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여친들의 서래섬 소운동회

智美 아줌마 2014. 9. 15. 19:59

국민학교 동창인 여친들과 많은 세월 함께 하면서 돌아가며 총무를 맡고 있는데 제비뽑기로 내가 당첨(?)이 되어 모임을 이끌고 있는지 두 해가 되고 있다. 그동안은 대부분 식당에서 만나 식사하고 차 마시고 헤여졌는데 사는 곳이 다르다 보니 한 두 시간 걸려 만남 장소에 나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여서 그렇게 밥만 먹고 헤여지는 게 늘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좋아해서 여친들보다 여행지 정보를 조금 더 알다보니 식사 후 자연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일정으로 모임을 이끌어가기로 하였다. 계절에 맞게 공원이나 고궁, 박물관, 유적지. 당일이나 1박2일 여행도 추진하였는데 이번 9월 모임을 어린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운동회를 하기로 하였다. 운동회라고 하기에 참가 인원이 10여 명 정도지만 어렸을 때 함께 놀던 놀이로 하루 즐럽게 보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각자 싸온 도시락을 펼쳐 놓고 입이 즐겁게 배를 채우며 오손도손 수다도 곁들인다.

자, 이제 홍팀, 청팀으로 편을 가르고 공기, 비석치기, 사방치기, 고무줄, 줄넘기, 릴레이 경주, 2인3각 7개 종목으로 게임 시작

다들 "나 이 거 잘해." 그런데 몸은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았고 한 종목 한 종목 거듭해 가면서 몸따로 노는 모습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운동회 준비를 하면서 비석치기나 사방치기할 돌을 주으러 다녔는데 의외로 돌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싸가지가  자전거 타고 중랑천에 나가 구해 왔고 공기돌은 문방구에서 사면 되지만 아이들용이라 나도 중랑천에 나가 주워왔는데 그 작은 돌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고무줄 놀이 "월화수목금토일" 리듬에 맞춰 팔닥팔닥 뛰기만 하면 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았고 . . .

게임하는 내내 엎어지고 자빠지고 난리를 치며 서래섬이 들썩이도록 맘껏 웃는 날 되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방망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금 나와라 와라 뚝딱, 은 나와라 와라, 뚝딱. 아이고 어지러워라 ~

누가 찍었대? 늘 다른 사람 사진 찍어주다보면 정작 내 사진은 없게 되는데 카메라 맡겼더니 누가 찍었네.

 

아, 그런데 내가 운동회 알림 문자를 "운 좋으면 한 팀이 완승하여 상품을 싹쓸이 할 수도 있다. "고 보냈더니 입방정 떨었나? 그 말이 씨가 되어 내가 속한 청팀이 전 종목을  이기고 말았다. 어떻게 한 게임도 못 이기냐? 약올리며 승리의 세러머니로 춤판이 벌어졌다. 야 ~ 야 야야야야 ~

 

 

상품이래야 생필품이지만 살아가면서 잊지 못할 추억 한 편 만든 귀한 시간이 되었고 내년에도 또 하자며 1년 동안 몸 만들어 내년엔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며 다짐을 하였다. 그래, 애들아 내년에도 또 할 수 있게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자.

 

 

그렇게 서래섬에서 마음껏 웃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려하니 해도 서산(?) 넘어로  내려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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