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네, 네 . . .
쌍문동인데요.
싸가지 전화 통화하는 소리에 잠이 깨어
'누군데 이 시간에 전화야?"
"엄마 상계 백병원인데 짱구 병원 응급실에 있데. 머리 다쳐서 . . ."
"뭐? 얼마나 다쳤는데? 어쩌다가?"
"몰라, 엄마한테 연락하면 안된다고 고집을 부려 나한테 몰래하는거래."
아이고 ~ 이 눔의 쉐끼가 기어코 일을 냈네, 냈어.
그렇게 일찍 일찍 다니라고 했건만 말 안듣더니 . . .
에효 ~
오랜만에 토요일에 친구들 만난다며 늦게 들어올거라고 하더니 사고를 쳤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반이 넘어가고 있다.
허겁지겁 놀라 응급실로 쫓아갔더니
친구 두 녀석이 연신 죄송하다며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다쳤는지도 잘 모르겠단다.
술 먹고 같이 나오다가 앞으로 콕 꼬꾸라지면서 모서리에 부딪힌 것 같다고
다행히 3cm정도 찢어졌는데
이 고집불통이 엄마 알면 안된다고 꿰매지 않고 집에 가겠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누나한테 몰래 연락을 한거란다.
이 짱구 눔 봐라.
이 엄마를 보더니 누가 연락했냐고 그냥 가라고 버럭질이다.
만약을 위해 뇌출혈이 있나 CT 촬영을 해보자니까 괜찮다며 안찍겠다고해서
X-레이만 찍었는데 상태를 봐서 외상만 입은 것 같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한다.
어이구 ~ 진상 . . .
너 진상된 것 알아? 어떻게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대로 해야지
다친 넘이 뭔 고집이야.
어디 기자 없나? 이런 진상 YTN 뉴스에 내보내야 돼.
그래 간다 이 눔아, 쪽팔려서 엄마 간다. 마음이 놓여 볼맨 소리했다.
따라나온 친구한테 병원비 계산하라고 카드를 주니까
자기들이랑 같이 있다가 다친 거니까 지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안받는 걸
너희들이 뭔 돈이 있어. 술값내고 돈 있겠니?하며
현금 5만원 쥐어주고 돌아와서 짱구와 친구 녀석한테 문자를 보냈다.
"짱구, 엄마 걱정 끼쳐서 미안하고 염치없어 엄마한테 화낸거 알아.
살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는 거니까 괜찮아.
다행이 많이 안다쳐서 마음 놓이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의사 선생님이 CT 촬영하자면 하고 와.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 지시 따라야 되는게 예의니까 알았지?
친구들도 놀랐을테니까 다독여주고
아들 사랑한데이 ~ "하고 보냈다.
"병원비 모자라면 엄마한테 문자 넣어라.
살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는거니까 너무 맘 상해 하지말고
그만하기 다행이잖니? 너희들도 놀랐잖니.
치료 받고나면 해장국이라도 먹고 헤여져라"
"네, 걱정 끼쳐 죄송합니다. 상처 꿰매고 나왔어요."
해장국 먹고 택시 태워 보낼게요."
"그래, 수고했다. 너희들도 조심히 들어가라."
그렇게 주말에 날벼락을 치더니
어제 한국 전기 공사 협회에서 하는 직업 교육 받으러
기숙사 들어간다며 짐 싸들고 갔다.
"전기 계통에서 일하는 것 엄마 싫은데 . . ." 했더니
"엄마는 이 건 힘들어서 안되고 이 건 위험해서 안되고 그럼 뭘 하라고?
엄마같이 걱정이 많으면 내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잖아요." 한다.
에효 ~
자식 농사 내 맘대로 안된다고 하더니 짱구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싸가지는 내가 욕심 부리지 않으니까 무난하게 자라준 것 같은데 . . .
그래, 이것 저것 해보다가 자기 적성에 맞는 것 찾겠지.
나중에 이 엄마가 걱정 달고 사는 것 아는 날도 오겠고 . . .
2013년 7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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