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나 자꾸 왜 이러니?

智美 아줌마 2016. 5. 16. 21:24

오늘 세종문화회관 공연 예매를 하려다가 혹시 친구가 시간이 될까 하고

같이 갈 수 있다면 한 장 더 예매하려고 전화했다.

가능할 것 같다는 친구의 말에 두 장 예매한다 하고 지리산 가는 얘기하다 전화 끊고는

먼저 일정표에 공연일 저장해두고 5월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일정표를 훑어 보는 순간

큰 돌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아니,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났다.

 

아, 미치겠다. 도대체 요즘 내가 왜 이러나 글쎄.

어이없는 실수를 자꾸 하는 나 자신이 이해가 안 돼 화도 나고 서글퍼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엉엉 소리쳐 울고 싶고 퍼질러 앉아 발버둥이라도 치며 울고 싶은 심정이다. 나 왜 이러니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일정표를 들여다보면서 도대체 뭘 본 건지

그것도 열흘이나 지나서야 알아차리다니 왜 자꾸 멍청한 짓을 하느냐고?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보려고 2월에 티켓 오픈하자마자 조기 예매해 둔 공연이다.

전막 공연은 못 본 지라 꼭 보고 싶은 공연이었는데

4일에 고사리 뜯으러 다녀와서 10일 전주 여행 가기 전까지 빈둥빈둥 집에 있었고

일정표를 매일 확인했으면서 어떻게 7일 공연을 잊어버릴 수가 있는지

눈 뻔히 뜨고, 참으로 나 자신이 미스터리다.

 

에효 ~ 그렇게 자책하며 울고 싶은 심정으로 멍하니 앉아있는데 주문한 택배가 왔다.

작년에 친구들에게 선물한 앨범이 그동안 모일 때마다 사진을 찍어주다 보니

앨범 한 권이 꽉 찬 친구들이 여러 명있어 앨범 속지를 주문한 것이 온 것이었다.

 

추가로 앨범 한 권에 사진을 더 넣을 수 있는 양이 속지 10장 정도라고 해서

속지 10장 1묶음씩 판매한다고 하니 앨범 14개 주문한 것에 삽입할 거라고 하고

속지 14개를 주문했는데 10장씩 한 묶음씩으로 보낸 게 아니라

낱장 140장을 한 꺼번에 상자에 담아 보내온 것이다.

 

이건 또 뭐니? 이걸 친구들한테 어떻게 나눠주라고 이렇게 보낸 거야? 하고 전화를 했다.

앨범 14개 주문한 사람이라고 그 앨범에 추가로 넣을 속지를 14개 주문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그런데 이렇게 보내면 이걸 어떻게 친구들에게 나눠주겠냐고 했더니

바빠서 신경을 못 썼다며 미안하다고 문방구 가서 서류 봉투 사다 넣는 수밖에 없단다.

 

정말 이 또한 어이없다. 늘 5X7사이즈 사진을 뽑아주기에 앨범도 가장 큰 것으로 사서 줬는데

그렇게 큰 서류 봉투를 어디서 구하겠냐니까 문방구에 가면 판다고 하기에

업체에서 잘못 보낸 물건 때문에 왜 내가 담을 비닐을 사든 서류 봉투를 사러 다녀야 하며

그러잖아도 오늘따라 할 일도 많아 바쁜데 내가 해결하러 돌아다녀야 하느냐고 따졌다.

 

오페라 공연 못 본 것 때문에 속이 상해 있는데 기름을 붓는다 부어.

작년에 업체 직원이 직접 집으로 앨범을 갖다 줘서 그 직원도 나를 기억하고 있어

수월하게 주문했다 생각했더니 이런 낭패가 있나 그래.

 

그래서 서점 문구점에 가서 가장 큰 서류 봉투를 사려 하니까

크기가 조금 작아 맞지 않았고 이것저것 뒤지다 보니 파일 비닐 속지 큰 게 있어서

크기를 대보니까 얼 축 맞는 것 같아 사 와서 개별 포장을 했는데

적든 많든 지출되지 않아야 할 경비가 지출되었고

숫자 세어가며 포장하느라 시간 뺏기고 오늘은 이래저래 속이 상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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