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네.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지?
오늘은 이른 아침에 듣는 빗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어릴적 초딩시절에
비오는 날 학교가기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 . .
예전엔 학교 가는 길목에 밭이 많았잖니?
게다가 비포장 흙길이였구.
엄마가 사주신 예쁜 보라색 우비에 장화를 신고
신나게 학교를 가다가
늘 내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이 있었지.
뭐였을까?
지렁이! 지렁이 때문에 길을 더 가지 못하고
소스라치게 놀라 그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댔어.
지금도 가끔 아주 가끔 눈에 띄면
나도 모르게 "엄마야!" 하고 놀라지만,
그때는 너무 무서워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어.
언니들과 친구들, 동생들은 다 앞서 가는데,
나는 눈물 질금거리면서 소릴 질렸지.
"언니야!" 언니야!"
그럼 언니는 가던 걸음 멈추고 뒤돌아 보며
" 빨리와" 한다.
난 "무서워서 못가" 하며 울고 있으면,
언니는 되돌아 와 내손을 잡고
지렁이 있는 곳을 지나게 해주었단다.
그때는 왜그리 지렁이가 무서웠는지.ㅎㅎㅎ
그리고 중학교때에는 천둥번개가 치면
깜짝 놀라 무섭다고 책상 밑으로 들어 갔댔어.
6학년때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사고 당시 엄청나게 큰 폭음과 굉음 소리가 났었거든,
아마 그때 너무 놀라서 그랬나봐.
학교에서 천둥번개치는 날이면 화장실도 혼자 못가서
친구한테 같이 가달라고 했으니까.
상상해봐. 우습지?
수업중에 천둥번개 소리가 무섭다고 책상 밑으로 들어가면
선생님과 반아이들이 되려 나땜에 놀라곤 했지.
그러다 차츰차츰 나이 들면서
그 두려움을 조금이 사라지게 되었어.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고 우스운 일이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 추억할 수 있어 얼마나 좋으니?
친구들아!
너희들은 비오는 날 기억나는 추억거리가 어떤 것들이 있니?
오늘 기억을 더듬어 옛날을 추억해봐.
아~ 이렇게 비오는 날에는 파전에 동동주 한잔 딱인데. . .
여러분은 비오는 날 어떤 추억이 있나요?
장마철이라 자주 비가 오지만
비오는 오늘 추억속으로 빠져 보세요
2006년 7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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