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모발 기증

智美 아줌마 2014. 6. 1. 13:35
젊어서부터 난 긴 머리를 하였다.
까칠한 성격에 목 뒤에 머리카락이 닿는 게 싫어 늘 올림머리를 하였는데
재작년 가을부터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어깨 닿을 정도로 자르고 이마 위가 횅한 이유도 있지만
자주 사진 여행을 하러 나서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늘 모자를 쓰고 다닌다.
처음엔 싹둑 잘린 머리가 어색해 자꾸 손이 가기도 했지만
이내 손질하기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검색을 하다가 "소아암 환자들에게 머리카락 기부"로 
가발을 만들어 주자는 캠페인을 보게 되었다.
개털 된 후 주머니 사정이 늘 가볍다 보니 남을 돕는다는 것은 마음뿐이었는데
마음만 있다면 남을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도 머리카락을 길러 기부하자 하고
파마도 하지 않고 계속 기르게 되었다.
가끔 자르고 파마를 할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였지만
기회라는 게 늘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 다음에 뜻이 있어 일부러 기르려면 쉽지 않기에
좋은 마음으로 머리카락을 기르게 되었다.
2년 동안 파마를 하지 않았고 1년 반 넘게 계속 길렀는데
숱이 그다지 많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일에 사용되니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그런데 미장원의 아가씨 머리카락을 자른 게
손실이 좀 되게 잘라서 좀 마음 상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냥 가져와 포장하였다.
우리나라엔 약 10만 명의 암환자가 발생한다는데
그중 1,500여 명이 소아암 환아라고 한다
소아암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완치율이 80%에 가깝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도 수술비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어
우리 일반인들이 도와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금전적인 기부와 후원은 정기후원과 일시후원이 있고
직접 가서 도와줄 수 있는 자원봉사가 있고
헌혈증 기부와 더불어 모발 기증으로 도와줄 수 있다.
내 능력으로는 앞의 도움은 주기 어려우니 모발 기증을 하기로 하고
드디어 오늘 머리카락을 잘랐다.
아마 내 평생에 가장 짧은 머리카락 길이가 아닐까 싶다.

바로가기 한국 백혈병 소아암 협회www.soaam.or.kr 

'내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청한 짓 또 했다.  (0) 2014.06.25
개별꽃아, 미안해.  (0) 2014.06.05
남자들이 왜 그래?  (0) 2014.05.25
꿈으로 오신 당신  (0) 2014.05.03
속풀이 좀 해야겠다.  (0) 201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