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사를 둘러보고 광응전 계단에 앉아 잠시 쉬다가 일주문 옆에 있는 계단 위로 올라갔다. 봉국사로 올라올 때 어떤 할매가 올라가시는 걸 봤는데 그 외에는 올라가는 사람을 못 봐서 너무 외진 곳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숲길 따라 갔더니 너무 예쁜 곳이 나와서 생각지도 않은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요즘 철축이 지천으로 피어있어 가는 곳마다 울긋불긋 예쁘다.
주말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까? 내가 올라갈 때도 이곳을 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보기보다 계단 꽤 길어 숨 가쁘게 올라갔는데 쉼터인가? 전망대? 쉼터면 의자라도 놓아줬으면, 전망대는 숲으로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으니 전망대는 아닌 것 같고, 가파르게 계단을 오르고 나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라고 의자를 놔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테크 계단 위로 정자가 보이네. 빨리 가보자.
와 ~ 너무 예쁘다. 정자와 철쭉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그 자체이다.
정릉과 소나무를 배경으로 학이 노니는 곳이라는 뜻으로 능학정이란다.
능학정 앞에는 운동하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 . .
능학정 아래에도 운동 시설이 있는데 에코 체험관 건물도 있다.
에코 체험관, 문이 닫혀있어서 셀카 놀이만 하고 왔다. ㅎㅎㅎ
베드민트장인데 유리? 아크릴?로 사방이 막혀있어 뭘까 하고 가봤더니 매트가 걸려있었다.
분홍 꽃잔디가 무리져 피어있어 능학정을 여러 배경으로 찍어봤다. 정자가 예쁜 겨? 꽃이 예쁜 겨?
소나무와 정자도 잘 어울리지?
꽃잔디 무리 속에서 혼자 솟아나온 녀석이 있네. 넌 누구니?
능학정과 황매화를 배경으로 . . .
참으로 정자와 철쭉이 잘 어울린다. 보는 내내 행복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있어 그나마 내 삶이 행복하다.
난간 기둥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셀카!!
이제 북악스카이로 이어진다는 산책로를 따라 가보자.
계속 이런 흙길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곳곳에 운동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낮 시간이지만 드문 드문 사람들이 오고 간다.
며칠 전 정릉에 갔을 때 이런 문이 있는 것을 봤는데 하고 보니까 바로 정릉의 철책이었다.
라일락이 향기를 잠시 맡아 본다. 라일락은 학창 시절 교내 화단에 심어져 있어 교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바람에 향기가 코를 간지럼 태웠다.
라일락은 서양수수꽃다리 또는 양정향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 수수꽃다리와 비슷하지만 그 차이가 있는데 꽃도 라일락이 더 크고 잎도 더 길다. 그리고 미스김라일락이라는 품종이 있는데 1947년에 캠프잭슨에 근무하던 미국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 엘윈 M. 미더(Elwin M. Meader)가 북한산국립공원내 도봉산에서 자라고 있던 작은 라일락의 종자를 채취,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해서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품종을 만들었고 당시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 미스김의 성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꽃봉오리가 맺힐때는 진보라색, 점점 라벤다색으로 변하며 만개시에는 하얀색으로 변하고 매혹적인 향을 내고 추운 지방에서도 잘 견딘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가정용 관상식물로 심는데 역수입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 양반 양심은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것을 알리고 미스김이라는 이름 붙여준 것에는 감사하다. ㅎㅎㅎ
겹황매화, 어린 시절에 이 겹황매화를 보고 자라서 황매화는 홑꽃이 아닌 이 겹꽃만 있는 줄 알았다.
1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북악 스카이까지 갈 수 있다는데 오고 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너무 외져 보이고 또 경국사도 가야 해서 그냥 되돌아 나왔다. 요즘엔 건강도 문제지만 혼자 다니는 게 조금씩 두려워진다. 그동안에는 산이든 여행지든 며칠씩 돌다가 오곤 했는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이젠 혼자 다니는 게 예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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