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떠밀려 다니다가
소 아홉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을 한 마을
구와우 마을로 해바라기 보러 가는데
이번 주말부터 축제를 한다고해서 축제 전에 조용히 먼저 살 ~ 짝
삼수령에 내리기 전에 버스 기사님이
버스 시간이 맞지 않으면 구와우 마을까지
걸을만하니까 걸어 내려오라면서 위치를 알려 주셨는데
구와우 마을 산넘어에 있는 해바라기까지 다 둘러보고 오려면
시간이 어찌될지 몰라 내려갈 때는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내려가면서 뒤돌아보고 다시 둘러보며 가는데
마침 내려가는 차가 오기에 손을 드니
"공무 중인 찬데 . . .
아뭏든 타세요." 한다.
태백시청에 근무하시는 분인데
매봉산 정상에 있는 풍력기 점검 차 올라왔다 가는 길이라고
정상에 있는 8기는 태백시에서 관리한다고 알려 준다.
그렇게 관차를 얻어 타고 내려가다보니
굽이굽이 올라온 길이 생각보다 꽤 되서
걸어내려갈까 하다가 차를 얻어 탄게 잘 한 것 같다.
덕분에 구와우 마을 입구에 내려 주셔서
시간 절약을 할 수 있어 조금 여유있게 다닐 수 있었다.
『태백을 찾은 여행객에게 배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내려보니
휑 ~ 하니 해바라기 축제한다는 프렌카드 하나도 없고
수로 공사를 하는지 포크레인이 바삐 움직인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전날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
프렌카드가 다 찢겨져서 걷게 되었다고 한다.
아뭏든 마을 안으로 쭈 ~ 욱 들어가면 된다고 했으니
마을 쪽으로 들어가니 코스모스가 먼저 반기고
왕원추리도 반갑다고 살랑살랑 손짓을 한다.
지난번 부여 여행 때에도 왕원추리를 많이 심어 놨던데
이곳 구와우 마을에도 왕원추리가 많이 피어
길손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런데 . . . 오잉? 해바라기들이 왜 저렇게 등지고 있는겨?
마을에 들어서면 해바라기들이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보여줘야지
어찌 다들 고개를 돌리고 서있나그래
게다가 해바라기는 키다리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구와우 마을 해바라기들은
키가 자라다만 것 같이 난장이 해바라기들이다.
부여 궁남지에 피어 있던 해바라기들은 키다리였고
어릴 때 우리 집에 핀 해바라기도 키다리여서
화단 맨 뒤에서 고개를 빼고 서있었던 게 생각난다.
아, 그런데 올해는 산너머에는 해바라기를 심지 않았다고
태백에 사시는 분이 먼저 둘러보고 오셔서 알려 주셨는데
그 분 표현이 올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햇님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해바라기들이 삐져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게되서
태백 시내로 들어가 황지 연못을 다시 가보고
버스를 예약했었지만 기차로 변경
태백 여행 마무리를 기차 여행으로 하게 되어 더 좋았다.
2013년 8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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