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공연, 돈 주고 표를 사겠다고 해도 내 마음대로 살 수 없는 공연, 오직 행운이 따라야 볼 수 있는 공연이 온쉼표 공연이다. 11월에도 온쉼표 신청을 했지만, 또 탈락이다. 에구 ~ 할 수 없이 나중에 취소 티켓이 나오길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공연 날은 다가오는데 취소 티켓이 나오지 않는다. 이달에는 온쉼표 공연을 볼 수 없게 되나? 그래도 행여나 하고 수시로 계속 확인하는데 공연 전날 오후에 한 자리 뜨는 게 아닌가. 얼른, 잽싸게 클릭!! 다행히 한 자리 챙겼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탈락자도 취소 자리가 뜨길 기다리며 수시로 확인하기 때문에 자리가 떠도 예매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아 보는 순간 재빨리 클릭해야 하는데 다행히 내가 먼저 클릭했나 보다. ㅎㅎㅎ
그래서 11월에도 온쉼표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는데 계절이 계절인 만큼 가을에 어울리는 곡을 선곡해 음악으로도 가을을 흠뻑 느끼고 왔다. 게다가 요즘엔 자주 접하지 않은 곡들이지만, 내가 아는 곡들이라 감상하기 더 좋았다. 예전에는 음악 감상을 즐겨 했는데 이젠 오디오도 없애버리다 보니 따로 음악 감상하는 시간이 없어졌다고나 할까. 가끔 볼륨 높여 듣고 싶을 때가 있는데 층간 소음이 어찌 하느냐고 하니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는 늘 전축 레코드를 틀어 놓으셔서 집안에 늘 음악이 흐르게 하셨는데 그때 들은 곡들이 학창 시절 도움이 참 많이 되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면 이 건 무슨 악기, 이 건 무슨 악기, 소리를 듣고 악기 구분을 하였지만, 지금은 듣는 것 외에는 머릿속에 남지 않고 듣고도 그때뿐 이내 잊어버린다. 나, 치매 초기?
정말 어렸을 때는 그 곡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버지께서 틀어 놓으시니까 그냥 무의식으로 들었는데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듣게 되었을 때 아, 이 곡이 무슨 오페라의 아리아였구나, 이 곡이 슈베르트의 곡이었구나, 하며 알게 되어 다른 급우들보다 음악이 쉬웠고 음악을 듣는 귀가 남다르게 예민해 음악 시간이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교내 음악 경연대회에서 상도 받게 되어 지금은 세상을 달리하셨지만, 고 이은상 선생님께서 음대 작곡과를 가서 전문적으로 음악 공부를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지만, 내 운명이, 내 팔자가 바뀌다가 보니 그건 못다 이룬 꿈이 되었고 추억이 되고 말았다. 에구 ~ 괜한 옛날 생각 또 했네. 옛날 생각 하니까 울 엄니가 보고 싶다. 엄마 . . .
나 찾아 봐 ~ 라.
11월 온쉼표 무대, 요즘은 무대에 예쁜 영상을 올려주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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