음 불편하라고
자리 이동 않고 그 인간 앞에 서서 갔는데
내가 내리는 것을 보고는 다른 자리로 옮겨 앉는다.
이젠 눈 멀건히 뜨고 가겠지? ㅎㅎㅎ
※ 도자 : 도기와 자기를 통틀어 말함
도기 : 오지, 오자라고도 하는데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오짓물(유약)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 검붉은 윤이 나고 단단하다.
자기 : 고령토 따위를 원료로 빚어 구운 그릇(과정은 도기와 비슷)
2013년 10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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