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은행나무의 황화 현상

智美 아줌마 2014. 8. 22. 19:52

요상한 날씨에 아침 저녁은 썰렁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기온이 낮고 낮에는 한 여름처럼 더워
계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도 헷갈리고 자연도 어떻게 처세를 해야 되는지 갈팔질팡 하는 것 같다.
봄에 꽃이 피어야 되는 꽃도 때 이르게 피고 지고, 해를 넘겨 내년에 피어야 되지만 이 계절에 또 피어서
세간에 입에 오르내리게 하니 이 지구가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심히 걱정이 된다.

 

오늘 정기 검진이 있어 서울대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집에 오려고 대학로 버스 정거장으로 가는데
어라? 은행나무가 벌써 단풍이 들었나? 그런데 어째 색이 노랗지가 않고 주홍빛이 돌지? 하고는
색이 진한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세히 봤더니 단풍이 드는 게 아니라 병든 것 같이 보였다.

 

그래서 대학로  주변의 나무들을 둘러 보니까 그렇게 붉은 빛이 도는 나무가 여러 그루 눈에 띄었다.
왜 그러지? 산에 가면 시드름병이나 재선충에 걸린 나무에 표시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은행나무들도 산에 있는 나무들같이 병이 들었나? 저러다 죽으면 어떻게 하지?
그렇게 걱정을 하며 집으로 왔는데 저녁에 뉴스에서 가로수들이 황화 현상으로 그런 것이라고 알려준다.

 

봄철의 극심한 가뭄과 고온이 지속되는 이상 기후가 원인인 것으로 파확하고 있다는데

로수 중 특히 은행나무에서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은행나무가 겉씨식물이기 때문이라고,
겉씨식물은 수분을 빨아들이는 물관이 없거나 헛물관만 있어 물을 천천히 빨아들여서
가뭄에 약하고 회복도 늦다고 하니 요즘 은행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게 아닌가.

 

황화 현상을 겪는 나무들은 바로 고사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심할 경우 죽을 수도 있는데 한번 황화 현상이 나타난 잎은 다시 푸르게 변하지 않고
새잎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되고 치료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니
내년에는 건강한 나무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동, 식물이 잘 자라야 우리 인간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텐데
그 중요함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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