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당신은 "절친"이 있습니까?

智美 아줌마 2013. 12. 1. 18:51

요즘 흔히들 "절친"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절친? 절친의 뜻이 뭐길래?
원래 절친하다라는 말은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친한 관계를 말하고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친한 관계의 친구를 줄여서 "절친"이 되지 않을까?

누가 절친이라는 말로 줄여서 쓰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너도 나도 좀 가깝게 지내면 "우린 절친이야"라고 하는데
나에겐 당당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절친이라는 친구는 없다.
그냥 친구는 있어도, 개중에 더 애뜻한 친구는 있지만 . . .

어려울 때 친구든 주변 사람이든 나눠진다는데
나는 내가 그동안 살면서 베풀고 산 편이라고
내가 힘들어도 더 힘든 사람 보면 외면을 못하는 성격이라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워 하며 살았다.

그런데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누구나가 똑같이
"힘들어서 어떻게 하니?"
"어쩌다가 그렇게 됐니?"
그렇게 말하고 만다는게 다였다는 현실 앞에 더 절망 하였었다.

"힘들어서 어떻게 하니?"
"어쩌다가 그렇게 됐니?" 라는 말은 주변 사람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말이고
지나가는 행인도 딱한 사정을 들으면 그렇게 던져주고 가는 말이다.

바보같은 나는 오지랖 넓게
내깟 게 뭐 대단한 능력자라고 쥐뿔도 없으면서
남 힘든 꼴을 못보고
내 주제에 뭐 남을 도와준다고 꼴같지 않게 살았는지.

망막한 현실 앞에서 남들 다하는 말로 위로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친구도 형제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원망 섞인 아쉬움이 남았었다.

바보같은 나는 "힘들어서 어떻게 하니?"가 아니라
"어떻게 도움을 줘야 될까?"를 고민하며 살았는데
내가 어려움에 처한 현실 앞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더라는 것이지.

넉넉하지 못한 친구도 여유만만 누리고 사는 친구도
"힘들어서 어떻게 하니?"
어떻하긴 어떻게 해? 코 박도 디지는 일만 남났지.
그래서 정말 코 박고 디지려고 했으니까. ㅎㅎㅎ

내가 너무 현실적이지 못해서 그렇다고들 하겠지만
정말 절친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절친한 친구라면
어려움에 처한 친구에게
남들 다 하는 말로 위로 할게 아니라
친구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가진게 없는데 어떻게?
그래도 어려움에 처한 친구보다는 훨씬 낫겠지만
계산적인 생각이 앞서서 선뜻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다.

도와줬다가 내가 잘못되면 어떻게 해?
나까지 손해 보면 어떻게 해?
그런 생각을 하니까 남들같이 말로 하고 마는 것이다.

아무리 절친이라고 자랑하는 관계라해도
돈 앞에서는 내가 손해 보는 일에는
절친이고 싶지 않는게 사람 마음 아닐까?
진정한 절친이라면 그렇지 않을테지만 . . .

오늘 "어려울 때 얻는 친구"라는 글을 보니까
힘들었을 때가 생각나 주절주절 해보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살이가 내 맘같지 않더라는 것이지.
어려울 때 도와 준 사람한테 은혜 갚기는 커녕
뒷통수 치고 배신 때리는 인간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당신은 "절친"이 있습니까?

2013년 12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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