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우리 마음 속의 엄마 마중

智美 아줌마 2015. 1. 29. 14:23

    우리는 "엄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짠해집니다.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리게도 하고 푸근하게도 하는 존재가 엄마지요.

     

    그런데 요즘 잊을 만하면 자식이 엄마를 해하는 뉴스를 듣게 됩니다.

    상상할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패륜이 왕왕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죄를 어떻게 하려는지,

    아니, 그 아픔을 평생 어떻게 지고 가려는지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잘났건 못났건 부모가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큰 버팀목이고

    엄마의 그늘은 자식에게 얼마나 소중한 피난처인데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 같은 짓을 저질렀는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네 부모께서는 전쟁 후 폐허에서 자식을 키웠어도

    끼니 걱정을 하며 굶주림 속에서 키우셨어도

    우리에게는 서로 부비적 거리며 사는 따뜻한 정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때보다 물질이 풍부하고 생활이 윤택해졌지만

    그에 비해 사람의 마음은 황폐해진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이 다가 아닌데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게 다인 것처럼 느끼고 살다 보니

    부모가 자식을 해하고, 자식이 부모를 해하고,

    어른이 아이를 해하고, 아이가 어른을 해하고

    패악의 사건들이 자꾸 생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렁이가 자기 어미를 잡아먹고 세상에 나오는 것처럼

    어린 자식이 자기 손으로 엄마를 해치는 새끼 우렁이 같은 자식은

    더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걱정을 하면서도

    우리 어른이, 부모인 우리가 자식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지는 않은지,

    자식의 마음을 너무 헤아려주지 못하는 게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내 자식만 잘 키운다고 내 자식이 좋은 세상에 살 수 있는 게 아니지요.

    무인도에서 혼자 살 수 있는 게 아니니 더불어 잘 살아야 하는데

    자식 낳아 잘 키운다는 게 부모가 되어보니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모도 자식에게, 자식도 부모에게,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지는 못해도

    살면서 상처는 주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감동 깊게 본 동화 "엄마 마중"을 보면서

    "엄마"란 자식에게 이런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자식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서글퍼집니다.

     


    "엄마 마중'
    이태준 글(1904 ~?) 강원도 철원 출생. 1946년 6월 월북.
    김동성 그림(1970 ~ ) 부산 출생. 1995년 홍익대 동양화과 졸업.

    몇 살이나 됐을까? 노란 한복에 방한용 벙거지를 쓴 아가가 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어릴 적 손톱이나 머리카락이 웃자라있거나 옷이 더러우면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누가 보면 엄마 없는 아이인 줄 알겠구나!”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는 엄마 없는 아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바로 엄마를 기다리는 일이 아닐까. [한미화.출판 칼럼니스트]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낑' 하고 안전 지대에 올라섰습니다





    이내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이 차장도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 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하고 갔습니다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빨개져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내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심탱  (0) 2015.03.21
길냥이들의 고기반찬  (0) 2015.02.19
팔자 사나운 겨? 복 받은 겨?  (0) 2015.01.27
오늘 아침 일어나  (0) 2014.10.21
여친들의 서래섬 소운동회  (0) 2014.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