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감이 교차하는 날이였다.
반갑다고 해야 할지 아님 피해 갔으면 해야 할지 마음이 복잡미묘하다.
팔자가 바뀌다보니 예전에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나이 사십이 넘도록 술집 출입을 거의하지 않고 살았었다.
가끔 친구들이나 모이면 한 두잔 정도가 고작이였다.
그런 내가 일본식 퓨전 호프 주점에서 조리실장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뜻하지 않은 손님이 오지않았겠는가.
손님이 줄줄이 7팀이나 들어와 정신없이 음식을 만들어 내보내고 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어떤 아가씨가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저 혹시 ** 여자중학교에서 특활지도를 하시지 않았어요? "한다.
난 당황하여 " 어떻게~ 날 알아요?" 했다.
"어머, 맞네요. 저 선생님한테 배웠어요.
그때 준비물을 제대로 못해가서 선생님께서 늘 재료를 주셔서 작품을
만들었어요."
"아, 그래요? 그런데 어떻게 기억을 하네요."
" 그때 배우고 싶어서 공예반을 신청 했지만 엄마가 재료 살 돈을 잘 주
시지 않아서 준비를 제대로 해가지 못했댔어요.
그때마다 선생님이 재료를 넉넉히 가지고 오셔서 준비를 제대로 해오지
않은 다른 애들까지 늘 챙겨 주셔서 기억에 남아요."한다.
"그런데 어떻게 선생님이 여기서 일을 하세요."
나? "팔자 바껴서 그래." 하며 웃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참으로 알 수 없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풋풋한 여중생이 대학교를 졸업해서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내앞에 나타
나다니 . . .
세월이 한참이나 많이 흘러 갔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리고 반갑기도 하고 왠지 피해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2006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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