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리가 안 아파서 다니기 좋더니
어제는 남양주 조안에 가볼만한 곳 세 곳을 도는데 왼쪽 무릎이 시큰거린다.
걸으면서 삐끗했나?
발바닥까지 욱씬거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염치 불구하고 경로석이 비어있기에 앉아 오는데
몇 정거장을 편히 앉아 왔을까?
어떤 할배가 타시기에 얼른 일어나 앉으시게 했더니
할배, 미안하다고 하시며
내 조금 앉아 있다가 자리 내줄게요. 하신다.
"아니예요. 그냥 앉아 가세요.
제가 앉을 자리는 아닌데 비어있어 잠시 앉았던 거예요."
그랬더니 옆에 할배와 두 분이서 하시는 말씀
"그래도 자리 양보할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 . ."
뭐라꼬요?
자리 양보할 나이가 아니면
내가, 내~ 가 경로석에 앉을 나이로 보인다고요?
워매 ~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지
내 나이가 몇인데 경로석 앉을 나이로 보는겨?
미치긋다. 미치긋어.
자리 양보 받은 할배는 80대고 옆에 앉아 계신 할배는 70대인데
내가 70대로 보인다며 두 할배가 말을 섞으신다.
나 참 . . .
아무리 내가 피곤해보인다고해도 어찌 나를 70대로 보는겨?
생각할 수록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저 할배들 백내장 있는겨?
아니면 돋보기를 안끼셔서 잘 안보이는겨?
평소에 내 나이를 보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내 나이보다 적게 보는데
이 할배들께서 노망드시나? ㅎㅎㅎ
그러시더니 내 손을 보시고는
"맞네, 손을 보니까 70대는 아니여."
"그래요?"하시며 옆에 할배도 내 손을 보신다.
내 손이야 50대도 아니고 40대도 아니고 30대 정도?
우리 싸가지 손 보니까 20대하곤 게임이 안되겠고
뭐 30대 하고는 붙을만 하지. ㅎㅎㅎ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는것이지.
나이가 많을 수록 자신의 나이보다 많이 아래도 안보이나?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 나이를 잘 못맞추겠다고 하며
나이를 적게 보는 경향이 있던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두 할배 때문에
충격, 또 충격으로 잠시 황당해 웃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경로석에 앉지 말아야 되나?
그렇다고 비어 있는 자리에 잠시 앉아가면 되지
젊은 사람들도 서서가면 힘들기는 마찮가진데
비어있을 때 젊은 사람도 잠시 앉아 가자구요.
2013년 8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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