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 식사용으로 토스트를 해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놓은 식빵을 구워 잼 바르고 가져간 베지밀이랑 먹으며 얼른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간다. 알람을 맞춰 놓고 잤으나 다시 잠이 들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서둘러야 했다. 경주 터미널 방향에서 9시쯤 지나오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게스트 하우스에서 경주역 앞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버스 정류장(성동 시장 건너, 세무서 방향)이 있다. 9시에 도착해 10여 분 기다리니까 202번 버스가 왔고, 아마 30여 분 소요된 것 같다.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양동마을 입구라며 내려준 곳이 삼거리 교차로 가운데, 오른쪽 길 따라 걸어 들어가면 양동마을이라고 알려주고 버스는 떠났다. 차도 많이 다니지 않는 넓은 도로 가운데 혼자 떨구어진 느낌이 들었다. ㅎㅎㅎ
양동마을 표지석이 있는 것 보니 제대로 내려준 것 맞네. 길 건너 오른쪽 길로 가라고 했으니 얼른 가자. 이곳에서 1.2km를 걸어 들어가야 한다.
어라? 기찻길이 있네. 기차가 다니는 철길인가?
산꼬마부전나비
홍단심계 새아침 홑꽃 무궁화
배달계 새한 겹 흰색 무궁화
닭의장풀이라고도 하는 달개비
나팔꽃
위 아래 두 꽃이 엮여있는 게 참 예쁘다.
철로 쪽으로 올라갈 수 있게 울타리가 트였고 건물 구조물도 있네. 기차가 다니는 길인지 궁금해 올라가니까 지금은 폐역이 된 양자동역이다. 양자동역은 동해남부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코레일 대구본부 소속으로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에 있다. '어진 임금을 보필한다’는 뜻의 양좌동(良佐洞)에서 유래한 양동(良洞)이라는 이름은 일본 강점기 때 양자동(良子洞)으로 바뀌었다. 양자동역의 주요한 존재 이유는 1984년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 양동 한옥마을과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역 표지판은 근래 만들어 놓은 것인지 깨끗하다.
역에서 잠시 머물다 내려갔더니 기차 오는 소리가 들린다. 기차가 오나? 하고 얼른 뛰어 올라가니까 경북 관광 순환 테마 열차가 오고있다.
봄꽃 흐드러지게 필 때 다시 이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수유 열매같이 탱글탱글한 열매가 바닥에 파랗게 떨어져 있다. 뭐지? 이팝나무 열매인데 식용할 수 있다는 의견과 식용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몸에 해가 된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하는데 먹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식용 가능하다면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을 것 같다.
7월에 찍은 이팝나무 열매
5월에 찍은 이팝나무 꽃
양동 마을이 가까이 있나 보다. 1.2km의 거리가 걷기에는 먼 거리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걸어가야 하는 길이 있는 곳도 괜찮다.
오른쪽 양동 마을 길로 건너 간다.
볼록 거울이 있어 셀카!!
드디어 양동 마을 버스 종점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203번 버스가 이곳까지 들어오는구나. 난 202번 버스를 타고 마을 입구에서 내려 걸어왔는데, 그렇게 걸어와도 좋았다.
주차장 오른쪽으로 양동 마을 가는 길
왼쪽 양동마을 문화관을 먼저 둘러 보고 간다.
꽃무릇
양동마을 문화관 담장과 벽화
건물 안의 벽화
유물 전시관 로비에 전시 되어 있는 서예 작품은 경주시에서 주최한 대회에 출품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간다.
양민공 손소 초상 보물 제1216호로 필자미상.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60㎝, 가로 105㎝.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양좌영각에 봉안되어 있었다. 조선 초기 공신도상의 전형을 보여주는 귀중한 초상화로 조선 초기 회화가 드문 현 실정에서 초상화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회재 선생이 강계배소에서 노모의 부음을 듣고 적어 보낸 제문
마을 입구에는 1913년에 세워진 양동초등학교가 있는데 일본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이 마을의 지형이 ‘물(勿)’자 모양의 길지여서 마을 정면에 학교를 세워 ‘혈(血)’자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또한 일본인들은 여기서도 철길을 마을 앞으로 지나가도록 가설해 풍수지리에 입각한 우리의 전통 사상과 우리 강산의 기를 흐리게 하고 있다. 지금은 후손들에 의해 마을 건물들의 방향도 남향에서 동향으로 옮겨지는 등 전통적인 형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전시관을 둘러 보고 뒤로 나가니까 카페와 양동 손한과를 파는 매점이 있다.
매점 오른쪽 통로로 나가니까 벽화가 그려진 높은 울타리 길이 나온다. 어린이집 꼬마들이 기념 사진을 찍느라 보육교사들과 신경전이다. 일괄적으로 똑같이 찍어주는 사진이지만, 훗날 아이한테는 추억의 사진이 되겠지. 아이들을 피해서 살짝 살짝 사진 찍으며 지나간다.
저 앞에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 4천 원
양동 초등학교 담장
양동초등학교 건물을 한옥으로 지었다고 해서 들어가 건물 사진 좀 찍을까 들어갔더니 수위 아저씨가 정말 기분 더럽게 우범자, 잡상인 내쫓듯이 쫓아낸다. 운동장에서 건물 사진만 좀 찍자고 해도 안하무인 빨리 꺼지라는 듯 몰상식하게 버럭질하며 내쫓아서 학교 측에 문의할까 하다가 치사해서 그냥 간다, 하고 말았는데 적어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어 관광지로 알려진 곳이니만큼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마을에서 저렇게 예의라고는 없는 무식한 사람을 두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워낙 많은 사람의 방문에 그럴 수 있다 사려되나 그래도 품새는 상식 이하다.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등재되어있는 곳이니 적어도 문화해설사 수준은 안 되어도 아이들이 수업 중이니 교문 앞에서만 촬영하라고, 그리고 더불어 양동초등학교에 관한 역사나 정보 몇 가지 알려준다면 양동마을의 위상도 서게 하고 방문객에 대한 그 정도 예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명색이 방문객에게 입장료까지 받아 마을을 운영하면서 잡상인 취급하듯이 내쫓는다는 것은 문화재 등재된 것을 빌미로 돈 받아 챙긴다는 인상을 줬다. 이런 관광지화된 곳에서 주민 한 사람의 행태가 마을 전체에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에 각성해야 할 일이다.
양동 초등학교 교실 건물
밖에서 찍은 양동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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