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발레 공연으로 본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결혼 행진곡과 더불어 너무도 유명한 바그너의 로엔그린의 혼례 합창, 그 혼례 합창이 나오는 로엔그린을 보러 예술의 전당으로 가는 날이다. 오페라 로엔그린을 보러 가기에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7월 티켓 오픈 하는 날 예매해둔 공연이라 그 덥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 끝자락이 되어서야 보게 된 공연이다.
그리고 얼마전에 CJ 쿠킹 클레스 신청한 것이 당첨되어 낮에는 CJ 사옥 백설 요리원에서 레몬청과 버터 레몬 가자미 스테이크 그리고 레몬&바질 모히또를 배우고 회사 측에서 준 선물 보따리를 들고 모임 장소 알아보러 홍대입구역으로 갔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그 무거운 것을 들고 예술의 전당으로 갔더니 에고 ~ 어깨 아프고 손 아프고 온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하고 힘들었다.
오페라 로엔그린, 혼례의 합창이 없었다면 바그너의 로엔그린은 이 만큼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 결혼식 때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빅토리아 공주가 직접 고른 결혼식 음악이 널리 퍼지면서 우리나라에서조차 결혼식장에서는 당연히 이 음악을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바그너 음악은 왠지 무겁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작년에 오페라 네덜란드인을 보고 조금 덜 어렵게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데 오늘 로엔그린 공연 시간이 장장 4시간 40분이란다. 뭐여? 4시간 40분? 게다가 인터미션이 40분씩 두 번이라니, 그동안 공연 보러 다녔어도 이렇게 긴 공연 시간은 처음이었다. 얼른 집에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나 계산해보니 다행히 평일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공연 전에 성악가분들이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직원의 안내에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공연을 보면서 휴식 시간이 길어진 게 이해가 되었다.
오페라야 대사를 노래로 부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른 작품보다 더 출연진들이 공연 시간 내내 계속 노래를 불러야 하는 작품으로 정말 휴식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느 공연과 달리 격일로 공연 날짜가 잡혀 있어 오늘 정말 대단한 공연을 보게 된 것 같다. 공연을 보면서 악기 연주자나 성악가도 바그너 음악을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예술의 전당 외벽에 걸린 로엔그린 포스터와 12월에 보려고 예매해둔 현대 무용 어린왕자와 연극 페리클레스가 나란히 걸려 있네.
공연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다 보니 여유있어 새삼 안내도를 보고 들어갔다.
시간이 일러 사진 찍는 사람이 없어 얼른 찍고
일찍 와서 사진 찍는 젊은 아짐한테 부탁해서 한 컷!!
바그너는 라이프찌히 태생인 독일의 작곡가로 중류 관리의 9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나, 부모와 형제 모두가 연극을 좋아했으며, 부친은 그의 생후 반 년만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부친의 친구이며, 모친과 재혼한 드레스덴 궁정 연극배우 가이어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러나 가이어도 그가 8세 때 세상을 떠났고, 9세 때 입학한 십자 학교에서는 역사와 그리스어를 좋아했다. 형이나 누나가 모두 극단에서 일했기 때문에 바그너도 중학교 시대부터 극작에 심취했는데, 15세 때 게반트하우스 연주회에서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감동한 이래 음악에 열중하여, 18세 때 라이프찌히 대학에 입학하여 음악과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했으며, 명교사 바인리히에게 음악 이론을 배워 단시일에 정통했다. 1832년에 작곡한 4곡 중 2곡이 게반트하우스 연주회에서 연주되어 작곡가로서 출발했다. 이 해부터 1839년까지 합창장이나 지휘자로서 바이마르, 뷔르쯔부르크, 마그네부르크, 쾨니히스부르크 등 독일 각지를 돌고, 러시아의 리가에서 가극 지휘자로 2년을 지냈다.
한편으로 약간의 가극 대본을 쓰고 작곡도 했지만, 예술적으로 충실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상연도 실패로 그쳤다. 24세 때 여배우인 민나와 결혼했으나, 26세 때 가극 상연으로 인한 빚 때문에 리가로부터 파리로 도피했다. 파리에서 성공의 꿈이 깨어지자, 이탈리아 가극을 편곡하면서 어려운 생활을 3년간이나 보냈지만, 가극 《리엔찌》,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완성했다. 1842년에 드레스덴에서 《리엔찌》가 초연되어, 뜻밖에도 궁정 악장에 임명되는 행운을 얻었다. 처음으로 드레스덴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 바그너는 계속하여 《탄호이저》, 《로엔그린》의 두 낭만파 가극을 완성했으나, 1848년 38세 때에 혁명에 참가하여 국외로 망명해서, 1858년까지 9년간을 스위스의 쮜리히를 중심으로 각지를 여행하여 작곡, 지휘, 평론으로 활약했다.
