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남에게 맡기면

智美 아줌마 2013. 8. 20. 15:12
싸가지 밑반찬 갖다주고 평택아이 면회하고 돌아오는 길에
왔다갔다 하다보니 점심 식사 전이라
범계역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만두 전문점인 식당에는 역전 앞이라 그런지
손님이 계속 이어져 들어오고 나가고 한다.

나는 해물 토마토 덮밥을 주문해 먹고
앞에 커플은 비빔밥과 탕 종류를 시켜 먹고 있는데
"뭐야? 머리카락이 나왔어." 여친이 말을 하니
"여기요. 이리와 보세요." 남친이 종업원을 부른다.

종업원이 오니까 탕 속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말을 하니
종업원, "여기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요?" 하며
냅킨에 꺼내 놓은 머리카락을 들여다보며 반문을 한다.

에구 ~ 종업원이 대처를 잘못하네.
저런 경우엔 무조건 먼저 "죄송합니다" 라고 말을 해야되는데 . . .

아니나 다를까 커플이 먹던 숟가락을 탁 놓으면서
"뭐 이런 식당이 다 있어.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지.
되려 물으면 우리가 넣었다는거야? 뭐야?" 발끈 하더니 일어나 나간다.

카운터에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계산을 받으면서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어요? 죄송합니다."하니
남친이 식대 1인분만 던져주고
쉬팔 ~  좃같은 식당 다 보겠네. 하며 나가버린다.

나도 식대 계산하러 카운터에 나가니
그 아줌마도 커플이 욕하며 나갔다고 욕을 하며 열받아 하기에

"아줌마, 그렇다고 손님한테 같이 욕을 하면 안되죠.
엄연히 여기 식당이 잘못한건데 손님이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하면
무조건 먼저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부터 해야죠.

저 직원은 죄송하다는 말보다 머리카락 나왔냐며 되묻고는
난감하다는 듯이 멀뚱이 서있던데 종업원 교육 잘 시켜야되요.

"온지 얼마 안된 애기 엄마예요. 그래서 몰라서 그랬을거예요." 하며
커플에게서 받은 돈을 휙 전표 통에 휙 던지며
"이 돈 받지말고 확 던져주고 욕이라도 같이 할 걸 성질나네." 한다.

"요즘 식당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고 신고 들어가면
벌금 맞던 영업 정지 당할 수도 있어요.
게다가 인터넷에 여기 식당에서 이물질 나왔는데 사과도 제대로 안하더라고
글 올라오면 장사 하기 힘들어져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손님이 화가 나서 욕을 하고 나갔다고 같이 욕을 해요?
아짐마 그 돈 버릴거예요? 버리면 주워가게 . . ." 농담을 했더니
"안되요. 점장님오면  말해야 되요." 한다.

그렇구나. 이 식당은 다 남한테 맡겨 놓고 장사하는 업장인가보다.
나도 장사를 해봤지만 사업장에는 쥔장이 나와 있어야 되는데
그랬다면 오늘같은 일도 감정 상하지 않게 잘 해결 되었을텐데 . . .

2013년 8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