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도 어김없이 또 새벽에 잠이 들어서 늦게 일어나게 되었다.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까 9시 10분 가까이 되고 있었다. 대학로 CGV에 조조 시간으로 더 킹을 예매해뒀는데 아뿔싸, 늦잠을 자고 말았네. 부랴부랴 취소하려니까 얼레? 상영 중이라 취소가 안 된다고 뜨는 게 아닌가. 몇 시 예매했는데 벌써 상영 중이래? 비몽사몽 10시쯤이라 생각했더니 상영 시간이 9시로 되어있었다.
에구 ~ 싸게 보려고 조조로 예매했더니 망했다. 2, 3천 원 싸게 보려다 7천 원을 날린 꼴이 되었네. 솔직히 더 킹은 주제가 권력이라서 안 보려고 했는데 워낙 많은 사람이 보니까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하고 보려고 한 것이다. 권력을 휘두르고 그렇게 사는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같은 소시민은 가슴 답답하고 괘씸한 생각도 들고 분한 마음도 생기지 않는가. 그래서 그렇게 스트레스받게 되는 영화는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날 저녁에 싸가지 외출하고 들어와서 "엄마 더 킹 보고 왔어? " "아니, 늦잠 자서 못 갔어. 취소하려니까 상영 중이래. " "그럼 날렸네. KT 무료 권으로 메가박스에서 봐. " 한다. KT 장기 우수 고객에게 제공하는 무료 영화가 1년에 6회 주어지는데 20년 장기 우수 고객이라고 해야 혜택은 별 볼 일 없지만, 단지 무료 영화 6회 제공한다는 것 때문에 통신사 이동 안 하고 KT에 남아있다. 솔직히 가끔 속 뒤집히게 할 때면 통신사 이동해버릴까 생각도 드는데 내게는 1년에 영화 무료 6회 보는 게 다른 서비스 받는 것보다 훨 낫기에 KT를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집 가까이에 창동 메가박스가 개관했는데 어떻게 지어졌나 궁금하기도 해서 더 킹을 예매하고 가서 보고 왔다. 다른 상영관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내가 들어간 상영관은 5관이었는데 우와 ~ 상영관이 크고 스크린도 크게 보였고 앞 좌석과의 간격이 넓어 다리를 쭉 뻗고 볼 수 있을 만큼 넓었고 CGV보다 계단 경사도는 조금 낮아 보였다. 또한, 새 건물이라 아직 새집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영화 더 킹, 영화 보면서 중간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지루하다는 것보다 보면서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나올까? 하고 잠시 고민했는데 더 킹 보려다 늦잠 자서 티켓 날렸는데, 보기 싫다고 중간에 나오면 이중으로 손실을 자처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끝까지 보고 왔지만, 잔인한 장면이 노골적으로 나오지 않았으나 연상되게 하였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법이 법이 아니리 권력이 휘두르는 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에 법 앞에 평등? 개뿔, 개나 줘버려라. 그렇게 우리는 법 앞에서 공정하게 보호받지도 심판받지도 못하고 권력에 좌지우지되어 힘 한번 써보지도 못하는 그들의 놀잇감에 지나지 않는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영화 속이지만, 새삼 또 그런 것을 보니까 답답했다.
<더 킹>은 권력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의 뒷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한재림 감독의 전작인 <관상>이 거대한 권력을 향한 욕망과 운명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개인의 나약함을 표현했다면, <더 킹>은 이미 세상 위에 군림하며 화려한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침없이 그려냈다. 특히,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스토리를 속도감 있게 전개해나가며, 권력자들의 화려한 세계와 그 뒤의 어두운 이면을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하여,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싶었던 한 남자가 권력의 맛을 알게 되고 거칠 것 없는 화려한 삶을 누리게 되는 과정은 판타지처럼 느껴질 만큼 황홀하게 표현된다. 왕처럼 군림하던 그들을 쫓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펼쳐지는 역동적인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통쾌하고 진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새로운 영화적 재미를 준다. 또한 적재적소에 담겨 있는 캐릭터들의 촌철살인 대사들과 행동들은 답답했던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 것이다.
2014년경, “대한민국처럼 권력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있을까?”라는 답답함에서 <더 킹>의 기획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의 답답함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조리함과 영화적 판타지를 결합하며 비로소 <더 킹>으로 완성되었다. 세상 위를 군림하며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이고 싶어 하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재림 감독은 사건 위주의 전개보다는 한 남자의 일대기 안에 담긴 우여곡절, 희로애락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그리하여 박태수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확대해가는 스토리는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며 그 끝에서는 짜릿한 카타르시스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격동의 시절을 겪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치열한 뒷모습이 아닌 최대한 우아하고 클래식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풍자도 놓치지 않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남자 박태수 역은 9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조인성이 맡았다. 조인성은 “<더 킹>의 시나리오, 함께 작업할 배우들, 한재림 감독에 대한 신뢰, 그리고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더 킹>을 해야만 하는 이유였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스크린 컴백을 기다려왔던 조인성에게 박태수는 인생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인성은 권력의 맛을 알게 된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권력을 설계하고 기획하며 세상 위에 군림하는 인물이 되기까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아우르며 섬세하고 다양한 감정선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작품마다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정우성이 대한민국의 권력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차세대 검사장 후보 한강식 역을 맡으며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할 예정이다.
정우성은 한강식 캐릭터에 대해 "외향적으로는 권력의 옷을 입고 근엄해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권력의 우스운 면을 엿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정우성은 권력을 움직이는 한강식 캐릭터를 살려 선 굵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배성우는 전략 3부의 핵심인물이자 권력 앞에서 순종적인 검사 양동철을 맡아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자존심 잠깐이다, 크게 봐야 돼 넓게 보고" 등 영화 속 양동철의 위트 있는 대사는 그의 노련한 연기를 통해 발현돼 시종일관 영화의 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화려한 세계 이면의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들개파 2인자 최두일 역은 여러 방면에서 활약 중인 류준열이 맡았다. 류준열은 “두일은 태수, 강식, 동철과는 정반대의 다른 지향점을 바라보지만 그들과 데칼코마니 같은 속성이 있다. 항상 다르면서 한 편으로는 굉장히 맞닿아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김아중(임상희 분)이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로 옮겨가며 뉴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아쉽게도 영화에선 볼수 없었던 장면이다. 이 장면을 위해 김아중은 당시 90년대를 대표하는 여자 아나운서들의 뉴스 진행스타일과 패션을 연구하며 캐릭터 설정에 열의를 가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김아중은 정확한 발성과 발음은 물론 캐릭터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연기로 ‘더 킹’에서도 아나운서 캐릭터에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였다.
<연애의 목적>으로 제26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43회 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영화계에 데뷔한 한재림 감독. 이후 그는 <우아한 세계>를 통해 제28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스토리텔러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리고 2013년, 사람의 관상을 통해 야망을 이루려는 권력가들의 욕망을 담은 <관상>으로 900만 이상 관객수를 동원하고 제50회 대종상영화상 감독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최고의 감독으로 자리잡는다. <연애의 목적>부터 <관상>까지 어느 하나 전형적인 스토리 전개를 따르지 않고 촌철살인의 대사로 해학과 풍자를 담아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한재림 감독. 이번엔 대한민국 권력가들의 이면을 담은 <더 킹>으로 돌아온다.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는
우여곡절 끝에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핵심 라인을 타고 승승장구 하게 된다.
정권이 교체되는 중요한 시기,
새로운 판을 짜며 기회를 노리던 이들 앞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는데…
대한민국이 속 시원하게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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