그는 이 무렵 《가극과 연극》이라는 논물을 써서, 그리스 예술을 존중하는 무용, 음악, 문학의 결합을 말하는 ‘악극’을 주장했다. 그는 이 동안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의 대본을 완성하고, 그 중의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의 작곡을 완성했다. 이와 전후해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곡에 착수하여 1859년에 완성했다. 이 뒤부터 유럽 각지를 지휘 여행하여 수입을 올렸지만, 가극 상연으로 인한 빚과 화려한 생활 때문에 경제적인 파탄에 빠졌다. 그러나 1862년에 작센 왕국의 추방이 해제되어, 1864년 51세 때 바바리아 왕의 초청으로 뮌헨으로 가서, 이듬해 왕립 가극장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초연하여 성공을 거두는 한편,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도 완성하여, 그 이름을 전 유럽에 떨쳤다.
1866년에는 아내를 잃었으나, 1868년에 리스트의 딸 코지마와 재혼하여 암담한 생활에서 벗어났다. 대작 《니벨룽겐의 반지》도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완결을 보아, 1876년에 바이로이트에 이상이었던 축제 극장을 세워 자작을 성대하게 상연했다. 1882년에 최후의 악극 《파르지팔》완성 초연하고, 베네치아로 요양을 떠났으나, 그 이듬해 70세로 그곳에서 행복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식백과 발췌)
오페라 로엔그린과 12월에 볼 연극 페리클레스
오페라 하우스의 무대
커튼 콜 촬영,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엘자의 동생 고트프리트와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 그리고 엘자의 뒷모습,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묻지 말아라, 했거늘 사악한 자의 유혹에 빠져 의심하여 그 약속을 어김으로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되어 있는 동생을 보게된 엘자, 가슴이 짠했다.
하인리히 왕 역의 미하일 페트렌코
오르트루트 역의 카트린 위놀드, 끝없이 자신의 사악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끝까지 엘자를 거짓으로 의심하게 만든 오르트루트
엘자 역의 서선영 님, 루살카에서도 열연을 보여줬는데 로엔그린에서도 공연 내내 맨발로 열연했다.
가운데 로엔그린 역의 김석철, 그리고 마지막 휘날레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엘자 동생 고트프리트와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 배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 로엔그린이 뚱뚱해서 기사가 아닌가? 잠시 갸우뚱했다. ㅎㅎㅎ 기사라고 하면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으로 각인이 되어있다 보니 이런 공연에서도 순간 그렇게 연상했나 보다. (자료 사진)
하인리히 왕
왕의 전령
국립오페라단이 1976년 국내 초연 이후 40년 만에 다시 선보인 로엔그린은 베네수엘라 출신의 오페라 연출가 카를로스 바그너가 연출했다고 한다. 그는 앞서 코부르크, 렌, 루앙 등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 자신의 로엔그린 콘셉트를 토대로 원작에서 정의와 선의 상징인 성배의 기사였던 로엔그린은 연출의 손을 거치며 사기꾼 선동가로 바꿔 설정했는데. 정치적 혼란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원해주겠다며 찾아온 출신 모를 영웅이 결국 사기꾼으로 드러나면서 모두를 절망시키고 떠나간다는 내용으로 각색되었다.
지금의 우리나라 실정을 빗대어 그렇게 각색했다면 예술 작품에서조차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 가십거리가 된 것 같아 불쾌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롭고 아름다운 동화 같던 내용이 거짓됨으로 바뀌게 되어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리고 나는 현대적으로 각색된 공연보다 원작에 가까운 고전적으로 연출한 공연을 좋아하므로 국립 오페라단의 공연은 현실과 동떨어진 시대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런지는 모르지만, 현대적으로 각색한 공연이 많아 무대 막이 올라가면, 아 또 현대적으로 각색했구나, 하고 볼 때마다 조금 아쉬움이 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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