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금강산 첫 봉우리 신선봉

智美 아줌마 2015. 10. 26. 15:31

작년 화암사 미륵불 점안식이 10월 25일에 있어 겸사겸사 다녀오려 했는데 다른 절에 계신 스님께서 많이 오셔서 묵을 방이 없다 하여 참관을 하지 못하였다. 당일로 다녀오기는 교통이 좋지 않아 무리라 생각하고 가지 않았더니 못내 아쉬움에 후회가 되었다. 점안식은 흔히 볼 수 있는 행사가 아니어서 속초로 나와 묵기라도 할 걸 하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들었으니 갈수록 나 자신이 멍청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7시 35분 미시령을 지나는 속초행 버스를 타고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설악동으로 들어갈 때는 속초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는 게 가깝고 오늘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가는 게 가깝다. 10시쯤 속초에 도착하여 화암사로 가는 버스가 없어 지난번 같이 1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켄싱턴 리조트 앞에서 택시를 타고 들어간다. 속초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도 되지만, 화암사가 위치 상으로는 고성에 있어 시외 구간이라 택시 요금이 5천 원(1만 5천원) 정도 더 나오는 터라 경비 조금 아끼고 초행이 아니라 이번에도 그렇게 해서 화암사로 갔다.

 

출발 전 미리 종무소에 전화해서 스님께 하루 묵겠다고 말씀드리고 가는 것이라 화암사에 도착해서 바로 성인대 산행을 하고 저녁 공양 시간 전에 화암사로 들어갔다. 지난번에 이틀 머물다 왔는데 그 후 스님께서도 종무소 일 보시는 분도 전화 목소리를 듣고 나를 기억해주셔서 놀라웠고 감사했다. 높은 산은 날씨 변화가 심해 오늘은 날씨가 괜찮은 것 같아 성인대에 먼저 오른다.

 

 

지난해에 성인대에 올랐을 때는 녹음이 짙은 계절이었지만, 이번 산행은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오르게 되었다. 같은 숲, 같은 길인데 어찌 이리도 다를까? 자연의 오묘함을 새삼 느끼며 올라간다. 산행 계획은 하고 갔지만, 그다지 힘든 길이 아니어서 스틱을 챙겨 가지 않았는데 등산로 입구 이정표 앞에 지팡이로 쓴 나뭇가지가 있어서 가지고 올라갔는데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내려와서 행여 다른 사람에게도 필요할까 해서 제자리에 갖다 놓고 왔다. 이제 단풍 구경을 하며 올라간다. 지난번에는 안개가 자욱해서 울산바위를 못 보고 왔는데 이번엔 제발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올라간다. ㅎㅎㅎ

 

 

 

 

작은 나무다리가 건재하게 자리를 지키며 길손에게 안전하게 건너가게 해준다.

경사도가 높은 길에 길손에게 수월하게 잡고 올라갈 수 있게 묶여 있던 밧줄도 그대로 묶여있고,

 

 

가파르게 헉헉대고 올라가면 중간중간 오르막이 있지만, 능선길이라  풍경 구경하며 가기에 무난하니 좋고 지난번에 왔을 때는 금마타리, 노루오줌, 중나리, 원추리, 함박꽃, 눈개승마, 돌양지, 등등 야생화를 많이 만나며 올라갔는데 겨울 문턱이라 꽃은 볼 수 없었다.

 

신선봉이 살짝 보인다.지금 오르고 있는 이 산자락이 신선봉 줄기라고 하는데줄기가 어떻게 뻗어 내려있는지 궁금하다.

예쁜 오솔길, 진달래 산철쭉 필 때 다시 가보고 싶다. 진달래, 산철쭉 나무가 많이 있을까?

 

 

 

가운데 신선봉

 

 

성인대 방향

아고 ~ 저기만 올라가면 살방살방 걸어가면 된다.

 

 

 

 

 

 

 

 

 

 

 

 

이정표 뒤로 상봉, 신선봉으로 가는 길인데 폐쇠되었지만, 그래도 많은 산객이 다른 루트를 통해서 상봉, 신선봉 산행을 많이 한다. 화암사에서 상봉,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멸종위기 1급인 산양과 2급인 삵의 서식지여서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성인대 도착, 성인대는 아주 먼 옛날 천산의 신선들이 내려와 노닐었다는 일명 신선대 선인바위는 앞으로 올 어진이가 탈 말바위를 거쳐 토성면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성산 성황산에서 맥의 끝을 맸었다. ​그 곳 성황산에는 앞으로 탄생할 선인이 쓸 관모 바위가 있고, 성황산의 탄생은 아주 먼 옛날 조씨라는 성을 가진 나그네가 모닥불을 피우고 조약돌을 구워 호랑이 입에다 집어 넣자 호랑이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뒹굴다 돌만 뱉어 버리고 죽으니 ​뱉어 버린 돌의 흔적이 지금도 일부가 남아 있으며, 훗날 죽은 호랑이는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 하는 성황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거북바위의 거북머리가 미시령(해발 825m) 도로쪽을 향해 지금도 ​기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거북바위 주변에서는 성인이 서 있는 모습의 입석과 머리 바위가 있어 세인들에게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안내문)

 

왼쪽 봉우리가 상봉, 상봉 오른쪽에 신선봉

가운데 수바위가 보이고

 

신선암 쪽에 사람이 모여 앉아있네. 나도 얼른 가 봐야지.

