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앰 매앰 매앰 매앰 맴 ~ ~ ~
매앰 매앰 매앰 매앰 맴 ~ ~ ~
저 넘의 매미 떼들은 잠도 안자나?
태백 여행을 가기 위해 새벽 4시 30분 첫 버스를 타고
동서울 터미널로 가기 위해 환승하러 광나루역에 내렸다.
아휴 ~ 고요한 새벽에 매미들의 절규 소리가
온 동네 가득 쩌렁쩌렁하다.
아, 이 동네 사람들 더위에 잠 못자는 사람들 많을텐데
매미 소리까지 . . .
나같이 귀 밝아 예민한 사람은 정말 잠못자겠다.
새벽 6시 태백 가는 첫차
너무 일찍 나왔나?
터미널에 도착하니까 5시 40분이 채 안되었다.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고 어슬렁 거리다보니
차 시간이 되어가기에 승강장으로 가니까
얼레? 태백 갈 첫 버스가 고장으로 정비소 들어간다고
타려는 손님들을 두고 회차해 나가버린다.
엥? 뭐여? 먼길 가려는데 차가 왜그래?
하긴 가는 도중에 퍼져버렸다면 어쨌을까
내 여행 일정이 다 틀어졌을거야.
다행이다.
여행 길에 나설 때는 늘 잠을 못자고 나오는데
예전엔 밤을 새우고 나와도 졸고 가는 경우가 없었는데
요즘엔 여차하면 꾸벅꾸벅 졸면서 간다.
나도 늙은겨. ㅎㅎㅎ
9시 10분, 태백에 도착하니 주변이 익숙한 풍경이다.
삼수령 피재 가는 버스가 9시 50분이라 40여분 시간적 여유가 있어
지난 번 여행 때 들려 식사하던 식당으로 갔다.
아침 시간이라 재료 준비하느라 쥔네가 분주한데
식당 안으로 잠자리들도 들락날락 바삐 돌아다닌다.
"잠자리들이 가게 안으로 왜 이렇게 많이 들어와요?"
"이상하게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올해는 잠자리가 많아요.
가게 안으로 들어와 전등 속으로 막 들어가 죽어요." 한다.
서울 광나루역 주변은 매미들이 아우성이더니
태백엔 잠자리들이 난리들이다.
날씨 영향으로 곤충들이 많이 늘어난 건가?
그렇게 아침 식사를 하고 10여분 넘짓 하장 가는 버스를 타고
삼수령에 내리니 입구 도로엔 공사가 한창인데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가려니까
입구에서 차량 관리를 하시는 분이 묻는다.
"혼자 왔어요? 걸어서 올라가시게요?"
네,
"한 4, 50분을 걸어 올라가야될텐데 더운데 어떻게 올라가려고 그래요?" 하며
걱정어린 듯 말을 건낸다.
"괜찮아요. 사진 찍으면서 쉬엄쉬엄 가면 되요." 하며
이정표를 보니까 3.5km라고 되어 있다.
생각보다 거리가 좀 있네.
그래도 씩씩하게 올라간다.
한가로운 임도를 혼자 누비며 야생화와 나비와 숨박꼭질을 하며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올라가다보니
드디어 매봉산 풍력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 드디어 도착했다.
매봉산 정상에 있는 풍력기 8기는 태백시에서 관리를 하고
아래에 있는 것들은 사업체에서 관리를 한다고 한다.
정상에 도착하니 민둥산이라 햇빛은 쨍쨍 내리 쬐지만
바람이 어찌나 강하게 불던지
뜨겁다는 느낌보다 시원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사진을 찍으려 하면 바람이 장난을 걸어
육중한 나의 몸을 자꾸 밀쳐
휘 ~ 청 옆 걸음질, 뒷 걸음질을 하게 하니
겨울에는 얼마나 강한 칼바람이 불지 상상이 간다.
숲 그늘이라고는 없는 민둥산이지만
다들 편하게 앉아 간식을 먹고 담소를 나누지만
워낙 바람이 시원해 뜨거워 덥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매봉산 풍력기들의 지친 신음 소리를 들으며
눈 앞에 펼쳐진 고랭지 푸른 배추 밭 사이로
풋풋한 배추 향에 취해 바람이 가라는대로
이리 저리 한나절 누비다 내려왔다.
2013년 7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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