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나, 왜 이러고 사니?

智美 아줌마 2014. 3. 28. 23:07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지난가을 여행 다녀오면서
피 쏟아 dg다가 살아난 후로
간간이 병원 가는 일과 한 달에 한 번 있는 모임 외에는
별 다른 외출 없이 방콕하면서 칩거(?) 생활을 하였다.

도 닦았나? 수도 생활 한겨?
만사가 귀찮아 이야깃거리가 있었어도
그냥 귀찮다는 생각에 글도 쓰지 않고 지냈다.

지난겨울, 강원도에 기상청 사상 최고의 양을 갱신하는 폭설이 내렸다고
연일 뉴스에서 눈, 눈, 눈 폭설이 또 왔다고 떠들면
다른 해 겨울 같으면 "뭐? 폭설이 내렸다고? 그럼 눈 보러 가야지." 하고는
주섬주섬 배낭 꾸려 눈밭으로 달려갔지만
이번 겨울에는 혼자 나서는 게 자꾸 망설여져
가? 말어? 를 반복하다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말았다.

남쪽에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고 여기저기 꽃들이 피었다고 해도
설마, 벌써 꽃이 피려고? 아직 3월인데?
그런데 멍 때리고 사는 나를 비웃기나 하듯이
꽃들은 벌써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오늘 안과 정기 검진이 있어 병원에 가려고 나갔더니
얼레? 뭐여? 진짜 꽃이 다 피었네.
앞집 담장 너머로 겹 홍매화와 벚꽃이 활짝 활짝 다 피어있는 게 아닌가

나 왜 이러고 사니? 멍하게 사는 나 자신한데 순간 툭 던진 말이다.
정말, 나 왜 이러고 사니?
에효 ~ 계절은 벌써 봄 가운데 와 있건만
나는 아직도 겨울 끝자락을 잡고 있다니 . . .

예년 같으면 눈이든 꽃이든 보러 몇 번을 배낭을 꾸리고
여기저기 누비고 다녔을 텐데
나도 이제 늙은겨? 골골 건강에 적신호가 자꾸 켜지다 보니
완전 쫄았는지 방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 다니면서 늘 강조하는 말
"파스로 온몸에 도배하든 관절이 쑤셔 진통제를 먹으며 다녀도
이렇게라도 다닐 수 있을 때 열심히 다니자." 했는데
이젠 혼자 나서는 게 자꾸 망설여지는 건 왜일까?

그래서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길동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고 싶은 곳 있으면 언제든지 함께 나설 수 있고
마음이 통해 대화가 되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길동무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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