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똥 박물관 해우재

智美 아줌마 2015. 5. 28. 12:00

요즘엔 멀리 가는 여행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우연히 알게 된 수원에 있는 해우재를 갔다.

일명 똥 박물관, 비위가 약한 사람은 미리 식사하고 가라는 충고 말을 전하는 사람도 있으니 정말 보기에 좀 거시기 할까?

사당역 4번 출구 앞에 수원 가는 광역버스 정거장이 있다. 그곳에서 7780번, 7790번, 7800번을 타고 동원고등학교 앞에 내려서 10여 분 걸어가면 된다는데 네이버 길 찾기에 사당역에서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느긋하게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지나가는 위치를 확인하며 간다.

 

그런데 15분 정도? 얼마 가지 않아서 무슨 고등학교 앞이라는 방송이 나왔지만,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깨끗하게 들리지 않아서 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차창으로 스치는 이정표에 "동원고등학교" 오른쪽으로 방향 표시가 되어있는 게 아닌가. 뭐냐? 지나친 거야? 하고 기사 아저씨께 물어보니까 방금 방송하지 않았느냐고 하며 지났다고 한다. 에구 ~  한 정거장이지만, 광역버스 정거장은 간격이 멀어 다시 버스를 타고 동원고등학교 앞 정거장으로 갔다. 나이에 숫자를 자꾸 보태니 느는 건 실수투성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버스 정거장에 내렸으면 건너지 않았을 이목 지하도

 

조선시대 10대 대로 중 가장 긴 우리나라 대표  도보 길, 해남 땅끝 마을에서 시작하여 서울 남대문까지 1000리에 이르는 삼남길은 한반도의 동맥과 같은 길로 삼남길을 걸을 때 이 지하보도를 거쳐서 해우재를 지나가게 된다. 지하보도 안에 안내 표지가 있다.

 

동원고등학교와 해우재로 가는 방향

산수유 열매도 송알송알

쥐똥나무

쥐똥나무 꽃

하얀 찔레꽃

 

 

해우재 가는 길에 있는 식당에 들려 점심 식사를 하고 가다보니 해우재 문화센터와 해우재 건물이 보인다.

 

해우재는 똥박물관이라고도 하는데 세계최초, 또는 국내유일의 화장실 박물관으로 조상이 쓰던 화장실 문화부터 현대의 화장실 문화까지 뭐 이런 박물관이 있나 하겠지만, 막상 직접 가서 보면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화장실 테마공원으로 조성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에 대해서 잘해놓은 곳은 더이상 없을 정도로 화장실에 관한 자료가 모두 모여 있는 장소다. 수원시 화장실 문화 전시관 해우재는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근심을 푸는 집이란 뜻을 말하는데 화장실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해우재 박물관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 해우재라는 박물관을 건립한 전 수원시장 심재덕님은 세계인들에게 화장실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30년간 살던 자신의 집을 개조해서 변기 모양으로 새롭게 지어 해우재라 이름 하였다.

 

 

개똥이에서 미스터토일렛이라는 이름을 얻은  전 수원 시장 심재덕님은 외갓집 뒷간에서 출생하여 얻은 이름 개똥이! 그래서인지 심재덕은 화장실에 대한 애착이 유별났다고 한다. 1996년 수원시장 재직 시, 2002한·일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아름다운 화장실문화운동의 선구자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화장실문화를 바꾸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취급되지 못한 화장실 문제를 공론화하고 그 문제해결을 위해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지로 마침내 화장실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다루는 민간 국제기구인 세계화장실협회(WTA)를 창립하였다.

 

 

해우재 건물 모양이 변기 모양으로 되어있는데 옆에서 볼 때는 변기라는 생각을  못할지도 모르지만, 위에서 보면 변기 모양인 것을 알 수 있다.

해우재 건물 앞에는 커다란 응가 한 덩어리와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고 . . .

한 쪽엔 지게를 내려 놓고 볼일 보는 머슴? 일꾼? 지게꾼?

분홍 조팝나무 꽃

어린이 화장실, 내부도 볼 것을 꼬마 손님이 떼로 오는 바람에 깜박 잊고 말았다.

변기 화분

저 건물이 뭔지 으시시한 느낌이 들어서 가볼까? 말까? 하다가 패스 ~

 

삼남길 스탬프 찍는 곳도 있고 . . .

예전에 지게에 메어 똥을 퍼 옮기던 똥통으로 만든 문

 

 

 

 

변기 모양의 쉼터인데 너무 커서 한 컷 담지 못했는데 울타리 밖으로 나가 서 찍어 볼 것을 . . .

아, 그런데 똥 밟은 신발을 보니까 속이 울렁거렸다는 . . . ㅎㅎㅎ

물지게가 아니라 똥지게

 

 

새끼 돼지까지 있다. 제주도 흑돼지는 이렇게 사람의 똥을 먹여 키웠다지만, 아무리 고기 맛이 좋다고 해도 요즘엔 비위생적이라고 절대 안돼!

변소 위로 올라가 내려다 보니 응가 한 덩어리가 있다. 제법 깊어 보여 어린이가 관람할 때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예전엔 아이들이 오줌 싸면 머리에 키를 씌우고 소금을 얻어 오게 하였는데 오줌 싼 아이들에게 키를 씌워 소금을 받아오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창피함을 느끼게 해서 다음 부터는 그런 일을 조금이나마 예방하도록 한 것이고 소금을 가져오게 한 것은 비싼 소금을 이웃간에 나누어 먹으며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똥 싸는 것도 양반 상놈 지위고하를 구분했다니 . . .

밑씻개라고 푯말이 있는데 풀 뜯어 밑을 닦았다는 의미로 만들어 놓았나? 설명이 없어서 상상

 

 

왕 ~ 엄청 큰 요강

요강 옆에서 셀카!!

나는 생각한다. 변기에 앉아 똥 싸면서 . . . ㅎㅎㅎ

 

 

애기가 응아를 하면 바둑이가 와서 먹었는데 그래서 똥개?

아이고 ~ 저 꼬마 똥꼬에서 나오는 똥자루가 또 속이 울렁거리게 했다. 나 비위 너무 약해. ㅎㅎㅎ

 

 

 

식수대가 있는데 수둣물이 아니라 해우재 건물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이 라고 한다.

 

 

변기에 꽃을 심어 놓으니 화분일세.

 

 

 

해우재 끝에 있는 어느 식당의 벽화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바람개비가 꽂혀있다.  이제 되돌아 나가 해우재 전시실로 간다.

 

나 찾아 봐 ~ 라.

셀카로 똥에 앉은 사진도 한 컷 찍고 . . .

해우재 문화센터 건물 유리창으로 본 해우재

해우재 문화센터로 이동 . . .

'나 홀로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우재 문화센터  (0) 2015.05.28
해우재 실내 전시관  (0) 2015.05.28
봉평 허브 나라  (0) 2015.05.15
무이 예술관(실내 전시관)  (0) 2015.05.15
무이 예술관(야외 전시장)  (0) 201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