 

허리 아프게 휘어있는 소나무는 여전히 허리를 못 펴고 있네. 바람 미워 ~

지난번에 안개로 인해 아쉽게 보지 못 했던 울산 바위, 산뜻하지 않은 날씨지만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었다.

성인대에 오신 분께 부탁해서 인중 샷!!

 

 

미시령 옛길과 그 아래 미시령 터널

 

오른쪽 낙타 바위와 그 아래 신선암, 낙타 바위에서 신선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데 조금 위험해 보여서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가 볼 걸 그랬나?

낙타 바위로 건너 가보자. 바위 옆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그 아래는 천길 낭떨어지라 조심조심

 

신선봉을 배경으로 낙타 바위를 한 컷 찍고

나도 어떤 아짐한테 부탁해서 한 컷 찍고

아, 이곳에서는 미시령 터널 두 개가 다 보이네.

왼쪽 송곳봉 같이 보이는 달마봉도 가리지 않고 잘 보인다. 권금성에서 볼 때는 달마봉이 누에같이 생겼는데 이곳에서는 뾰족하게 보인다.

되돌아 나간다. 조심조심 . . .

 

 

여름에 왔을 때는 무당개구리가 바글바글 했는데 겨울 잠 자러 갔나? 한 녀석도 보이지 않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웅덩이

 

 

화암사와 수바위

 

내려가려고 성인대에 오니까 아무도 없기에 아까 찍지 못한 인증 샷을 부탁해서

성인대 옆 모습

성인대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왕모래와 가파른 길이라 잘 내려가야 한다.

내려와서 올려다 본 성인대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 있네. 이 구간이 경사도 심하고 왕모래 길이라 밧줄이 있었는데 . . .

 

 

 

 

솔체

구절초

이제 수바위가 보인다. 수바위까지 내려가면 거의 다 내려간다.

헬기장에서 본 수바위

 

진표 율사를 비롯한 대덕고승들이 주석하던 도량이지만 심산유곡에 자리한 터라 먹을 양식은 늘 부족했다. 어느 날 정진하던 두 스님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바위에 작은 구멍 하나 있다. 지팡이 넣고 세 번 흔들면 끼니 때마다 두 사람 먹을 만한 쌀이 나올 것이다.” 절 인근 바위라 하면 지금의 수바위뿐. 바위로 올라가 구멍에 지팡이 넣고 흔드니 정말 2인분의 쌀이 나왔다. 어느 날, 절 찾아온 객승이 이 일 지켜보고는 ‘여섯 번 흔들면 네 사람분의 쌀이 나올 것’이라며 구멍에 지팡이를 넣고 여섯 번을 흔들었다고 한다. 

 

객승의 욕심 알아차린 바위는 쌀을 삼키고 피를 토했고  바위가 다시 쌀을 내주었다는 소식은 그 이후 영영 들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저 바위는 그 때부터 ‘쌀 바위’란 뜻으로 ‘쌀 수(穗)’자를 써 ‘수암(穗巖)’이라 불렸고, 저 절의 원래 이름 ‘화엄사’도 ‘쌀 바위 절’ 이란 의미의 벼 화(禾)자를 써 ‘화암사(禾巖寺)’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수행이 부족한 객승으로 인해 그 후엔 두 스님께서는 무엇을 드셨을까?

 

지난번에 왔을 때는 오른쪽 나무 위까지 올라가 봤는데 이번엔 밑에서 보고 그냥 내려간다.

 

울산바위도 살짝 보이고

내려가는 길

 

 

 

화암사에서 숲길로 올라가 성인대,울산 바위, 낙타 바위를 보고 수바위 쪽으로 내려오니 대략 4.1km 3시간 정도 걸렸다.

'나 홀로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암사에서 델피노 가는 길  (0) 2015.10.27
금강산 화암사의 가을 풍경  (0) 2015.10.27
창덕궁의 나무 이야기  (0) 2015.10.22
세계문화유산 창덕궁  (0) 2015.10.20
소래 습지 생태공원  (0) 201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