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 단풍을 늘 시기를 제대로 못맞춰 예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이번엔 일찍 서둘러 대청봉에 올랐다.
변함없이 이번에도 동서울에서 첫차를 타고 오색으로 갔는데 오색 쪽엔 아직 푸른 빛이다. 화장실 다녀오고 카메라 챙기고 장비 챙기고나니까 훌쩍 10시가 가까워진다. 거북이가 대청봉까지 올라가려면 헤작거릴 시간이 없는데 너무 지체를 한 것 같다.
자, 출발이다. 9시 50분에서야 출발을 했다.
참취꽃 같은데 꽃잎이 더 많은 것 같다.
입구는 이렇게 착한 길인데 요기서만 반짝 착한 길이고 올라가는 내내 계속 치고 올라가야 하는 빡센 길이다.
에구 에구 ~ 이제부터 시작이다. 보통 사람들은 대청봉까지 5시간이면 올라간다는데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 시간은 돌파할 수 없으니 . . .
와 ~ 산행 시작해서 처음 보는 단풍이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유독 혼자만 빨갛게 물들어 있다. 성질 급한 녀석인가?
오색 등산로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단이다. 철계단, 돌계단이 계속 이어지는데 너무 힘이 들때면 내가 이 힘든 짓을 왜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오르는 동안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보면 언제 힘들었더냐?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어느새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울긋불긋 꽃대궐? 단풍대궐?
나무에 레이스를 감아 놓은 것 같이 예쁘다. 갖가지 모양으로 피는 꽃도 신비롭지만 버섯도 들여다보면 참 신비롭다.
삽주가 맞나? 사진 찍을 당시에는 이름이 떠올랐는데 늦게 사진 정리를 하다보니 이름이 아리송 하다.
얘는 뭐니?
산박하
꽃향유
산부추
너는 뭐꼬? 참배암차즈기
투구꽃
올라갈 수록 안개가 가득하여 울릉도 성인봉 오를 때가 생각난다. 안개가 너무 짙어 몽환적인 숲을 걷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을 주었지만 성인봉 정상에 올랐을 때도 안개가 자욱하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아쉽게도 그저 안개 속에 머물다만 왔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으려는지 . . .
머지 않아 이 이끼 식물들도 겨울 잠을 자기 위해 누렇게 변하겠지?
참취꽃
에구 ~ 이제 1/3 올랐네.
올라갈 수록 빨깋게 물든 단풍이 섞여 알록달록 예쁘다. 흘림골 단풍도 참 예뻤는데 . . .
투구꽃 씨방, 생김새가 꼭 닭발 같네. ㅎㅎㅎ
설악폭포 부근이다. 설악폭포는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들으며 지나간다.
아고 ~ 예뻐라.
보라금풍뎅이, 몸빛깔은 자줏빛을 띤 보라색이며 광택이 있고 남색·푸른색·초록색의 변이도 많다. 배의 제2고리마디의 끝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부분과 뒷다리의 줄 모양 부분을 마찰하여 소리를 낸다. 개나 사람의 배설물에 모여든다.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아이고 ~ 이 넘의 계단 길기도 하다. 에구 ~ 헥헥
이번 오색 길에서는 길동무가 생겨서 인중 샷 사진을 찍어 주었다. 나보다 나이가 세살 더 많은 언니와 그리고 두 아짐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나와 같고 한 사람은 나보다 한 살 아래인데 한 살 적은 아짐이 나 못지 않은 거북이라 같이 쉬면서 이야기도 나누며 올라갔다. 언니도 바쁠 것 없다며 우리 페이스에 맞춰줘서 나 홀로가 아닌 길동무들과 함께 대청봉에 올랐다.
쑥부쟁이
너는 또 누구니? 단풍이 곱게 들었네.
미역취
오색 길에서 만난 길동무들, 오른쪽 언니는 다음 주에 지리산을 간다던데 난 지리산은 노고단과 바래봉밖에 안 가봐서 나도 가고싶다.
정상이 가까워진다.
단풍 카페트, 울긋불긋 넘예쁘다.
하얀 사스레나무
이 나무는 어쩌다 바위에 올라앉아서 살아오게 되었을까? 얼마나 고단한 삶이였을까? 그래도 대단하다. 경의롭기까지 하다.
꽃이 지고있는 용담
뭔 소나무가 요리도 꼬였을까?
언니가 한 컷 찍어주겠다고 하셔서 . . .
돌양지
이제 다 올라온 것 같다.
나뭇가지에 이슬이 맺혔네. 오색 쪽엔 날씨 괜찮았는데 한계령 쪽에 비가 철철 와서 우중 산행을 했다고 한다.
수리취
털진달래 단풍
야호 ~ 대청봉 이다. 안개가 자욱하여 겨우 정상석만 보이고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인증 샷을 하느라 내 차례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양양이라네! " 정상석에서 길동무 언니가 찍어줬다.
구절초
안개가 깉어 주변 풍경을 볼 수가 없고 중청도 보이지 않는다.
대청봉의 단풍은 대부분이 털진달래 잎이다. 태백산같이 주목이나 큰 나무가 없어 멋진 상고대는 기대할 수 없는지 . . .
어라? 이게 웬 푸대? 등산로 정비를 위해 헬기로 실어나른 흙자루라고 한다.
희미하게 중청대피소가 보이고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안개 속 대청봉은 처음이다.
드디어 대피소 도착
한계령, 소청 방향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남설악 탐방센터에서 대청봉에 오르는데 걸린 시간은 6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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