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신약성서에서 바울이 한 말로
우리는 그 말을 살면서 이렇게 사용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은 행실로 덕을 쌓으면 자식 대에 가서라도 보답을 받을 것이고
좋지 못한 행실로 악을 저지르면 죄의 대가를 언제고 받게 된다고. "
나에겐 친구의 연을 끊어 안면 박대하고 지내는 녀석이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어린 시절 코 찔찔이 친구였지만
그 행실이 좋지 못하여 내가 연을 끊어낸 것이다.
가끔 친구의 애경사에 가서 마주쳤을 때 먼저 반갑다고 인사하면
나는 "아는 척하지 말라고 했지? 욕 나가기 전에 꺼져라." 했고
아직도 그 녀석 얼굴만 봐도 혈압 올라 열 받고 가슴이 아프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10여 년이 지났어도 용서가 안 되고 그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우리 가정이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나를 도와주겠다고 같이 장사하자고 했다.
유원지 난전 장사가 돈벌이가 되니까 2, 3년만 같이 하자고,
난 거친 난전 장사에 자신이 없어 계속 거절을 하였지만
주변 친구들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고 계속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이라 그러마 했다.
처음 조건은 자기가 투자하고 내가 운영하는 걸로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투자도 반반같이 하게 되었고
지는 주변 사람들 데리고 와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먹자판 벌릴 때
난 밥도 못 먹으며 등골 빠지게 일을 해야 했다.
새벽에 장사를 마치고 집에 갈 때도 택시비도 내 돈으로 써야 했고
주방이나 홀서빙 알바 직원들 간식비도 내 돈으로 사서 먹여야 했다.
오죽하면 직원들이 되려 우리 안 먹어도 되니까 내 돈 쓰지 말라고 했을까
그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영업 시작 보름 만에 어떤 손님이
"여긴 언제 비워주기로 했어요?" 한다.
"왜 비워줘요? 2, 3년 장사하기로 하고 왔는데요." 하니
이 지역 재개발 확정되어 저기 뒤부터 철거 시작했어요. 하는 것이었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그래서 그 녀석에게 물어보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2, 3년은 충분히 장사할 수 있으니까 넌 장사나 잘해."
그래도 옆 점포 주인들도 곧 비워줘야 한다는데?
"이 동네는 내가 잘 알지 네가 잘 아냐? 다른 사람 말 들을 필요 없어." 했다.
그런데 건물 주인이 찾아와 비워줄 것을 종용하고
재개발 조합장이 찾아와 비워줘야 한다며 엄포를 놓고 가고
전기, 수도를 끊겠다고 영업 못 하게 가게 바닥에 드러눕겠다는 둥 협박을 하여
살면서 사람에게 또 시달림을 받게 되었다.
끝내 더 버티지 못하고 3개월 보름 만에 정리를 하고 비워줘야 했는데
더 괘씸한 건 내가 건물 주인과 조합장에게 시달릴 동안
그 녀석은 재개발 보상비 얼마를 받는 조건으로 점포 포기 각서를 써줬던 것.
조합장이 "모월 모일까지 점포를 비워주지 않을 경우
임의 처분해도 된다 " 는 포기 각서를 친구가 써줬다며 가지고 왔을 때만 해도
뒤에서 저만 재개발 보상비 받아 챙긴 것을 몰랐었고
나중에 그 지역 사는 친구가 말을 해줘서 뒷돈 챙긴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고생, 몸 고생, 등골 빠지게 번 돈이
투자금 빼고 그 녀석이 빌려 가 안 준 돈 제하고 나니
3개월 반 장사해서 월 평균 200만원 남짓
오후 두 세시에 나가서 밤새도록 장사해서 새벽 네 다섯 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심지어 남들 출근하는 아침 7, 8시까지 아니 9시가 넘도록
그 녀석이 지 고등학교 친구들 데리고 와서 퇴근도 못 하게 붙들어 놓기 일쑤였다.
그즈음 밴댕이는 사고로 병원에 1년을 입원해 있는 상태였고
우리 싸가지는 수능 준비생, 늦둥이 우리 짱구는 초딩이였는데
병시중도 간병인에게 맡기고 아이들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돈 벌 수 있게 나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믿고 갔다가 뒤통수 오지게 맞았다.
그런데 친구들한테는 자기도 돈 많이 벌었고 나도 많이 벌어갔다고 소문내서
"어떤 놈이 그따위 소리 하냐고? 그딴 소리 하는 인간 입을 찢어 놓겠다. " 고 했다.
내생에 처음으로 건달의 행패도 겪었고
흉기 들고 싸우는 손님 뜯어말리는 짓까지 해가며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만 그렇게 이용당한 게 아니라는 것.
그 녀석 가까이에 사는 친구 중에 그런 이해관계로 의가 상해
왕래를 하지 않고 지내는 친구가 여럿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친구는 "그 새낀 그렇게 살다 뒈지라고 해. " 하는 친구도 있지만
난 친구라면 친구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바로 살 수 있게 충고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충고한다고 듣겠느냐마는 그래도 여러 친구가 말을 하면
조금이라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까, 한다.
엊그제, 친구 딸 결혼식이 있어 갔을 때
그렇게 살다 뒈지라고 했던 친구가 그 녀석 와이프가 폐암 4기라고 찾아가 보라는 말을 했다.
그 녀석은 이혼 후 슬하에 딸 하나는 누님께 맡기고 혼자 살다가
나도 아는 MS라는 노처녀(재혼 당시 40 중반)와 재혼을 하였다.
미용업계에 유명한 헤어 디자이너 수제자로 일하다가 혼기를 놓친 아우로
내가 장사할 때도 자주 찾아와 언니 고생한다며 위로해주곤 했는데
하필 그 사기꾼 같은 놈한테 걸려 결혼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쫓아가 말리고 싶었지만 다 큰 성인인데 본인 선택이지 하고 말았더니
그 녀석 바람기로 그 참한 아우 마음 고생한다는 말이 들릴 때면
결혼하지 말라고 말이라도 해볼 걸 후회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 아우가 폐암 4기라니, 담배도 안 피는데 어떻게 4기가 될 정도로 몰랐는지
독신으로 살면서 모은 재산 그 녀석 밑으로 다 밀어 넣고
어찌 되었든 결혼이라는 걸 했는데 결혼 생활 몇 년 못 하고 큰 병에 걸려 안타깝기만 한데
속된 표현으로 그 녀석은 팔자 사나운 놈인지? 아니면 복 받은 놈인지?
씁쓸하게 속된 유머 글이 문득 생각나 끄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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