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노숙자가 된 울릉도 에필로그

智美 아줌마 2012. 6. 25. 02:21

마지막 일정이 다 어긋나 서울에 있는 싸가지한테 긴급 전화 통화를 하며
묵호(동해)에서 서울 가는 차편을 알아보게 했다.

일정에 차질이 없었다면
아침 7시에 독도를 다녀와서 바로 저동 내수전 전망대를 갔다가
오후 4시 배편으로 묵호로 건너가
8시 5분 동서울 터미널로 가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서울 도착해서 전철 타고 집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5시에 사동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타야하기에
묵호 도착하면 8시 . . .
동해 터미널로 이동, 8시 5분 막차는 죽었다 깨어나도  탈 수 없게 되어
자칫 묵호항에서 하루를 묵어야 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독도 사랑호의 무책임한 운영에
연속적으로 계획이 틀어지는 사태가 발생된 것이다.

그래서 싸가지한테 강남 고속 터미널, 남부 터미널에
차편이 있나 알아보게 한 것 . . .
다행히 강남 고속 터미널에 11시 심야 버스가 있었는데
요금이 8천 정도가 더 비싸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일단 서울로 들어가고 볼 일이지만
문제는 11시에 출발하면 새벽 2시에 도착하는데
그 시간에 집에 가려면 심야 택시를 타야 되니
3만원은 나올 요금을 생각하니 너무 아깝다.

2시간만 있으면 버스들이 다닐텐데
까짓것 터미널에서 개겨 보자했다.

경부고속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심야 고객들의 쉼터가 있었지만
시설도 그렇고 남자들이 졸고 있어
호남 터미널 센트럴시티로 간다.
아무래도 새로 지은 곳이 더 나을테니까

역시 센트럴시티는 쾌적해.
그렇게 일정이 틀어지는바람에 졸지에 고속터미널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긴의자에 나름대로 편하게 앉아 있고 누워들 있다.
우리도 편하게 누워 한숨 자기로 했는데
디아나는 아예 양말까지 벗고 누웠다. ㅎㅎㅎ

다행인 것은 경비 아저씨가 바로 앞 안내데스크에 계시면서
수시로 대합실 내부를 돌며 순찰을 하고 계셨는데
심야 고객들이 졸고있다가 도난 사고라도 당할까
좋지못한 남자들로부터 여자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 하는 것 같았다.

일요일 밤 야간 열차를 타고 출발해서
심야버스를 타고 토요일 새벽에 도착했으니
날짜로는 일주일의 여정이였고
아마 평생에 잊지 못할 울릉도 여행이 아닐까싶다.

울릉도.독도 여행 경비 (6월17일 23시 출발 ~ 23일 02시 도착)

청량리역 → 묵호역까지 기차 요금 19,900원 (2인 39,800원)
묵호항 → 울릉도 입도 배운임 55,500원 (2인 111,000원)
울릉도 → 묵호항 출항 배운임 54,000원 (2인 108,000원)
울릉도 → 독도 배운임 45,000원 (2인 90,000원)
독도 전망대 케이블카 7,500원 (2인 15,000원)
민박 1박 50,000원
울릉도 나물 20,000원
따개비칼국수 8,000원 (2인 16,000원)
울릉도 엿 (26,000원)
봉래폭포 입장료 1,200원 (2,400원)
봉래폭포 → 저동항 택시비 5,000원
예림원 입장료 8,000원 (2인 16,000원)
울릉도 내 버스요금 총 16,000원 (2인)
섬목항 → 저동항 배운임 5,000원 (2인 10,000원)
갈매기 새우깡 2,000원
음료수 및 간식 19,200원
독도 기념티셔츠 10,000원 (쌍둥이 20,000)
동해터미널 → 강남 고속터미널 23,800원 (2인 47,600원)

총 624,000원÷2=312,000원(1인당 경비)

※ 추가 경비는 여행 준비할 때 밑반찬 및 간식거리 비용이 더 들었습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대략 1인당 300,000원 정도 들 것을 예상했는데
비박 여행이였기에 가능한 경비구요.
여행사를 통해서 가면 2박3일 울릉도만 가는 경비로 290,000원이 드는데
우리같이 다 둘러보기는 힘들고 대부분 버스로 이동 입구에서 몇 곳 둘러보는 정도로 그칩니다.
울릉도는 뚜벅이 여행을 해야 제대로 다 둘러보고 올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