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길냥이를 챙긴 지도 어언 1년이 되어 간다.
어느 날 우리 집 창 밑에 와 있던 검둥이 모자와의 인연으로
어쩌다 보니 흔히 말하는 우리 동네 길냥이들의 집사가 돼버린 것 같다.
그 전에도 길을 가다가 길냥이들을 보면 마음이 안 좋아 장을 봐오던지 수중에 먹거리가 있으면
길냥이가 다니는 길목에 갖다 놓고 오곤 했는데 특히 어린 길냥이를 보면 더 마음이 짠하다.
고양이의 수명이 애견과 마찬가지로 13년~15년을 산다고 하는데
길냥이들은 평균 수명이 3년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고 어린 새끼의 경우는 1년을 살기 어렵다고 하니
특히 가을 무렵에 태어난 어린 새끼들은 겨울 환경에 적응을 못 해서 동사하거나 굶주려 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개나 고양이를 식용을 하므로 유기된 동물들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도 있고
차도로 건너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음식 쓰레기를 먹어 장염에 걸리거나 바이러스 감염이 되어
타고난 명대로 살지 못한다고 하니 얼마나 가여운 동물들인가.
그래서 처음에는 우리 강쥐 사료를 갖다 줬더니 냥이와 강쥐의 먹거리가 다르다고 한다.
나야, 강쥐들만 키워서 냥이에 대한 상식이 없었는데 길냥이 밥을 챙겨주다 보니 강쥐와 필요한 영양 성분이
다르다고 해서 먹이 준다는 게 도리어 해가 될까 봐 길냥이 사료를 따로 구매해서 주고 있다.
작년 애견 박람회 가서 우리 강쥐들 사료, 간식 샘플을 얻으면서 길냥이들 것도 같이 얻어왔다.
우리 강쥐들 고기 통조림을 사면서 길냥이들 줄 것도 사 와서 가끔 길냥이들에게도 고기반찬을 주는데
설날이라 아침에 길냥이들에게도 고기 통조림에 비벼 밥그릇에 가득 채워뒀다.
그러다 오후에 재활용품 내다 놓으러 나가서 어떤 녀석이 와서 밥을 먹었나 하고 들여다 보니
오마나 ~ 두 개 그릇 가득 비벼 놓았던 밥그릇이 텅텅 비어 있었던 것.
설마, 한 녀석이 다 먹진 않았겠지? 그랬다가는 배 터져 죽을 텐데 . . .
검둥이가 먹었을까? 누랭이가 먹었을까? 얼룩이가 먹었을까? 어떤 녀석이 먹었는지 궁금했다.
내가 알기에는 우리 집에 와서 밥 먹는 냥이가 네 다섯 마리인 걸로 아는데
다른 녀석들이 골고루 나눠 먹었으면 다행이지만, 설마 한 녀석이 다 먹지는 않았겠지?
걱정하며 돌아서 들어오는데 이렇게 고기반찬을 좋아하는 녀석들에게 자주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가는 모습을 지켜 보며 (0) | 2015.03.21 |
---|---|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심탱 (0) | 2015.03.21 |
우리 마음 속의 엄마 마중 (0) | 2015.01.29 |
팔자 사나운 겨? 복 받은 겨? (0) | 2015.01.27 |
오늘 아침 일어나 (0) | 201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